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두 시 사십 분, 시립제1병원 호흡기내과 12층 병동. 간호사 스테이션에는 불 하나만 켜져 있었다. 나는 37번 병상 수액 펌프를 시간당 40밀리리터로 맞춰 놓고 휴게실로 돌아와 문을 안에서 잠갔다.
휴게실은 폭이 2미터. 접이식 간이침대 하나, 소형 냉장고 하나, 냉장고 위에는 낡은 메이디 전자레인지. 신발을 벗었다. 간호화 230 사이즈, 깔창 밑에는 발 패치 두 장이 끼워져 있다. 발을 바닥에 딛자 살색 팬티스타킹 발끝에 구멍이 하나 나 있었다.
내 이름은 친란, 서른셋, 호흡기내과 수간호사, N4 등급, 밑에 간호사 열네 명을 둔다. 남편 천리는 서른일곱, 간담도외과 전문의. 오늘 밤 그도 당직이다. 입원동 반대편 건물 8층. 두 건물 사이에는 주차장 하나, 120미터. 이번 달 그는 한 번도 건너오지 않았다.
결혼 8년, 아이는 없다. 부과장 되면 갖자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 건 4월 8일, 수술 끝나고 새벽 한 시에 와서 3분, 몸 돌려 잠들었다. 오늘은 5월 27일.
간호사 단톡방은 99+, 전부 근무 교대 얘기. 천리의 위챗 마지막 메시지는 어제 오후 네 시. “오늘 밤 못 들어가.” 나는 “응” 하나 보냈다.
간이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넘겼다. 간이침대가 끼익 소리를 냈다. 샤오홍슈를 끝까지 내리다가 어느 광고를 눌렀는지도 모르게 포럼 하나가 떴다. 검은 바탕에 빨간 글씨, 딱 두 글자. “서클”. 가입해야 볼 수 있었다.
10초를 노려봤다. 병원 이메일로 가입했다. 닉네임은 세 개 쳤는데 다 사용 중이라 결국 “12층의 란”으로 했다.
공지 첫 번째 글: 「우리 지역 오프라인 인증 주인 명단 (2026년 5월 갱신)」. 스크롤을 내리니 일곱 번째. “라오저우, 48, 퇴직 체육교사, 성북, 유부녀 전문, 독립 훈련실 보유, 인증 4년, 후기 37개.”
눌러 들어갔다. 그가 쓴 글 제목은 「유부녀 암캐를 들이는 세 가지 규칙」. 글자 수는 많지 않았는데 나는 두 번 읽었다.
“하나, 시간 엄수. 두 시 약속이면 한 시 오십구 분에 도착. 두 시 일 분이면 올 필요 없다. 둘, 보고. 훈련 기간 중 샤워, 화장실, 남편과의 섹스, 전부 보고한다. 셋, 노트 작성. 나는 네 걸 적고, 너는 네 걸 적는다. 매 훈련이 끝나면 그 자리에서 쓰고, 한 페이지를 못 채우면 못 간다. 얼굴은 안 때리고, 흉터는 안 남기고, 돈은 안 받는다. 면접 10분, 불합격이면 그 자리에서 돌려보낸다.”
아래에 사진 세 장. 방 하나, 나무 바닥, 벽에 한 줄로 박힌 고리들, 방 한가운데 학교에서 폐기한 체조용 안마. 가죽이 닳아서 번들거렸다. 커튼은 짙은 초록색, 병원 수술실의 그 초록.
휴대폰을 가슴 위에 올려놨다. 가슴이 뜨거웠다. 팬티스타킹 안쪽도 뜨거웠다. 다리를 한 번 오므리자 간이침대가 또 한 번 울었다.
후기 37개를 하나하나 읽었다. “주인님은 규칙을 지킨다. 두 시간에서 일 분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노트에는 내가 몇 시에 오줌 쌌는지까지 적혀 있다.” “면접 탈락. 10분 무릎 꿇고 쫓겨났다. 집에 와서 밤새 울었는데 또 가고 싶다.” “그 집 안마는……” 이 후기는 거기서 끊겨 있었고, 작성자 프로필 사진은 살색 스타킹을 신은 다리였다.
그의 글이 하나 더 있었다. 「노트는 이렇게 쓴다」. 스캔한 페이지 한 장이 붙어 있었다. 모눈 노트, 만년필 글씨, 간호 기록 쓰듯 한 획 한 획 또박또박. “3월 15일, 수요일, 14:00~16:00. 샤오야, 유부녀, 35. 무릎 꿇기 12분, 보고 2회, 안마 20분, 일지 1페이지. 평: 허리는 부드럽고, 입은 고집셈. 다음 주 10분 추가.”
그 페이지를 확대했다. “허리는 부드럽고, 입은 고집셈” 밑에 줄이 하나 그어져 있었다. 샤오야가 누군지는 궁금하지 않았다. 내가 저기 적힌다면 그가 뭐라고 쓸지가 궁금했다.
손을 팬티스타킹 안으로 넣었다. 15데니어짜리라 조금만 늘어나도 올이 나가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손가락이 닿자마자 젖어 있었다. 팬티 가장자리까지 젖어 있었다.
호출벨이 울렸다. 37번 병상, 보호자가 눌렀다. 가래가 막혔다고. 손을 빼서 바지에 한 번 문지르고, 신발 신고, 나갔다. 걸음은 평소처럼 빨랐다. 흡인 10분. 보호자가 고맙습니다 수간호사님, 하길래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돌아오니 세 시 이십 분. 샤오자오가 간호사 스테이션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깨우지 않았다. 휴대폰 화면에 새 메시지가 하나. 포럼 쪽지였다. “12층의 란, 날 팔로우했네. 간호사?” 프로필 사진은 스톱워치.
그 메시지를 4분 동안 봤다. 답장하지 않았다. 휴대폰을 냉장고 위에 엎어 놓았다. 두 번 엎었다.
아침 일곱 시 사십 분 인수인계. 열네 명의 근무표를 스테이션에 붙였다. 수요일 야간 퇴근, 목요일 휴무, 금요일 주간. 샤오자오가 들여다보며 물었다. “란 언니, 수요일 야간 끝나고 뭐 해요?” “잠.” “천 선생님도 수요일 당직이에요?” “그 사람은 맨날 당직이야.”
여덟 시 십 분, 직원식당. 천리가 두부화 한 그릇을 들고 내 맞은편에 앉았다. 눈 밑이 시퍼랬다. “어젯밤에 간암 절제를 여섯 시간 했어.” “응.” “부과장 공모 서류 다음 주에 내야 하니까 보수교육 학점 증명서 좀 찾아 줘.” “서재 두 번째 서랍에 있어.”
“어젯밤에 잤어?” 내가 물었다. “책상에 엎드려서 40분.” 그가 두부화를 한 입 떠먹었다. “너는?” “37번 가래 막혀서 세 시까지 바빴어.” “호흡기내과가 원래 그렇지.” 말을 마치자 휴대폰이 울렸고 그는 일어났다. “환자 보호자야, 먼저 갈게.” 두부화는 반 넘게 남아 있었다.
그 그릇을 끌어와 먹었다. 8년 동안 그가 남긴 건 늘 내가 먹었다.
운전해서 집에 갔다. 2019년식 코롤라. 주차장 출구 과속방지턱은 매번 20 이하로 넘는데 오늘은 40으로 밟고 넘었다.
서재 두 번째 서랍, 학점 증명서는 결혼사진 밑에 깔려 있었다. 사진 속 나는 스물다섯, 그는 스물아홉, 둘 다 말랐다. 증명서를 빼서 그의 책상에 올려놓고 사진은 다시 밀어 넣었다. 서랍이 덜 닫혀서 한 번 더 밀었다.
집엔 아무도 없었다. 현관에 그가 어제 벗어 둔 흰 가운. 주머니에 볼펜 두 자루, 하나는 뚜껑이 없었다. 가운을 세탁기에 던져 넣고 세탁기 앞에 서 있는데 휴대폰이 또 켜졌다.
“간호사?” 그가 한 번 더 보냈다. 다섯 시간 만이었다.
한 글자로 답했다. “네.”
“몇 층?” “호흡기내과 12층이요.” “나이?” “서른셋.” “결혼 몇 년?” “8년.” “가슴 몇 컵?”
그 문장을 노려봤다. 세탁기에 물이 차기 시작했다. 병원에서 나한테 말 거는 사람은 다 “친 수간호사님”이다. 과장님조차 깍듯하다. 이 사람은 내 가슴 사이즈를 혈압 재듯이 물었다. “G”를 쳤다가 지우고, 다시 “G”를 쳐서 보냈다.
“사진.”
욕실에 들어가 간호복을 벗고 팬티스타킹과 브래지어만 남겼다. 브라는 만니펀, 85G. 어깨끈이 붉은 자국 두 줄을 파 놓았다. 거울 보고 한 장 찍었다. 턱까지만 나오게. 보냈다.
30초. “수요일 오후 두 시, 철도 관사 3동 1라인 102호. 치마 입고, 팬티 벗고, 브라 벗고, 오늘 같은 팬티스타킹 신고 와. 1분 늦으면 올 필요 없다. 면접 10분, 불합격이면 돌아간다.”
근무표를 봤다. 수요일은 마침 야간 퇴근이다. 여덟 시에 인계 끝나면 집에 가서 다섯 시간은 잘 수 있다. 천리는 수요일 낮에 수술, 밤엔 당직, 못 들어온다.
집에 있는 치마를 머릿속으로 훑었다. 세 벌. 두 벌은 무릎까지, 한 벌은 허벅지 중간. 작년에 사서 한 번 입었는데 그가 간호사가 놀러 나가는 것 같다고 했다.
짧은 걸 꺼내 입었다. 팬티스타킹은 그대로, 브라는 풀었다. 거울 속 두 젖통이 치마 윗부분을 팽팽하게 당겼고 젖꼭지가 두 점으로 튀어나왔다. 돌아서 보니 치맛단이 엉덩이를 겨우 덮었다. 휴대폰으로 한 장 찍었다. 쇄골까지. 보내지 않았다.
“스타킹 무슨 색 신어?” 스톱워치 프로필이 또 한 줄. “살색이요.” “수요일엔 검정.” “검정은 없어요.” “사 와.” “알겠어요.” 나는 그렇게 쳤다.
“알겠어요가 아니야.” 스톱워치 프로필의 답이 빨랐다. “‘네, 주인님’이다. 수요일에 보자.”
세탁기가 돌기 시작했다. 나는 욕실에 서 있었다. 팬티스타킹 가랑이 한 부분이 젖어 있었다. 차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