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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제1장 남편이 봤다

나그네 · 1688자 · 한국어

【차오탕·아내】

나는 ‘칭커’에 부계정이 하나 있다. 이름은 ‘7번 매트’. 1년 동안 사진을 이백 장 넘게 올렸지만 얼굴이 나온 건 한 장도 없다.

필라테스 스튜디오 탈의실 거울. 요가 레깅스, 스포츠 브라, 옆모습, 뒷모습, 한쪽 다리를 바에 올려 누르는 자세. 스튜디오에서 4년째 수업을 하고 있고, 이 몸은 수업 한 번 한 번으로 만든 몸이다. 허리는 가늘고, 엉덩이는 올라붙었고, 다리는 곧고, 허벅지 안쪽에는 군살 하나 없다. 이렇게 만들었으면 누군가는 봐줘야 한다. 집에서는 아무도 안 본다.

제일 반응이 좋았던 건 작년 겨울에 찍은 사진이다. 리포머 위에 무릎을 꿇고 캣 자세를 하는데, 등은 쑥 꺼지고 엉덩이는 치켜들려 있고, 회색 레깅스가 가운데를 꽉 파고들어 골이 한 줄 나 있었다. 그 사진 밑에 댓글이 사백 개 넘게 달렸다. 절반은 “이 허리 뭐야”, 나머지 절반은 내가 소리 내어 읽기 민망한 말들이었다. 나는 하나도 빠짐없이 다 읽었다. 읽는 동안 허벅지를 꽉 오므리고 있었다.

저우샤오는 안 본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라 피곤한 거다. 물류단지에서 배차 일을 하는데, 아침 일곱 시에 나가서 밤 아홉 시에 들어온다. 밥을 먹으면 소파에 드러누워 숏폼을 10분쯤 넘기다가 그대로 눈을 감는다. 샤워하고 새로 산 슬립 원피스를 입고 그 앞을 두 번 왔다 갔다 해도, 고개를 들어 “예쁘네” 한마디 하고는 다시 고개를 숙인다.

가끔 내가 먼저 그 위로 올라가면 그는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오늘은 진짜 안 돼, 자기야. 내일.”

그래서 혼자 한다. 그가 코를 골 때 나는 등을 돌리고 모로 누워 잠옷 바지 속으로 손을 넣는다. 머릿속에는 그 사백 개의 댓글. 생각하다 보면 젖어 오고, 베개 모서리를 깨물며 간다. 가도 그는 깨지 않는다.

내일, 내일, 또 내일.

【아수·온라인 친구】

‘7번 매트’를 팔로우한 지 여덟 달째였다.

그녀의 사진은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 인플루언서 같은 포즈는 없고, 전부 연습실에서 대충 찍은 것들이라 거울에 지문 자국까지 남아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대충 찍은 사진 속 허리에서 엉덩이로 이어지는 그 곡선 때문에 잠이 안 왔다.

처음 DM을 보낸 건 새벽 한 시였다. “형수님 몸매 진짜 미쳤어요, 너무 좋아요.” 보내자마자 후회했다. 내가 변태 같았다.

다음 날 점심, 한 글자로 답이 왔다. “ㅋ”

그 뒤로 대화가 점점 늘었다. 그녀는 잘 웃었다. 한 문장 끝마다 “ㅋㅋㅋ”가 붙었다. 결혼한 지 5년, 남편은 좋은 사람인데 침대에서만 게으르다고 했다. 내가 그거 너무 아깝다고 하자, 그러니까 말이야, 하고 답했다.

프로필에는 올리지 않은 사진을 한 장 보내 준 적도 있다. 김이 서려 뿌연 욕실 거울, 손으로 한 군데를 문질러 닦아 낸 자리에 그녀의 가슴과 배만 비쳤고, 젖꼭지에 물방울이 매달려 있었다. 그녀가 말했다. “너한테만 보여주는 거야.” 그날 밤 나는 한숨도 못 자고 그 사진을 보며 세 번 쳤다.

나는 그녀를 형수님이라 부르고, 그녀의 남편을 형님이라고 불렀다. 그녀는 너 되게 자연스럽게 부른다, 라고 했다.

【저우샤오·남편】

그날 밤 열 시 조금 넘어 욕실에서 나오니, 차오탕이 침대에 양반다리로 앉아 휴대폰을 끌어안고 웃고 있었다. 어깨가 들썩들썩할 정도로.

“뭘 그렇게 웃어?”

“아무것도.” 그녀가 휴대폰을 베개 밑으로 쑥 밀어 넣었다.

결혼 5년 동안 그녀는 휴대폰을 숨긴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가슴이 철렁했다. 손을 뻗어 꺼내는데 그녀는 막지도 않았다. 그냥 나를 보고 있었다. 입꼬리는 여전히 올라가 있었다.

화면은 DM 창이었다. 상대 이름은 ‘아수’, 맨 위 메시지는 그가 보낸 거였다. “몸매가 이렇게 좋은 와이프면 매일 박아야죠, 온갖 체위 다 해 봐야 하고.”

그 아래 그녀의 답. “가끔은 하자고 해도 안 박아 줘.”

또 그 아래. “형수님한테 다 짜여서 그런가 보네요.” “형님이 안 박으면 제가 박을게요.” “ㅋㅋㅋ”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귀가 웅웅 울릴 만큼 뜨거웠다. 화를 내야 했다. 나는 “형님이 안 박으면 제가 박을게요” 그 한 줄을 뚫어져라 보는데, 아래는 조금씩 단단해지더니 잠옷 바지가 불룩하게 솟았다.

위로 스크롤했다. 위로도 한참 더 있었다. 그는 그녀의 다리를 칭찬하고, 허리를 칭찬하고, 뒤에서 안고 싶다고, 박으면서 발에 키스하고 싶다고 했다. 그녀가 보낸 답은 전부 ㅋㅋㅋ, 줄줄이 ㅋㅋㅋ였다. 그런데 그녀는 그를 차단하지 않았다. 한 개도 지우지 않았다.

차오탕이 그걸 봤다. 아무 말 없이 발을 뻗더니, 발끝으로 내 불룩한 데를 톡 건드렸다.

“섰네.” 그녀가 눈을 휘며 웃었다. “이렇게 빨리 선 게 얼마 만이야?”

【차오탕·아내】

그날 밤 그는 내 위에서 유난히 거칠게 움직였다. 우리가 막 결혼했던 그해보다도 거칠었다. 끝나고 나서 그는 내 등 위에 엎드려 헐떡이다가, 한참 만에 한마디 툭 던졌다. “그 사람이랑은, 그냥 대화만 해?”

“그냥 대화만. 다른 지역 살아.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라.”

“그 사람이… 그거 하고 싶어 해?”

“꿈도 야무지지.” 나는 몸을 돌려 그를 봤다. “당신은 그 사람이 꿈꿨으면 좋겠어?”

그는 대답하지 않고 내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그의 아래가 다시 내 다리를 밀어 오는 게 느껴졌다.

그날 밤 우리는 오래 이야기했다. 정한 건 세 가지. 첫째, 아수는 휴대폰 속에만. 만나지 않고, 영상통화 안 하고, 얼굴 안 보여준다. 둘째, 그에게 뭘 보내든 둘 다 고개를 끄덕여야 한다. 셋째, 누구든 불편하면 한마디만 하면 바로 멈춘다. 계정 지우고 차단하고,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한다.

저우샤오가 말했다. “그럼 그 사람은 내가 아는 거 알아?”

“내일 말할게.”

다음 날 나는 아수에게 보냈다. “우리 남편이 우리 대화 봤어.”

저쪽은 5분이나 지나서야 답했다. 아마 기겁했겠지. “형님이… 화나셨어요?”

“아니.” 나는 타자를 치며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섰어.”

【아수·온라인 친구】

나는 “섰어”라는 두 글자를 한참 동안 쳐다봤다. 손바닥이 땀으로 흥건했다.

그러자 그녀가 한 줄을 더 보냈다. “남편이 그러는데, 네가 듣고 싶으면 다음엔 들려줘도 된대.”

나는 뭘 듣냐고 물었다.

그녀는 음흉하게 웃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네 형수가 네 형한테 박히는 소리.”

그게 화요일이었다. 금요일 밤 11시 7분, 메시지가 왔다. “남편 샤워하러 갔어.”

그 사흘 동안 아무것도 손에 안 잡혔다. 회사에서는 모니터만 멍하니 보고, 퇴근해서는 샤워를 세 번 했다. 이어폰을 찾아내 풀로 충전해 뒀다. 농담일까 봐 무섭고, 농담이 아닐까 봐 무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