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납의 월말 대사

1화1장 차용증은 내가 썼다

여명의 노래 · 2110자 · 한국어

10월 22일 오후 두 시 십 분, 자오상은행에서 세 번째 문자가 들어왔다. 고객님의 끝자리 4471 신용카드 대금이 5일 연체되었습니다. 미납금 29,860.00위안. 조속히 상환해 주십시오.

나는 휴대폰을 마우스패드에 엎어 놓았다. 세 번 엎었고, 세 번째에는 나도 시끄럽다고 느꼈다.

내 이름은 장쉐, 서른둘, 훙성건설의 출납이고 올해로 육 년째다. 책상 왼쪽에는 유에스비 보안키, 오른쪽에는 결제 대기 중인 승인서 뭉치, 가운데에는 나와 허쥔의 결혼사진. 이케아 흰 액자에 먼지가 한 겹 앉아 있다.

허쥔은 서른다섯, 물류회사 배차 담당이고 이 년째 주식을 한다. 작년에 이차전지 종목에 전액을 밀어 넣었다. 삼십팔 위안에 사서 십일 위안에 손절했고, 이십일만 위안을 날렸다. 그중 십사만은 내 신용카드 두 장에서 현금화한 돈이다.

연체 칠 일째면 신용정보에 올라간다. ‘신용정보에 올라간다’는 이 말의 무게는 내가 누구보다 잘 안다. 매일 은행을 상대하는 사람이다. 한 번 기록되면 오 년은 지워지지 않는다는 걸 안다.

빌릴 만한 곳을 포스트잇에 적어 봤다. 제베이 팔천, 웨이리다이 육천오백, 합쳐서 만 사천오백. 엄마 쪽은 재작년에 빌린 만 팔천을 아직 못 갚았다. 만 오천이 모자란다.

허쥔의 위챗이 열한 시 사십 분에 들어왔다. “여보, 저녁에 오천만 더 보내주면 안 될까. 신용거래 계좌에 추가증거금이 붙었는데 내일 아홉 시 반까지 안 넣으면 강제청산이야.”

나는 “없어”라고 답했다. 그는 일 초 만에 우는 이모티콘을 보냈고, 이어서 “오천만, 이번 반등에 내가 무조건 복구해”라고 보냈다. 나는 그를 알림 끄기로 돌려놓았다.

옆자리 쑨첸첸이 고개를 내밀었다. 회계, 스물여섯, 결혼한 지 얼마 안 됐고, 입이 가볍다. “쉐 언니, 얼굴이 조정표처럼 새하얗네요.” “월말이잖아.” “아직 22일인데요.” 나는 대꾸하지 않았다.

오후 세 시, 친펑이 복도를 지나갔다. 구두가 타일을 밟는 소리가 한 걸음씩 울렸다.

친펑, 재무이사, 마흔넷, 금테 안경, 머리는 뒤로 넘기고, 셔츠 소맷단은 언제나 두 번 접어 올린다. 정 사장의 동향 사람이고, 정 사장을 따라 시공팀 시절부터 오늘까지 함께 온 사람이다. 회사 돈이 한 푼 어떻게 들어오고 어떻게 나가는지, 눈을 감고도 계산해 낸다.

나는 자리에 이십 분을 더 앉아 있다가 일어나서 그의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친 이사님, 사적인 일인데요.” 나는 문을 닫았다. 내가 직접 닫았다. 똑똑히 기억한다. 경첩이 한 번 삐걱거렸고, 그 소리에 심장이 덜컥했으니까.

“말해.” 그는 결제전표 뭉치에 서명하는 중이었고 펜은 멈추지 않았다.

“삼만 위안만 빌려주셨으면 합니다.” 내가 말했다. “회사 돈 말고 이사님 개인 돈으로요. 연말 상여금 나오면 한 번에 다 갚겠습니다. 차용증은 제가 쓰고, 이자는 은행 금리로 쳐서 드리겠습니다.”

펜이 멈췄다. 그는 고개를 들고 안경을 벗어 셔츠 자락으로 두 번 닦고는 다시 썼다.

“집에 무슨 일 있나.”

“남편이 주식으로 반대매매를 당했고, 제 신용카드가 오 일 연체됐습니다. 이틀 후면 신용정보에 올라갑니다.” 나는 아주 빠르게 말했다. 천천히 말하면 내가 먼저 울 것 같았다. “친 이사님, 이 돈은 회사에서 빼고 싶지 않고 동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도 싫습니다. 이사님을 찾아온 건 이사님 주머니가 넉넉하기도 하고, 밖에 말을 옮기지 않으실 분이라서입니다.”

“내가 안 빌려주면.”

“그럼 내일 친정에 가서 엄마한테 손을 벌리죠.” 내가 말했다. “두 시간짜리 잔소리는 들어야 하지만요.”

그는 아주 짧게 한 번 웃고는 휴대폰을 꺼내 두 번 눌렀다. “계좌번호.”

“건설은행, 6217로 시작하고 끝자리 6203, 장쉐입니다.”

삼 분 뒤에 휴대폰이 울렸다. 건설은행 입금 알림. 고객님의 끝자리 6203 계좌에 30,000.00위안이 입금되었습니다. 보내는 분 친펑. 적요 ‘개인’.

“차용증은 쓸 것 없다.” 그는 휴대폰을 책상에 엎어 놓았다. “삼만이야. 장부에 올릴 생각 없어.”

“씁니다.” 나는 그의 책상 모서리에서 빈 기장전표를 한 장 뽑아 뒷면으로 뒤집었다. “이사님이 안 다시면 제가 답니다.”

그의 책상 한쪽에 엎드려서 썼다. 금일 친펑 개인으로부터 인민폐 삼만 위안을 차용함. 연말 상여금 지급일에 일시 상환함. 연이율 3.45퍼센트로 이자를 계산함. 차용인 장쉐, 10월 22일. 다 쓰고 지장을 찍었다. 오른손 검지, 그의 책상에 있던 빨간 인주를 묻혀서.

“지장은 왜 찍나.” 그가 그 종이를 보며 말했다.

“저는 출납이니까요.” 내가 말했다. “증빙이 안 갖춰지면 잠이 안 옵니다.”

그는 종이를 두 번 접고 또 두 번 접어 검은 수첩에 끼웠다. 내가 문 앞까지 갔을 때 그가 불렀다. “장쉐.” 그는 성까지 붙여 부르는 일이 거의 없다. “이 일은 이 문 밖으로 나가지 않아.” “감사합니다, 친 이사님.”

세 시 사십칠 분, 인터넷뱅킹으로 자오상은행 29,860을 갚았다. 다 갚고 나니 카드에 백사십 위안이 남았다. 나는 나한테 십오 위안짜리 아메리카노를 샷 추가해서 사줬다. 그날 오후 나는 시월 거래를 단숨에 전부 정리했다.

그 뒤 두 달 동안 친펑은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정례회의는 그대로 열렸고 경비 정산도 그대로 결재됐다. 내가 내미는 서류에 그는 그대로 줄을 그었고, 눈꺼풀도 들지 않았다. 한 번은 찻잔을 든 채 먼저 가시라고 비켜섰더니 그는 몸을 틀어 나를 먼저 지나가게 했다. 쑨첸첸을 대하는 것과 똑같은 몸짓으로.

이상해진 쪽은 나였다.

십이월 초에 회식이 있었다. 골목 입구의 후난 요릿집, 한 상에 열두 명. 그는 내 맞은편 대각선에 앉아 모두에게 차를 따라 주었고, 내 앞에 따를 때 “뜨거워”라고 했다. 그 한마디에 귀 뒤가 삼십 초 동안 달아올랐다.

나는 그가 서명할 때 새끼손가락이 살짝 들리는 것, 커피에 각설탕을 두 개 넣는 것, 그의 사무실 서향 블라인드로 오후 네 시가 지나면 빛이 틈새로 잘려 들어와 그의 손등을 가르는 것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시어머니가 십일월에 닷새를 묵고 갔다. 가면서 냉장고에 메모지를 붙여 놓았다. 쉐야, 쥔이도 힘드니까 네가 좀 품어라. 나는 메모지를 떼어 두 번 접어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십일월 중순에 허쥔은 물류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했다. 이유는 장기 결근. 그는 매일 열한 시까지 자고 밤에는 두 시까지 왕자영요를 한다. 주택담보대출 오천팔백육십 위안, 내 월급은 칠천이백 위안.

십일월 이십팔일 밤에 그가 뒤에서 껴안고 잠옷 안으로 손을 넣었다. 피곤해, 라고 했다. 그는 “아” 하고는 돌아누워 더우인을 계속 봤다. 그가 나를 마지막으로 만진 건 구월이다. 그날은 그의 주식이 상한가를 쳤고, 뉴란산을 반 병 마셨고, 이 분 만에 끝났고, 끝나자마자 일어나서 시세창을 봤다.

그가 잠든 뒤 나는 거실로 갔다. 소파에서 잠옷 바지를 무릎까지 내리고 손을 아래로 넣었다. 머릿속에 있던 건 허쥔이 아니라 “내가 안 빌려주면”이라는 그 말, 그리고 차용증을 두 번 접어 수첩에 끼우던 그 동작이었다.

쿠션 모서리를 물고 삼 분도 안 되어 다리가 떨렸고, 몸째로 소파에 가라앉았다. 끝나고 불 꺼진 거실에 앉아서 주방 냉장고가 웅웅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십이월 삼십일 오전 열 시 육 분, 급여 통장 문자. 고객님의 끝자리 6203 계좌에 38,000.00위안이 입금되었습니다. 연말 상여금, 내 예상보다 이천이 많았다.

나는 그 자리에서 인터넷뱅킹을 열어 30,305위안을 보냈다. 원금 삼만, 이자 삼백오 위안. 3.45로 육십구 일을 계산했고, 전 단위까지 맞췄다.

친펑이 십 분 뒤에 답했다. “더 보낸 건 돌려주지.” 나는 답했다. “안 받습니다. 이자는 제가 직접 차용증에 써 넣은 거니까요.” 그는 더 답하지 않았다.

밤 열한 시 사십 분, 허쥔은 거실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고 헤드셋에서 누가 “쥔이형 들어가”라고 외치는 소리가 샜다. 나는 침대에 누워 친펑에게 한 통 보냈다. “내일 31일은 월말 대사라 아주 늦게까지 남습니다. 차용증은 제가 직접 찢겠습니다. 이사님 보는 앞에서요.”

그의 답은 한 글자였다.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