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취소에는 진짜 이유가 있었다. 일 때문이었고, 정말로 사실이었다. 메시지를 보내자 그는 괜찮다고 했고, 나는 생각했다. 그래, 아마 여기까지겠지. 그런데 사흘 뒤 그가 다시 연락해 시간을 바꾸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두 번째 취소에도 이유는 있었다. 첫 번째보다 조금 더 꾸며낸 것이었지만, 그래도 얼굴 붉히지 않고 입에 올릴 정도로는 사실이었다. 그는 여전히 괜찮다고 했다.
세 번째는 이유가 없었다. 지어낸 것이다. 그게 자랑스럽지는 않다. 나는 그저 목요일 오후에 내 집 소파에 앉아, 일주일 내내 가려고 마음먹었으면서도 막상 그날이 되면 도무지 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그런 사람이었다. 몸이 안 좋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믿었다. 적어도 믿는다고는 했다. 네 번째는 취소 메시지도 보내지 않고, 그냥 가지 않았다. 이번엔 정말 미안했다. 그는 기다렸다. 얼마나 기다렸는지는 모른다. 나중에도 감히 묻지 못했다. 두 시간쯤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켰더니 그에게서 딱 한 마디 와 있었다. “다 괜찮은 거지?”
그 한 마디뿐. 화를 낸 것도 아니고, “너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하며 몇 통씩 따져 묻는 것도 아닌, 그저 한 마디, 게다가 나를 걱정하는 말이었다. 나는 그 말을 며칠이나 마음속으로 곱씹었다. 나중에 그에게 사과하며 진실의 일부를 말했다. 전부는 아니고, “나도 내가 뭘 두려워하는지 모르겠다”는 부분이 아니라, “많이 긴장했다”는 부분을. 그건 사실이었다. 그는 내가 지금도 곱씹고 있는 말을 했다. “설명할 필요 없어. 다시 해 보고 싶으면 나는 여기 있고, 아니라면 그것도 이해해.”
나는 나흘을 더 생각하며 머릿속으로 손익 목록을 만들었다. 사실 이미 내린 결정을 회피할 때마다 나는 늘 이런 목록을 만든다. 다섯 번째엔 갔다. 칠 분 늦었고, 그는 식탁이 아니라 바에 있었다. 자기 몫의 술은 시켜 두었지만 그 옆에 또 한 잔이 있었고, 그건 따르지 않은 채였다. 나를 보고 나서야 그 잔을 채웠다. 그저 그 작은 일—그가 내내 따르지 않고 두었던 그 한 잔—이 내 가슴 어딘가를,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흔들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