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 10분, 현 고과팀 차 두 대가 촌민위원회 마당 문을 나섰고 차 꽁무니 뒤로 흙먼지가 한 줄 일었다. 관더취안은 계단 위에 서서 두 손을 등 뒤로 맞잡은 채, 차가 큰길로 꺾어 올라갈 때까지 보고 나서야 고개를 돌렸다.
“91.” 그가 말했다. “예 서기, 91점이오.”
나는 예난, 서른, 시 주택도시건설국에서 관자아오로 내려보낸 제1서기, 마을에 들어온 지 열한 달하고 엿새째다. 관더취안은 쉰셋, 마을 당지부 서기를 열아홉 해 했다. 마을 전체 627호, 절반이 관씨다.
2층 긴 탁자 위에 그 《주촌 제1서기 연도 고과 검수 의견서》가 펼쳐져 있다. 검수팀 조장 라오자오의 만년필 잉크가 아직 다 마르지 않았다. 주민 만족도: 91.4. 검수 결론: 통과. 그 아래 서명이 셋, 라오자오의 글씨가 제일 크다.
점수를 매긴 건 마을이 아니다. 올해부터 현에서 규정을 바꿨다. 고과팀이 제3자 기관을 데리고 마을에 들어온다. 현 정부가 조달한 조사업체로, 이름은 중헝. 여섯 명이 왔고 태블릿이 두 대였다.
방문할 집 명단은 그날 아침 7시에 현에서 추첨으로 뽑았다. 627호 중에서 무작위로 60호, 추첨이 끝나면 곧바로 태블릿에 들어간다. 마을 양위원회는 명단을 볼 수도 없고 동행도 허용되지 않는다.
라오관은 아침에 차를 따라가려다 사원증을 목에 건 중헝의 그 아가씨한테 마당에서 막혔다. “관 서기님, 규정상 마을 간부는 동행하실 수 없습니다.” 스물예닐곱, 말씨는 공손한데 발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라오관은 3초 서 있다가 웃었다. “그래, 다녀들 오시오.”
60호를 온종일 돌았다. 오후 3시 40분에 집계가 나왔고, 종이 세 장에 인쇄되어 라오자오가 그걸 들고 읽었다.
중헝의 그 아가씨가 차에 오르기 전에 나한테 물었다. “예 서기님, 이 일 년 동안 쉬어 보신 적 없으시죠?” 쉬었다고, 노동절에 시내에 이틀 다녀왔다고 했다. 그 여자는 “아” 하더니 태블릿을 가방에 쑤셔 넣고 차를 타고 갔다.
그가 계단을 내려와 내 옆에 서더니 담배를 꺼냈다. 훙타산, 불을 붙인다.
“예 서기, 말은 분명히 해 둡시다. 이 점수는 내가 준 게 아니오.” 한 모금 빨고서, “627호, 걸린 집이 걸린 집이지. 나 혼자서는 이 점수를 못 만들어.”
“알아요.”
“알긴 뭘 알아.” 그가 웃는다. “재작년 샤오저우 있을 때는 점수를 마을 양위원회가 매겼소. 내가 37이라면 37이었지. 올해 규정이 이렇게 바뀌고 나서는 나는 명단 근처에도 못 갔소. 중헝의 그 아가씨, 나는 아직도 성이 뭔지 모르오.”
“그럼 91은 어디서 나온 건데요.”
“길이지.” 그가 마을 길 저쪽 끝을 가리켰다. “3.2킬로미터, 콘크리트. 등, 60개. 그리고 당신이 놓다 만 그 하수관. 할머니들은 당신 이름이 예난인 건 몰라. 아는 건 제 집 앞의 그 등이오.”
그가 담뱃재를 계단에 털었다. “서명은 끝났고, 물릴 수 없소. 예 서기, 오늘 오후에 당신이 나를 이 계단에서 욕해 쫓아낸다 해도 당신은 그래도 우수요.”
나는 대꾸하지 않았다. 마을에 들어온 열한 달, 누가 나한테 이런 말을 한 건 처음이다.
“그럼 오늘 오후에 계단 위에서 내내 뭘 보고 있었어요?” 내가 물었다.
“차가 멀리 갔나 안 갔나.” 그가 담배를 계단 모서리에 비벼 껐다. “저 사람들이 안 가면 이 술이 목에 안 넘어가.”
하나 더, 내 속으로 분명한 게 있다. 열한 달 동안 라오관은 나한테 손가락 하나 댄 적이 없다. 서류를 줄 때도 종이를 밀어 줄 뿐 손을 내밀지 않았다. 마을에 도는 그의 음담패설은 여러 번 귀에 들어왔지만, 나를 앞에 두고는 한마디도 한 적이 없다.
마을 어귀 그 콘크리트 기둥 밑의 등, 번호 001, 저건 내가 단 첫 번째 등이다. 달던 날은 작년 11월, 나는 사다리를 붙잡고 있었고 손이 곱아서 스패너를 못 쥐었다.
저녁 6시 반, 2층에 상을 차렸다. 자축이다. 마을 양위원회 일곱에 나까지. 닭찜, 라러우 볶음, 어성초 뿌리 무침, 쏸차이위 한 대접. 라오관의 동서가 내린 백주 두 병, 유리병에 플라스틱 뚜껑, 60도.
관얼주가 먼저 나한테 따르려 한다. 마흔여덟, 촌 주임, 마을 길을 닦은 그 공사팀이 그의 것이다.
나는 잔을 엎어 놓았다.
“예 서기, 오늘이 무슨 날인데.”
“오늘이 무슨 날인지는 알아요.” 나는 법랑 컵을 밀어 놓았다. “물 따라요. 오늘 밤은 안 마셔요. 나는 맑은 정신으로 있을 거예요.”
관얼주의 손이 허공에서 멈추고 라오관을 본다. 라오관이 말했다. “예 서기한테는 물을 따라 드려라.”
얼주가 컵에 맹물을 따랐다. 컵에는 “관자아오 촌민위원회”라고 찍혀 있는데 붉은 글씨가 절반 벗겨졌다.
밤새 나는 술을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다. 음식은 젓가락을 세 번 댔고 생선은 손도 안 댔다.
8시 정각, 마을 광장 스피커가 울렸다. 〈쭈이쉬안민쭈펑〉. 2층 창은 꽉 닫히지 않아서 북소리가 한 박씩 밀려 들어오고, 상 위의 잔이 따라 떨린다.
“오늘 밤은 한 시간 더 춘다.” 마샹둥이 말했다. 마흔다섯, 민병 중대장. “낮에 스피커로 알렸소, 검수 통과 축하로 10시까지 춘다고.”
“예 서기, 앞으로 당신 점수는 이걸로 정해진 거요?” 마샹둥이 묻는다.
“정해졌어요. 세 장 다 인쇄됐으니 못 바꿔요.”
“그럼 내년엔 누가 오나.”
“내년 일은 내년에.”
라오관은 혼자서 반 근을 비웠다. 목에서 정수리까지 벌겋다. 혀는 안 꼬였고 따르는 손도 안 떨린다.
오늘 나는 흰 셔츠에 검은 정장 바지를 입었다. 마을에 가져온 정장 바지는 두 벌을 번갈아 입는다. 그리고 검은 타이트스커트가 한 벌, 태그도 안 자른 채 열한 달째 옷장에 걸려 있다.
8시 40분, 몇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관얼주는 내일 진에 장부를 갖다 줘야 한다고 하고, 마샹둥은 마누라가 오라고 한다고 한다. 9시 20분, 사람이 다 빠졌다. 얼주가 마지막으로 내려갔고, 가면서 형광등은 켜 두고 갔다.
상에는 생선이 반 대접, 닭뼈 무더기, 따지 않은 술 한 병이 남았다.
라오관은 잔을 들고 창가로 가 앉았다. 담뱃불이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한다.
나는 하나 물었다. “관 서기, 추첨한 그 회사 이름이 뭐라고 했죠.”
“중헝.”
“몇 명 왔어요.”
“여섯, 태블릿 두 대, 60호 추출, 아침 7시에 추첨.” 그가 잔을 내려놓았다. “예 서기, 나 안 취했소. 내가 취한 걸 보고 싶으면 반 근은 더 마셔야 하오.”
“그만 마셔요.” 나는 따지 않은 병을 상 저쪽 끝으로 밀어 놓았다.
청하오는 서른셋, 내 남편, 시 설계원에서 투시도를 그린다. 한 달에 두 번 마을에 오고 매번 자고 가지 않는다. 지난번은 8월 19일, 점심에 와서 오후 4시에 갔다. 촌민위원회 문 앞에서 국수 한 그릇 먹고 국물을 반 남겼다.
4년째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한 건 청명절, 3분, 먼저 잠든 쪽은 그였다.
오늘 낮에 그한테서 위챗이 한 통 왔다. “검수 잘됐지?” 나는 “통과, 91”이라고 답했다. 그는 엄지 이모티콘을 보냈다. 지금까지 아홉 시간, 두 번째 메시지는 없다.
이 일 년 동안 내가 한 말을, 나는 컵에 엎드린 채 한번 세어 봤다. “관 서기님, 이 자료는요” “얼주, 내일 길 안내해요” “마 중대장, 맨홀 뚜껑 수가 안 맞아요”. 열한 달, 627호, 나는 누구와도 일 얘기가 아닌 말을 한마디도 나눈 적이 없다.
내 이 두 다리를, 결혼 전에 청하오는 설계원에서 제일 예쁘다고 했다. 이 일 년 동안 그가 본 건 두 번, 둘 다 검은 정장 바지 너머로였다.
창밖에서 〈샤오핑궈〉 전주가 시작됐다. 9시 25분. 마을 길의 가로등 60개가 전부 켜져 있고, 촌민위원회 문 앞에서 마을 어귀까지 한 줄로 늘어서 있다. 빛은 하얗다.
“예 서기는 안 내려가오?”
“안 내려가요.”
나는 일어나 문으로 걸어갔다. 나무 문, 낡았다. 걸쇠는 옛날식 쇠빗장이고 표면에 녹이 한 겹 앉았다.
나는 문을 닫고 빗장을 밀었다. 녹이 슬어 뻑뻑했다. 두 번 밀자 철컥, 끝까지 들어갔다.
나는 돌아서서 두 손을 긴 탁자 모서리에 짚고 뒤로 걸터앉았다.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