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란·아내】
새벽 네 시 사십 분, 부엌 불이 제일 먼저 켜진다. 위란은 세 번째 찜통에 만터우를 쌓아 올리고 뚜껑을 덮었다. 김이 확 얼굴로 끼쳤다.
일꾼 스무 명, 입이 스무 개. 아침 한 끼에 만터우 예순 개, 좁쌀죽 한 통, 짠지 두 대야, 계란볶음 한 대야, 계란은 마흔 개를 깨야 한다. 서른여섯, 이 「타이씨네 과수원 농가락」 부엌을 맡은 지 팔 년, 수확철 이 스무 날 동안은 하루에 네 시간 잔다.
"궈둥, 일어나, 라오야오 차 다섯 시 반에 와." 창 너머로 한 소리 질렀다. 안방에서 대답이 왔다. 타이궈둥은 마흔, 이 백이십 무 황도밭은 아버지가 남긴 것이다. 그는 복숭아만 보지, 밥은 안 본다.
앞치마를 걷어 손을 닦았다. 앞치마에선 기름 연기 냄새, 거기에 어제 복숭아 깎다 묻은 복숭아 진이 섞여 빨아도 안 빠진다. 맡는 데 익숙해졌다.
네 시 오십 분, 숙소 쪽에서 누가 수도꼭지 밑에 머리를 들이밀고 감고 있다. 고개를 내밀어 보니 샤오펑이었다.
샤오펑은 올해 새로 왔다. 아버지 라오펑과 같이, 부자가 옆 현에서 복숭아 따러 왔다. 일당제, 하루 220위안, 세 끼 제공. 라오펑은 쉰둘, 말수가 적고, 복숭아는 빠르고 야무지게 딴다. 샤오펑은 스물다섯, 마르고, 목이 길고, 복숭아 딸 때 티셔츠를 벗어 나뭇가지에 걸쳐 놓길 좋아한다.
"펑가 녀석, 이렇게 일찍 물 뒤집어쓰냐, 물 차, 머리는 감지 마." 그녀가 소리쳤다. "사모님, 안 차요." 그가 머리를 털자 물방울이 땅에 튀었다.
"그 옷 이리 줘, 같이 빨아 줄게, 네 옷 다 쉬었어." "괜찮아요, 사모님." "잔말 말고."
【샤오펑·단남】
옷을 줬다. 그 티셔츠는 정말 쉬어 있었다. 복숭아 따며 흘린 땀이 한 겹 한 겹 겹쳐서, 밤에 잘 때 나도 냄새가 났다.
받을 때 그녀 손가락이 내 손등에 닿았다. 손에선 파랑 생강 냄새, 거기에 기름 연기 냄새가 났다. 엄마 손에서도 이 냄새가 났다. 엄마 떠난 지 육 년이다.
내가 그녀를 안 본 건 아니다. 복숭아 따는 사람은 새벽 다섯 시 반부터 저녁 여섯 시까지 일하고, 중간 두 끼는 그녀가 밭머리까지 날라 온다. 전동 삼륜차 뒤 짐칸에 밥과 반찬 통이 줄줄이, 그녀는 삼륜차 위에 서서 외친다. "밥 먹어, 밥 먹어, 손부터 씻고." 스무 명이 몰려들면 그녀가 한 국자씩 퍼 준다.
내게 퍼 주는 국자는 늘 남들보다 많았다. 아버지가 그걸 보고 말했다. "사모님이 너 마른 거 보신 거다."
서른여섯, 허리에 살이 있고, 팔에도 살이 있다. 오랫동안 큰 솥을 든 사람의 살, 단단한 살이다. 앞치마를 허리에 매면 한 줄이 파인다. 허리 굽혀 반찬을 퍼 줄 때 옷깃 쪽에 골이 보인다. 흰, 볕 안 드는 자리.
보면 안 됐다. 아버지가 바로 옆에 쪼그려 앉아 밥을 먹고 있었다.
"펑가 녀석, 다 먹으면 그릇 갖다 놔." 그녀는 매일 이 말을 한다. "네." 나는 매일 이렇게 대답한다.
엿새째 점심, 그릇을 갖다 놓으러 가니 그녀는 부엌 뒤 개수대에서 그릇 더미를 씻고 있었다. 등을 돌리고, 앞치마 끈을 허리 뒤에 묶고. 내가 그릇을 내려놓자 그녀가 말했다. "잠깐."
"사모님?" "너 점심에 고기 안 먹었지? 고기를 네 아버지한테 다 골라 주는 거 봤어." "아버지 이가 안 좋아서요, 무른 건 드시니까."
그녀가 몸을 돌렸다. 손에서 아직 물이 뚝뚝 떨어지는 채로 나를 한참 보더니 말했다. "저녁에 부엌으로 와. 너한테 한 그릇 따로 남겨 둘게."
【타이궈둥·남편】
라오야오의 트럭은 다섯 시 사십 분에 왔다. 약속보다 십 분 늦게. 라오야오는 복숭아 수매상인데, 삼 년째 값을 후려친다. 올해 황도는 한 근에 2위안 8자오, 작년엔 3위안 1자오였다.
"궈둥, 올해 복숭아 작네." "올해 가물었잖아." "작으면 작은 대로 값은 내려가야지." "2위안 8자오, 더는 못 내려. 더 내리면 품삯도 안 나와."
일꾼 스무 명, 한 사람 하루 220위안, 스무 날, 거기에 세 끼. 이 계산은 타이궈둥이 똑똑히 알고 있다. 밥은 그가 안 본다, 밥은 위란 몫이다. 위란은 밥을 잘 챙기고, 그래서 일꾼들이 오고 싶어 한다. 라오펑 부자도 작년 일꾼이 소개해서 왔다.
그는 위란이 남자 티셔츠 한 장을 부엌 뒤 빨랫줄에 너는 걸 봤다. 흰 것, 깃이 다 늘어진. 자기 것이 아닌 건 알았다. 자기 옷은 저 줄에 널어 본 적이 없다. 저 줄은 행주 너는 줄이다.
그는 묻지 않았다. 저울을 냉장창고 문 앞으로 옮겨 놓고 첫 차 복숭아를 기다렸다.
점심에 밭머리로 밥을 받으러 가니 위란이 삼륜차 위에 서서 반찬을 퍼 주고 있었다. 그는 줄 맨 끝에 서서, 그녀가 그 마른 녀석한테 한 국자 퍼 주고 또 한 국자 얹는 걸 봤다. 그의 차례가 되자 국자는 가득했지만 한 국자뿐이었다.
"궈둥, 거기 서서 뭐 해, 그릇 이리 내." "응."
그는 그릇을 들고 라오펑 옆에 쪼그려 앉았다. 라오펑이 말했다. "타이 사장님, 댁 밥은 우리 현 소재지 식당보다 낫수다." "솜씨가 좋지." 그가 말했다. 위란이 삼륜차를 몰고 가는 걸 봤다. 앞치마 끈이 허리 뒤에 묶여 있고, 짐칸이 한 번 덜컹하면 매듭도 따라 덜컹했다.
오후 저울 달 때, 다섯째 줄에서 딴 복숭아가 넷째 줄보다 두 광주리 적었다. 다섯째 줄은 샤오펑 줄이다. 그는 숫자를 장부에 적었다. 동그라미는 치지 않았다.
【위란·아내】
밤 여덟 시 반, 일꾼들은 다 잠들고, 숙소 쪽은 캄캄하고, 부엌 이 등 하나만 켜져 있다. 남겨 둔 한 그릇은 홍사오러우, 비계가 많은 쪽. 그가 비계부터 집는 걸 본 적이 있다.
샤오펑이 들어왔다. 웃통은 벗고, 수건 한 장 어깨에 걸치고, 아궁이 앞에 쪼그려 앉아 먹었다. 그녀는 도마 위에서 내일 반죽을 치대다가, 반쯤 치대고 손을 멈추고 그를 봤다.
"천천히 먹어, 뺏어 먹을 사람 없어." "네." "아버지는 주무셔?" "주무세요, 눕자마자 코 고시는걸요."
손에 묻은 밀가루를 털고, 다가가서, 그의 옆 작은 걸상에 앉았다. 부엌엔 만터우 찐 그 단내, 거기에 홍사오러우 간장 냄새, 그리고 그의 몸에서 나는 땀. 복숭아 솜털이 그의 팔에 얇게 한 겹 붙어 있어서, 손을 뻗어 한 번 쓸어 줬다.
"복숭아 털 따가워?" "따가워요." "이따 모기 쫓는 화로수 한 병 갖다줄게."
손은 돌아오지 않았다. 손이 그의 팔 위에 멈춰 있고, 그는 그릇을 내려놓았다.
"사모님." "응." "손이 아직 제 팔에 있어요." "알아."
서른여섯, 결혼 십사 년. 타이궈둥은 요 몇 년 복숭아에 냉장창고에 바빠서 밤에 누우면 바로 잔다. 먹을 것 입을 것 부족한 게 없다. 그녀에게 부족한 건 그게 아니다. 뭐가 부족한지는 그녀도 잘 말 못 한다. 그저 이 스물다섯 먹은 사람이 매일 그릇을 갖다 놓으며 "네" 한마디 하면, 한 국자 더 퍼 주고 싶어진다.
"샤오펑, 똑똑히 말해 둘게." 손을 거둬 자기 무릎에 얹고, "네 품삯은 일당이야, 하루 220위안, 하루 일하면 하루치 주고, 네 아버지도 똑같아. 그건 그거랑 상관없어. 지금 일어나서 숙소 가서 자도, 내일 똑같이 220위안, 나도 똑같이 한 국자 더 퍼 줘."
"그거라뇨?" "시치미 떼지 마."
그는 일어나지 않았다.
"난 사모님이야, 내 말이 듣기 싫으면 가도 돼, 가도 돈은 한 푼도 안 깎아." 그녀가 말했다. "근데 네가 원한다면, 여기선 안 돼. 부엌 안 되고, 숙소 안 되고, 낮에 사람 있는 데는 다 안 돼."
"그럼 어디서요?" "과수원 맨 안쪽 줄, 산기슭에 붙은 그 줄, 복숭아가 늦게 익어서 요 며칠 아무도 안 가." "사모님……"
"내가 바구니를 그 줄 나무 아래 놓으면, 와. 내가 손에 들고 있으면, 못 본 척하고, 그대로 일하고, 그대로 밥 먹어."
샤오펑은 그녀를 봤다. 수건이 어깨에서 흘러내렸는데, 줍지 않았다.
"어느 바구니요?" "내가 밥 나를 때 쓰는 그 바구니, 대나무로 된, 손잡이에 빨간 헝겊 조각 감은 거."
그녀는 일어나서 도마 앞으로 돌아가 다시 반죽을 치댔다. 반죽이 탁탁 소리 나게 치댔다. 그는 아궁이 앞에 앉은 채 움직이지 않았고, 그녀는 돌아보지 않았다. 얼굴이 뜨겁다. 뜨거운 건 아궁이 불 때문이다, 그녀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했다.
"다 먹으면 그릇 씻어 놔." 그녀가 말했다. "네."
【샤오펑·단남】
그릇을 씻었다. 부엌 개수대, 그녀가 평소 스무 명 그릇을 씻는 자리. 그녀는 돌아보지 않았고, 반죽 치대는 소리가 컸다. 내가 나갈 때 그녀가 한마디 했다. "발소리 죽여, 아버지 깨우지 말고."
숙소엔 이층 침대 열 개, 아버지는 아래 칸에서 자는데, 코 고는 소리에 천장 비닐이 파르르 떨린다. 나는 위 칸에 누웠다. 몸에선 아직 홍사오러우와 아궁이 불 냄새가 났다. 그 티셔츠는 그녀가 빨아서 행주 줄에 널어 놨고, 돌아오는 길에 지나며 한 번 맡아 봤다. 세제 냄새, 그 밑에 복숭아 진 냄새가 한 겹 눌려 있어서, 안 빠진다.
잠이 안 왔다. 생각하는 건 그 바구니였다. 그녀가 "손에 들고 있으면" 할 때 손을 어떻게 움직였는지, 그녀 얼굴이 뜨거운 게 정말 아궁이 불 때문인지. 생각하면 안 됐다. 아버지가 바로 밑에서 코를 골고 있었다.
이튿날 아침 그녀가 만터우를 날라 왔다. 바구니는 손에 들려 있고, 빨간 헝겊 조각은 손목에 감겨 있었다. 한 번 보고 나는 고개 숙여 먹었다. 오전 내내 땄고, 오전 내내 그 바구니가 땅에 닿는 걸 못 봤다. 점심에 밥을 날라 왔을 때도 바구니는 여전히 손에 들려 있었다. 손잡이의 빨간 헝겊 조각이 이제야 똑똑히 보였다. 색이 바랬다. 그녀는 내게 고기를 한 국자 퍼 주고, 또 한 국자 얹었다.
"많이 먹어." "네."
오후 두 시, 햇볕이 제일 독할 때. 아버지는 셋째 줄, 나는 다섯째 줄. 나는 산기슭 쪽을 한 번 봤다.
맨 안쪽 줄 나무 아래, 풀 속에, 대바구니 하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