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의 통유리창

1화散会之后

여명의 노래 · 230자 · 한국어

그 프로젝트는 석 달이 걸렸고, 천위는 상대 측 책임자였다. 그리고 이 석 달 동안, 회의 중에 나를 딴생각에 빠지게 만든 유일한 남자이기도 했다. 그날의 결산 회의는 아주 늦게까지 이어졌다. 통유리창 밖으로 도시 전체의 불빛이 하나씩 켜졌다. 사람들은 하나둘 자리를 떠나며 작별 인사를 하고 다 빠져나갔다. 마지막에 회의실에 남은 건 나와 그, 긴 테이블 하나를 사이에 두고서였다.

“당신도 이렇게 늦게까지 남았네요.” 그는 노트북을 덮었지만 일어나지는 않았다. 나는 서류를 정리하는 척했지만, 사실 손가락이 조금 떨렸다. 석 달 동안 우리는 이 긴 테이블 너머로 서류를 건네고, 데이터를 맞추고, 모두 앞에서는 철저히 업무적으로만 굴었다. 하지만 나만은 알고 있었다. 그가 몸을 숙여 내 기획안을 가리키며 “여기 좀 더 고쳐요”라고 말할 때마다, 내 머릿속은 기획안 따위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는 걸.

그는 일어섰지만 문 쪽으로 가지 않고, 긴 테이블을 돌아 내 쪽으로 와 책상 가장자리에 기댔다—바로 내 앞에. 통유리창이 우리 둘의 그림자를 거울처럼 반짝이는 바닥에 드리워 겹쳐 놓았다. “쑤칭,” 그가 나를 내려다보았다, “이 석 달 동안, 당신이 내 눈빛을 피할 때마다, 나는 다 봤어요.” 가슴이 철렁했다. 이 석 달 동안 업무적인 척한 게 나 혼자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물러서려 했지만, 등은 이미 차가운 통유리창에 닿아 있었다. 창밖은 삼십 층의 높은 하늘과 도시를 가득 채운 불빛, 창 안은 한 걸음씩 다가오는 그의 모습. “여긴… 유리예요.” 나는 낮은 목소리로 일깨웠고, 얼굴이 심하게 달아올랐다. “이 층은 전부 비었어요,” 그는 내 귀 옆 유리에 손을 짚어 나를 가운데 가두고,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게다가, 이렇게 높은 곳을 올려다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