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7시 40분, 부엌 불이 꺼졌다.
메이디 전기밥솥의 보온 빨간 불도 사라졌고, 레인지후드는 최대 단계에서 멈췄고, 집 안이 갑자기 견디기 힘들 만큼 조용해졌다. 손에는 아직 밀가루가 묻어 있었다. 나는 가스레인지 앞에 서서 불이 저절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돌아오지 않았다.
“장리! 또 차단기 내려갔어!” 거실 쪽 텔레비전 소리가 끊겼다. 남편이 소파에서 일어나 슬리퍼를 끌고 현관으로 와서 신발장 위의 배전함을 올려다봤다. 한 10초쯤 쳐다봤다.
“이거… 어느 게 메인이더라.” “왼쪽 첫 번째.” 내가 말했다. “지난번에 다류가 설명했잖아. 옆에서 듣고 있었으면서.”
그가 손을 뻗어 올렸다. 한 번 올리면 한 번 튕겨 내려오고, 두 번 올리면 두 번 튕겨 내려왔다. “도로 내려오네.” “그건 누전 차단기가 떨어지는 거야. 회로 하나에 누전이 있는 거지.” “그럼 어떡해.”
나는 앞치마에 손을 닦았다. 서른한 살, 결혼 5년, 나는 이미 그의 다음 대사를 미리 들을 수 있다. “내일.” 그가 말했다. “내일 라오류한테 물어볼게.”
내일. 나는 앞치마를 풀어 의자 등받이에 걸쳤다. 냄비에 반쯤 남은 돼지고기 조림은 마지막으로 국물을 졸여야 했는데, 기름이 벌써 위로 뜨기 시작했다.
장리는 서른네 살, 구청 주택건설국 직원, 일주일에 사흘은 9시까지 야근한다. 나쁜 사람은 아니다. 담배도 안 피우고, 두 잔이면 얼굴이 빨개지고, 매달 10일이면 월급 8,340위안이 카드에 들어오고 한 푼도 빠짐없이 내 손에 넘긴다. 다만 집안일은 하나도 못 한다. 전구도 못 갈고, 변기 물탱크도 못 맞추고, 공유기 재부팅은 회사 동료한테 전화해서 물어본다.
“내려가서 사람 불러올게.” 내가 말했다. “이 시간에?” “7시 40분이야.” 나는 신발을 갈아 신었다. “7시 40분은 늦은 거 아니야.”
우리 단지는 2009년에 지은 6층 건물이고, 엘리베이터가 없고, 배선이 전부 낡았다. 우리는 2동 501호, 다류는 3동 402호, 계단 하나 건너, 걸어서 40초다. 마흔다섯 살, 전기 일을 이십 몇 년 했고, 낮에는 건축자재 시장 쪽에서 일을 받고 밤에는 아래층 구멍가게 앞에서 사람들과 카드를 친다. 장리는 매주 수요일에 한 자리 채우러 가는데, 따든 잃든 백 위안, 이백 위안 정도다.
문을 연 건 그의 아내였다. 마흔 남짓, 스지롄화에서 진열 일을 하고, 앞치마도 안 벗은 채였다. “샤오쑹이네. 류 오빠 찾아왔어?” “아주머니, 저희 집 또 차단기 내려갔어요.”
“라오류! 501호 샤오쑹이 왔어!” 그녀가 안쪽에 대고 소리치고는 나를 돌아봤다. “너희 집 그 배선 갈아야 해. 땜질만 해서는 답이 없어.”
다류가 공구 가방을 들고 나왔다. 흰 러닝셔츠, 파란 작업 바지, 발에는 플라스틱 슬리퍼, 손에 들고 있던 반쯤 남은 담배는 나오기 전에 비벼 껐다. “어느 회로가 떨어졌어?” 내려가면서 물었다. “부엌 쪽이요. 후드만 켜면 떨어져요.”
“후드? 그럼 벽 속에 묻힌 그 구간 피복이 삭았을 가능성이 커. 인테리어할 때 배관 안 갈았지?” “전 주인이 쓰던 거예요.” “그럼 맞네.”
올라갈 때는 그가 앞장서고 내가 뒤였다. 계단 센서등 두 개가 고장 나서 절반은 어둡다. 3층에서 그가 숨을 한 번 고르더니 돌아봤다. “가운데로 걸어. 저 계단 모서리 한 조각 떨어져 나갔어.”
그날 나는 아직 출근 복장 그대로였다. 무릎 조금 위로 오는 남색 치마, 살색 스타킹, 낮은 굽 구두도 안 갈아 신은 채였다. 나는 청남 지역 문화센터에서 미술을 가르친다. 성인반, 낮에는 수묵화 밤에는 소묘, 제일 어린 수강생이 마흔둘, 제일 나이 많은 사람이 예순아홉, 일주일에 열네 시간이다.
집에 들어오자 장리가 소파에서 일어나 담배를 권했고, 다류는 손을 저으며 일할 때는 안 피운다고 했다. 그는 공구 가방을 바닥에 툭 내려놓고 신발장 앞에 쪼그려 앉아 얼굴을 들어 배전함을 봤다.
현관은 좁다. 1미터 20도 안 된다. 그는 쪼그려 앉아 있었고, 나는 그의 옆 뒤쪽에 서서 휴대폰으로 불을 비춰 줬다. “왼쪽으로 조금.” 그가 말했다. “저 줄을 비춰.”
반걸음 왼쪽으로 옮기자 휴대폰 빛이 쓸고 지나갔다. 차단기 네 개, 두 번째 것의 손잡이가 아래로 내려가 있었다. “거기 그대로, 움직이지 마.” 그가 검전기로 하나씩 찍어 봤다. “이 집 배전함은 구형이라 회로 표시가 없어. 지난번에 내가 라벨 붙여 줬는데 너희가 뗐잖아.”
“저 사람이 뗐어요.” 내가 말했다. “보기 싫다고.” 장리가 뒤에서 헤헤 소리만 내고 아무 말도 안 했다. 물컵을 들고 잠깐 서 있다가 답답했는지 소파로 돌아가 뉴스를 봤다.
다류가 부엌 회로를 내리고 메인을 다시 올렸다. 불이 들어오고, 냉장고가 웅 하고 돌기 시작하고, 전자레인지 화면에 00:00이 깜빡였다.
“일단 이렇게 써. 부엌 회로는 내가 끊어 놨으니까 오늘 밤엔 후드 켜지 말고 창문 열어.” 그가 말했다. “배선은 갈아야 해. 갈려면 벽을 따야 하고, 이틀, 1,200위안쯤, 자재는 원가로 넘겨줄게.”
“저 사람한테 말해 봐야 소용없어요.” 나는 거실 쪽으로 턱짓을 했다. “일 년도 미룰 사람이에요.” “그럼 네가 말해.” 그가 일어서며 검전기를 챙겼다. “네가 정하는 거면 내일 올게.”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차단기 네 개를 2초쯤 바라봤다. “80.” 그가 공구 가방 지퍼를 올렸다.
지갑에서 100위안을 꺼내 줬더니 그는 바지 주머니에서 10위안짜리 두 장을 꺼내 거슬러 줬다. 손의 굳은살은 딱딱하고 손톱 밑은 새까맸고, 거스름돈을 건넬 때 손가락이 내 손바닥을 스쳤는데 쓸릴 만큼 거칠었다.
문 앞에서 그가 돌아봤다. “다음에 또 떨어지면 혼자 올리지 마. 자꾸 올리면 차단기도 상해. 바로 전화해. 몇 시든 상관없어.” “몇 시든요?” “몇 시든.” 그는 발판에 슬리퍼를 두 번 비비고 갔다.
문이 닫혔다. 소파에서 장리가 물었다. “얼마 줬어?” “80.” “지난번에도 80이었잖아.” 그가 말했다. “한 달에 두 번 우리 집에 오네. 내 야근 수당보다 빨리 버는데.”
나는 부엌에 들어가 창문을 열었다. 돼지고기 조림은 벌써 식었고 기름이 하얗게 굳어 있었다. 냄비에 다시 붓고 데우다가 중간에 불을 껐다.
그는 두 입 먹고 배부르다고 했다. 저녁에 구내식당에서 야식이 나왔다고 했다. 나는 혼자서 그 반 냄비를 다 먹었고, 마지막 한 점을 먹을 때까지 후드는 켤 수 없었고, 창밖 아래에서 누가 세 명이라 한 명 모자란다고 외쳤다.
샤워하면서 한 가지가 떠올랐다. 그가 배전함 앞에 쪼그려 앉아 있을 때 얼굴은 위를 향하고 있었고, 나는 그의 옆 뒤쪽에 서 있었고, 치마는 무릎 조금 위였다. 그 각도면 고개만 돌리면 바로 내 다리였다.
그는 돌리지 않았다. 안 돌렸다고 나는 확신한다. 그런데 샤워기 밑에 서서 허벅지 안쪽을 따라 손을 내렸을 때 만져진 건 젖은 것이었다. 물은 계속 틀어 놓은 채로 나는 2분을 더 서 있다가 잠갔다.
나와 보니 장리는 이미 자고 있었다. 내게 등을 돌리고, 휴대폰은 엎어서 협탁에서 충전 중이었다. 나는 누웠다.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마지막은 8월 16일이었다. 날짜를 기억하는 건 그날이 내 생일이었기 때문이다. 3분 조금 넘게. 끝나고 그는 “내일 아침 회의 있어”라고 하고 돌아누워 잤다. 불은 그가 껐다. 어느 때보다도 빨리 껐다.
두 번째 목요일, 화장실 환풍기가 돌지 않았다. 스위치 줄을 세 번 당겼더니 줄 끝의 플라스틱 손잡이가 빠져 버렸다.
나는 동료 단체 대화방에 한 줄 썼다. 우리 집 배선이 귀신이 들렸다고. 쓰고 나서 잠깐 들여다보다가 지웠다.
다류에게 전화한 건 오후 4시 반이었다. 나는 아직 화실에 있었고, 수강생들은 막 돌아갔고, 책상에는 안 씻은 팔레트가 줄지어 있었다. “류 오빠, 우리 집 환풍기가 안 돌아요.” “줄 스위치가 망가진 거야, 안쪽이 망가진 거야.” “제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그럼 저녁에 가 볼게. 7시 반 괜찮아?” “괜찮아요.”
전화를 끊고 화장실에 가서 립스틱을 고쳐 바르고, 올이 나간 살색 스타킹도 갈아 신었다. 서랍에는 늘 두 켤레를 넣어 둔다. 이번에 갈아 신은 건 검은색, 얇은 것, 랑샤, 두 켤레에 39.9위안. 칸막이 안에 쪼그려 앉아 갈아 신으면서 나는 나에게 말했다. 올 나간 건 보기 흉하다고, 남한테 보이면 말이 안 된다고.
7시 반에 그가 왔다. 여전히 러닝셔츠에 슬리퍼였다. 장리는 야근이라 집에 없었다.
화장실은 더 좁다. 그가 천장의 환풍구에 손을 뻗는 동안 나는 문가에 서서 드라이버를 건넸다. “좀 비켜.” 그가 몸을 옆으로 돌렸다. 나는 안쪽으로 물러섰다. 반걸음만, 끝까지는 아니게. 그의 팔꿈치가 내 어깨를 스쳤고, 땀 냄새에 담배 냄새가 섞여 있었다.
위로 팔을 뻗을 때 러닝셔츠 밑으로 허리 한 뼘이 드러났고, 팔뚝의 힘줄이 손목에서 팔꿈치 안쪽까지 뻗어 있었다. “손전등 좀.” 그가 말했다. 건네면서 손가락이 그의 손등에 닿았다. 그의 손이 내 손보다 뜨거웠다.
“됐다.” 그가 뛰어내리며 손을 털었다. “안에 콘덴서가 부풀었더라. 새것으로 갈았고, 15. 공임 50.” “싸네요.” “쉬운 일에 많이 받으면 양심에 걸려.”
나는 65를 줬다. 그는 5위안짜리 거스름돈이 없어서 1위안짜리 동전 다섯 개를 꺼내 내 손에 얹어 줬다. 딱딱한 다섯 개.
그가 간 뒤에 나는 변기 뚜껑에 앉아 한참을 앉아 있었다. 환풍기가 머리 위에서 돌았다. 전보다 소리가 컸다. 거울 속의 이 두 다리는 여전히 문화센터에서 제일 예쁜 다리였다. 지난달에 한 수강생이 사람들 앞에서 말했다. 쑹 선생님, 선생님 다리는 쇼윈도 마네킹보다 곧아요. 나는 웃으면서 농담 마시라고 했다. 집에 와서 거울 앞에서 10분을 봤다.
그 뒤로 나는 그의 일을 두 번 더 불렀다. 한 번은 베란다 등 스위치 접촉 불량, 한 번은 안방 콘센트에서 불꽃이 튀는 것. 두 번 다 미리 스타킹을 갈아 신었다. 두 번 다 그는 한 번도 더 쳐다보지 않았다. 돈 받고, 거슬러 주고, 갔다.
월요일 저녁에 나는 단체방에서 장리가 수요일 카드 판 얘기를 하는 걸 봤다. 라오류, 라오저우, 택시 모는 샤오쉬, 세 명이라 한 명이 모자란다고. 장리는 간다고 했다. 나는 옆에서 한마디 물었다. “몇 시에 끝나?” 그는 11시라고 했다.
수요일 저녁, 장리는 상사들과 저녁 약속이 있어서 못 들어온다고 했다. 9시 10분에 위챗을 보냈다. 11시는 돼야 할 듯.
나는 현관에 서서 배전함을 마주 봤다. 차단기 네 개, 왼쪽 첫 번째가 메인이다.
나는 그 손잡이에 손가락을 얹고 3초를 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