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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1장 라오리가 말했다, 내 말대로 해

밤안개 · 2561자 · 한국어

3월 2일 월요일, 아침 7시 50분. 완커 진위화푸 6동 1602호, 골조만 선 새집. 열쇠로 문을 열 때 내 손엔 아직 뉴뉴의 물통이 들려 있었다. 애 책가방에 도로 넣는 걸 깜빡했다.

아래층엔 파란색 우링 룽광 트럭이 서 있었고, 짐칸엔 해머드릴, PVC 파이프 두 묶음, 반 차 분량의 붉은 벽돌이 실려 있었다. 얼굴 까만 남자 하나가 차 꽁무니에 쪼그려 앉아 담배를 피우다가 나를 보더니 꽁초를 신발 바닥에 비벼 끄고 일어섰다.

“자오원 씨 맞지? 천하오 마누라?”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현관 전체가 울렸다. “나 리 씨야, 라오리라고 불러. 계약서에 있는 그 리 기사 인테리어, 그게 나야.”

“리 기사님, 안녕하세요.” 나는 손을 내밀었다. 그는 잡지 않고, 하얀 면장갑 한 켤레를 내 손에 탁 얹었다. “현장에선 기사님 소리 하지 마, 라오리라고 해. 장갑 껴, 오늘 짐 나를 거니까.”

내 이름은 자오원, 서른넷, 전업주부 6년 차, 딸 뉴뉴는 초등학교 1학년. 남편 천하오는 서른여덟, 중국건축 8국 소속으로 2월 초에 사우디 제다로 반년 파견을 갔다. 현장이 홍해 바닷가라 영상통화는 신호가 잡혀야 된다.

1602호는 작년에 산 집이다. 128제곱미터, 지금 사는 5동 바로 옆. 천하오는 떠나기 전에 인테리어 계약을 했다. 반도급 9만 6천 위안, 주자재 예산 26만 8천. 비행기 타기 직전에 그가 말했다. “라오리는 현장 하청 반장이 소개해 준 사람이야, 믿을 만해. 당신은 지켜보기만 하면 돼.”

지켜본다. 내가 지금까지 지켜본 제일 큰 공사는 뉴뉴 유치원 큰반 만들기 수업이었다.

라오리는 마흔다섯. 피부가 볕에 탄 타이어처럼 까맣고, 목에 안전모 끈이 눌러 놓은 하얀 자국이 한 바퀴 둘러져 있었다. 키는 크지 않은데 어깨가 넓고, 손등엔 핏줄이 한 가닥 한 가닥 불거져 있었다. 그의 말엔 물음표가 없었다. 전부 마침표였다.

“내 말대로 해.” 그가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으며 말했다. “하나, 매일 8시까지 와, 늦지 마. 둘, 내가 사 오라는 건 사 와, 왜냐고 묻지 마. 셋, 인부들 일할 때 끼어들지 마. 알아들었어?”

“알아들었어요.” 말하고 나서 나 스스로 멈칫했다. 6년 동안 나한테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천하오는 “여보, 알아서 해”밖에 할 줄 몰랐다.

집 안에선 이미 세 명이 벽을 헐고 있었다. 라오리가 한 명씩 짚었다. “샤오마, 설비전기, 스물넷. 라오왕, 미장, 쉰. 아창, 목수, 서른셋. 도장하는 류팡은 이틀 뒤에 와.” 셋이 고개를 들어 나를 한 번 보고는 다시 숙였다. 샤오마는 2초쯤 더 봤다. 본 건 내 다리였다.

나는 무릎까지 오는 회색 니트 원피스에 검은 스타킹, 랑사 15데니어, 발엔 캔버스화. 나오기 전에 바지로 갈아입을까 했지만 안 갈아입었다. 6년째, 나는 외출할 땐 스타킹을 신는다. 천하오가 한 번 예쁘다고 한 뒤로 쭉 그렇게 신었다.

“공사판에 스타킹 신고 왔네.” 라오리가 한 번 훑어보고는, 웃지도 않고 말했다. “날라 보면 알 거야.”

오전에 벽돌을 세 번 날랐다. 짐칸의 붉은 벽돌, 한 번에 여덟 장. 아래층에서 엘리베이터 앞까지, 엘리베이터로 16층까지, 다시 엘리베이터 앞에서 집 안까지. 두 번째에 스타킹 무릎에 올이 하나 나갔다. 세 번째엔 장갑이 해졌고, 벽돌 가루가 원피스 앞자락에 한 무더기 묻었다.

“느려.” 라오리가 문틀에 기대서 말했다. “당신이 한 번 나르는 동안 라오왕은 벽 반 면을 쌓아.” “날라 본 적이 없어서요.” “오늘 날랐잖아.”

점심에 그는 나더러 물을 사 오라고 했다. “눙푸산취안 한 박스 24병, 캉스푸 홍샤오 소고기 컵라면 다섯 개, 훙타산 두 갑.” 내가 휴대폰을 꺼내 적으려 하자 그가 말했다. “적긴 뭘 적어, 한 번 말하면 외워야지.”

안 적었고, 사 오니 담배 한 갑이 모자랐다. 그가 비닐봉지를 한 번 보더니, “담배는.” “깜빡했어요.” “다시 갔다 와.”

다시 한 번 다녀왔다. 단지 입구 편의점 아주머니가 나를 두 번째로 쳐다봤다. 보는 건 내 원피스에 묻은 가루였다.

오후 2시, 라오리가 나를 안방 화장실로 불렀다. 벽은 반쯤 헐렸고, 바닥엔 시멘트 덩어리와 뜯어낸 헌 타일이 널려 있었다. “쪼그려 앉아서 수평계 들고 있어, 내가 선 볼 테니까.”

나는 쪼그려 앉았다. 치마가 짧아서 앉으니 스타킹이 허벅지에 팽팽하게 당겨졌고, 무릎은 깨진 벽돌을 눌렀다. 그는 내 뒤에서 레이저 포인터로 벽을 비췄다. 2분을 비췄다. 다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움직이지 마. 떨면 선이 삐뚤어져.”

“다리에 쥐가 나요.” “쥐가 나도 들고 있어.” 그가 한 손으로 내 뒷목을 눌렀다. 힘은 세지 않았는데, 손에 묻은 먼지가 내 목에 한가득 묻었다. 1분이 더 지나고, “됐어, 일어나.”

일어설 때 그의 손은 떨어지지 않았다. 뒷목을 따라 어깨로 미끄러지더니 한 번 툭 쳤다. 시멘트 포대 두드리듯이. “내일은 바지 입고 와.” 나는 네, 했다. 그가 덧붙였다. “스타킹은 벗지 말고. 보기 좋으니까.”

이튿날 나는 바지를 입었다. 검은 레깅스, 안에 스타킹. 8시 정각에 도착했고, 라오리는 손목시계를 한 번 보고 아무 말도 안 했다. 사흘째엔 물을 나르게 했다. 인부 넷에게 한 잔씩 갖다 주고, 그에게 갖다 주니 그는 받지 않았다. “들고 있어.” 나는 들고 있었고, 그는 담배 반 개비를 다 피우고 나서야 마셨다.

“들고 있어.” 그 말을 할 때 그의 눈은 나를 보지 않았다. 라오왕이 쌓는 벽을 보고 있었다. 나는 두 손으로 종이컵을 들고 있었다. 3분째에 손목이 시큰거리고 컵이 한 번 흔들려서 물이 스타킹 위에 쏟아졌다. 차가웠다. “쏟았네.” “다시 따라 와.”

다시 따라서, 다시 들고 있었다. 옆에서 시멘트를 바르던 라오왕이 말했다. “라오리, 저분 집주인이야.” 라오리가 말했다. “집주인은 사우디에 있고, 이건 물 나르는 사람이야.” 라오왕은 입을 다물었다. 나도 입을 다물었다. 컵을 아까보다 더 똑바로 들었다.

나흘째에 류팡이 왔다. 마흔, 배가 크고, 들어오자마자 나를 “사모님”이라고 불렀다. 라오리가 다섯 명 앞에서 말했다. “사모님은 무슨 사모님, 자오원이라고 불러. 여기서 이 사람은 잡일꾼이야.” 류팡은 웃었고, 라오왕은 안 웃었고, 샤오마는 고개를 숙이고 전선을 꼬았다.

점심에 그들이 컵라면을 먹고, 나는 주방에 쪼그리고 앉아 다섯 사람 그릇을 씻었다. 주방엔 물이 안 나와서 화장실에서 양동이로 받아 날라야 했다. 두 번째 양동이를 나를 때 라오리가 내 뒤로 지나가며 한마디 했다. “엉덩이 좀 치켜들어, 바닥에 물 쏟지 말고.” 나는 엉덩이를 치켜들었고, 물은 안 쏟았다.

설거지를 끝내고 베란다로 나가 숨을 돌렸다. 휴대폰엔 아파트 입주민 단톡방, 99+, 관리사무소가 오늘 단수 공지를 올렸다. 하나도 열어 보지 않았다. 나는 그가 방금 한 “치켜들어”라는 말을 생각하고 있었다. 2분 동안 생각했다.

화나지 않았다. 나는 하루 종일 그의 다음 “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서 사 와, 가서 앉아, 가서 날라. 그가 가라고 하면 나는 갔다. 집에서 뭐든 혼자 정하는 것보다 마음이 편했다.

닷새째 오후, 그는 거실에서 수납장 치수를 재다가 나를 불렀다. “이리 와서 허리 숙이고 줄자 잡고 있어.” 나는 허리를 숙였다. 레깅스가 꽉 껴서 엉덩이가 통째로 드러났다. 그는 다 재고 줄자를 착 감더니, 내 엉덩이를 한 번 쳤다. 어깨 칠 때랑 똑같은 세기로. “가서 물 따라 와.”

샤오마가 베란다에 있었다. 봤다. 그는 고개를 돌렸고, 손에 든 전선을 두 바퀴 꼬았는데 꼬이지 않았다.

5시에 일이 끝나고 인부들이 내려갔다. 라오리는 남아서 문을 잠갔다. 현관에서 담배에 불을 붙이며 그가 말했다. “나사가 바닥에 다 흩어졌어, 주워.” 나는 쪼그려 앉아 주웠다. 한 알 한 알 그의 손에 놓았다. 궁뉴 콘센트의 작은 나사, 열한 개. 그는 서 있었고, 담뱃재가 내 머리카락 위에 떨어졌다.

아홉 번째를 주울 때 스타킹 가랑이가 젖어 있다는 걸 알았다. 물이 아니었다. 다 줍고 일어서자 그는 나사를 주머니에 넣고 말했다. “내일 봐.” 나를 더 쳐다보지도 않았다.

돌아오는 길에 단지 입구에서 관리실 샤오저우를 만났다. “자오 언니, 얼굴에 먼지 묻었어요.” “새집 공사 중이라서요.” “남편분도 안 계신데 고생하시네요.” 나는 고생 아니라고 했다.

5동으로 돌아와 레깅스를 벗었다. 엉덩이 부분에 회색 손자국이 하나, 손가락 다섯 개가 또렷했다. 거울 앞에서 1분을 들여다봤다. 빨지 않았다. 개서 빨래 바구니 맨 밑에 밀어 넣었다.

밤 9시, 천하오의 영상통화가 들어왔다. 사우디는 오후 4시, 그는 가설 숙소 안이었고, 뒤에 창문형 에어컨이 머리를 헝클어뜨리고 있었다. “라오리 어때?” “목소리가 커.” “목소리 큰 게 좋지, 인부들 잡으려면. 그 사람이 시키는 건 다 맞춰 줘, 사모님 티 내지 말고.”

“벽돌을 나르라고 하던데.” “두 장 나르는 게 뭐 어때서, 어차피 집에서도 노는데.” 그는 하품을 했다. “거기서 새집 창문 보여?”

나는 카메라를 창밖으로 돌렸다. 옆 6동 16층 창문들은 캄캄했다. 통화 3분 40초. 끊고 나서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손이 뒷목에 닿았다. 먼지는 진작 씻어 냈는데, 눌렸던 그 힘은 아직 거기 있었다.

끊기 전에 그가 말했다. “주자재 대금은 당신 카드로 보냈어. 타일부터 사, 라오리가 사라는 걸로 사.” 건설은행 문자가 10초 뒤에 왔다. 끝자리 2263 계좌 입금 80,000.00위안. 그의 한 달 월급에 수당 합쳐 3만 2천, 두 달 반치였다.

휴대폰이 한 번 울렸다. “자오 누님댁 1602 인테리어 방”, 라오리가 만든 단톡방, 여섯 명. 그가 올렸다. “내일 8시. 자오원은 여섯 명분 아침 사 와. 두유랑 유탸오, 만두는 말고.”

그 밑에 하나 더 왔다. 개인 톡. “내일은 치마 입고 와. 바지는 현장에서 불편해.”

나는 그 메시지를 1분 동안 들여다봤다. 한 글자로 답했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