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 일지 · 첫째 밤

1화차 안의 그 한마디

K 씨 · 1650자 · 한국어

【K · 남편】

이 일지를 쓰는 지금도 창밖의 강은 아직 검다. 나는 이걸 일지라고 부른다. 다른 이름은 붙이지 않는다. 밤마다 있었던 일을 똑똑히 적어 두고 싶기 때문이다. 누가 문을 열고 들어왔는지, 그녀가 뭐라고 했는지, 몇 번이나 소리를 질렀는지. 첫째 밤 전까지 이 얘기는 반년 동안 우리 집 식탁 위에 놓여 있었다. 처음엔 그녀가 샤워를 마치고 내 옆에 누워 물었다. 「내가 다른 남자한테 박히는 거 보고 싶지?」 나는 부정하지 않았다. 나중엔 내가 대놓고 말했다. 남자 하나를 구한다, 나는 그 자리에 있는다, 규칙은 내가 정한다, 너는 벌리기만 하면 된다. 그녀는 좋다고도 싫다고도 하지 않고 돌아누워 내게 등을 보였다. 하지만 손을 뻗어 보니 거기는 이미 흠뻑 젖어 있었다.

【K · 남편】

오늘 밤 전의 마지막 대화는 차 안에서였다. 항저우엔 가랑비가 내렸고 차는 호텔 지하 주차장에 세워져 있었다. 시동을 끄자 와이퍼도 멈췄고, 앞유리를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이 주차장 조명을 길게 줄줄이 늘여 놓았다. 샤오만은 조수석에 앉아 있었다. 검은 원피스, 허리까지 내려온 긴 머리, 무릎 위에 올린 손은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그녀를 보지 않고 물었다. 「말해. 오늘 밤 뭘 원하는지.」 그녀는 오래 입을 열지 않았다. 집에 가자고 할 줄 알았을 만큼 오래. 그러다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밤…… 두 사람한테 같이 쓰이고 싶어.」 나는 다시 말하라고 했다. 더 크게.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그 문장을 되풀이했다. 목소리는 여전히 작았지만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았다. 나는 엄지로 그녀의 허벅지 안쪽을 눌렀다. 원피스 너머로도 열이 느껴졌다. 「좋아. 그 사람은 아홉 시에 와.」

【샤오만 · 아내】

엘리베이터가 올라간다. 숫자가 한 칸씩 뛰는 걸 나는 뚫어져라 쳐다봤다. 거울 속의 나를 볼 용기가 없어서. 차 안의 그 말은 내가 직접 한 거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다. K가 이 얘길 꺼낸 지 반년, 나는 매번 피했다. 하지만 피하고 나면 매번 욕실에서 다리가 풀릴 때까지 혼자 했다. 머릿속엔 늘 얼굴 없는 남자가 뒤에서 나를 짓누르고, K는 바로 옆에 앉아 그걸 보고 있었다. 오늘 그는 내 입으로 말하게 했다. 나는 말했고, 말하고 나니 아랫배를 뭔가가 움켜쥔 것 같았다. 카드키가 삑 소리를 냈다. 방엔 침대 머리맡 등 하나만 켜져 있었다. 첸장신청의 고층, 통유리창 너머는 온통 강이고, 건너편 오피스 빌딩의 불빛이 층층이 켜져 있었다. 아직 야근하는 사람들이 있다. 문득 생각했다. 강 하나 건너에서 누군가는 장부를 맞추고 있고, 나는 여기서 두 남자에게 한꺼번에 쓰일 거라고.

【K · 남편】

적응할 시간은 주지 않았다. 방에 들어와 아직 창가에 서서 강을 보고 있는 그녀를 뒤에서 침대로 눌러 엎었다. 원피스를 허리까지 밀어 올리고 살색 팬티를 옆으로 홱 당겨 오른쪽 허벅지 안쪽에 걸쳐 두었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얼굴을 베개에 묻은 채 엉덩이를 스스로 들어 올렸다. 이 반년 동안 내가 잘 길들였다. 이 자세가 무슨 뜻인지 안다. 한 손으로 뒷목을 움켜쥐고 손가락 두 개를 곧장 찔러 넣었다. 안은 이미 아무 준비도 필요 없을 만큼 미끄러웠다. 손가락이 들어가자마자 물이 왈칵 딸려 나왔고, 두어 번 휘젓자 끈적한 소리가 났다. 에어컨을 낮게 틀어 둬서 종아리엔 소름이 돋아 있는데, 구멍 속만은 뜨거웠다.

【샤오만 · 아내】

그의 손가락이 들어왔을 때 나도 깜짝 놀랐다. 어떻게 이렇게 젖을 수가 있지. 겨우 손가락 두 개인데 안에서는 한 번 한 번 그를 빨아들였다. 내 몸속에 다른 사람이 살고 있고, 그쪽이 나보다 훨씬 솔직한 것처럼. 그가 손가락 마디를 굽혀 위로 긁어 올렸다. 한 번 긁을 때마다 나는 베개 속에서 신음했다. 억누른 신음이었다. 문밖에서 언제 누가 올지 모른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그 사람은 곧 지금의 이 모습을 보게 될 거다. 허리에 말려 올라간 원피스, 다리에 걸린 팬티, 문 쪽을 향한 엉덩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는 물. 그 생각을 할수록 아래가 조여들어 K의 손가락을 꽉 물어 버렸고, 그가 낮게 웃었다.

【K · 남편】

「이렇게 조이네.」 손가락을 빼자 반질반질한 막이 한 겹 묻어 있었다. 나는 그걸 그대로 그녀의 엉덩이 골에 발랐다. 꼬리뼈부터 뒤쪽의 꽉 다문 작은 구멍까지. 「사람은 아래층에 와 있어. 네가 차에서 직접 말했지, 두 사람한테 쓰이고 싶다고. 지금 물려도 늦지 않아.」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엉덩이를 조금 더 높이 들었을 뿐이다. 나는 그녀의 뒷목을 보았다. 잔땀이 한 겹 배어 있고, 긴 머리를 한쪽으로 걷어내자 드러난 그 한 뼘이 눈부시게 하얬다. 속으로 삼 초를 셌다. 그 삼 초 동안 그녀가 물러서길 기다렸는지, 내가 물러서길 기다렸는지, 나는 모른다.

【샤오만 · 아내】

노크 소리가 났다. 두 번, 세지도 약하지도 않게. 온몸이 굳어 숨까지 멎었는데 구멍 속은 세차게 수축했다. K가 뒤에 발라 둔 그 물기마저 안으로 스며들 만큼 꽉. K가 문으로 걸어가는 소리, 손잡이가 돌아가는 소리, 낯선 발소리가 카펫을 밟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볼 용기가 없었다. 나는 그대로 무릎을 꿇고 있었다. 엉덩이를 문 쪽으로 향한 채, 원피스를 허리에 말아 올린 채, 한 번도 본 적 없는 남자에게 내가 얼마나 젖었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아처 · 단남】

문을 밀고 들어가 처음 본 건 사람이 아니라, 눈이 시릴 만큼 하얀 엉덩이였다. 침대 위에 무릎을 꿇고 문을 정면으로 향하고 있었다. 원피스는 허리에 말려 있고, 팬티는 오른쪽 허벅지 안쪽에 걸린 천 조각 하나뿐이었다. 두 쪽 사이의 그 틈은 다물려 있는데도 조명 아래 물빛으로 번들거렸고, 엉덩이 골엔 뒤쪽까지 문질러 바른 젖은 자국이 한 줄 나 있었다. 내가 들어온 걸 듣고 어깨가 굳었지만 엉덩이는 감히 내리지 못했다. K는 문 옆에 서 있었다. 셔츠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 올렸고, 팔뚝의 핏줄이 한 가닥 한 가닥 솟아 있었으며, 얼굴엔 아무 표정도 없었다. 그가 그녀 쪽으로 턱을 까딱했다. 「이 여자야.」 나는 셔츠 단추를 하나 더 풀고 서두르지 않았다. 문간에서 꼬박 십 초 동안 그녀를 봤다. 종아리가 떨리기 시작할 때까지.

【K · 남편】

예의를 차리게 두지 않았다. 다가가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베개에서 단숨에 끌어 올렸다. 얼굴은 귀밑부터 쇄골까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눈은 젖었고, 아처를 보지 못한 채 나만 보았다. 한 손으로 뒤통수를 움켜쥐고 침대에서 끌어내려 카펫에 무릎을 꿇리고, 그 얼굴을 아처의 사타구니에 눌러 붙였다. 정장 바지 너머로 그것은 이미 천을 밀어 올릴 만큼 딱딱했다. 코끝이 닿는 순간, 그녀가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들렸다.

【K · 남편】

「핥아.」 내가 말했다. 「다른 남자한테 어떻게 핥아 주는지 보여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