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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1장 뱃머리의 흰 불, 선미의 노란 불

나그네 · 2614자 · 한국어

【마이칭·아내】

여섯 시 반, 부두의 바람은 바다 쪽에서 불어와 썰물 뒤의 갯벌 냄새와 생선 내장 냄새를 실어 왔다. 나는 미끼 상자 두 개를 들고 “쿤지”호 뱃전에 서 있었다. 스티로폼 상자 한쪽은 갯지렁이, 한쪽은 크릴 블록. 얼음물이 상자 모서리를 타고 내 장화 위로 뚝뚝 떨어졌다.

사충은 옆에서 전화를 하고 있었다. 나한테 등을 돌리고, 목소리를 낮춰서. “도착했어, 도착했어. B구역 게이트. 분홍색 입은 분? 보여요.” 전화를 끊고 돌아서서 나한테 웃었다. “팀에 손님 하나가 밤낚시가 처음이라 어디서 타냐고.”

“어.” 나는 상자를 배 위의 사람한테 넘겼다. “가서 데려와.”

그는 갔다. 분홍색 그 여자는 가게 휴대폰에서 진작 봤다. 사충 위챗 맨 위에 고정된 사람, 이름은 “캔디 네일”, 프로필 사진은 큐빅 붙인 손 하나. 그날 그가 냉동창고에 물건 가지러 가면서 휴대폰을 저울 옆에 던져 뒀고, 내가 장부 정리를 하는데 화면이 한 번 켜졌다. “오늘 몇 시에 가게 닫아요 ❤”. 나는 장부를 덮고, 두 번 보지 않았고, 묻지도 않았다.

【아쿤·단남】

나는 배 위에서 상자를 받고 있었는데, 두 번째 상자를 받을 때 넘겨주는 사람 얼굴이 똑똑히 보였다. 서른 남짓, 포니테일, 회색 후드티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 올렸고, 아래팔에 오래된 흉터가 하나. 칼자국이다. 가게에서 생선 손질하다 생긴 거, 나는 한눈에 알아본다.

“신강 시장 마이지 사장님이 당신이오?” “네, 마이칭이에요. 쿤 사장님이세요?” “아쿤. 마흔넷 먹은 쿤 사장, 그냥 영감이라고 불러도 돼.” 그녀는 살짝 웃고는 그 말을 받지 않고, 고개를 숙여 배를 봤다.

“쿤지”호는 12미터짜리 FRP 배로, 뒤쪽 창고를 선실로 개조했다. 좁은 침대 하나, 접이식 탁자 하나, 기계 기름 냄새는 삼 년째 빠진 적이 없다. 손님 여덟, 그 부부 둘을 더하면 딱 열. 사충은 안다. 그 가게 능성어, 퉁돔의 절반이 내 배에서 나간 물건이다. 약아빠지고 입만 살아서, 계산할 때마다 이백 위안씩 모자란다.

그가 여자 하나를 데리고 돌아왔다. 분홍색 자외선 차단 점퍼, 손톱엔 큐빅이 빼곡. 트랩에 발을 딛자마자 “어머”. 사충이 한 손으로 그 허리를 받치고 있었다. 나는 마이칭을 한 번 봤다. 그녀는 선미에 쪼그리고 앉아 갯지렁이를 작은 통에 쏟고 있었고, 고개도 들지 않았다.

【사충·남편】

캔디는 스물여덟, 시장 맞은편 쇼핑몰에서 네일을 한다. 석 달 전에 가게에 새우 사러 왔다가 위챗을 텄다. 낚시는 해 본 적 없고 밤낚시를 한 번 해 보고 싶다기에, 내가 데려와 주겠다고 했다. 칭은 팀에 그 여자가 있는 걸 안다. 신청서는 칭이 썼고, 명단은 한 명 한 명 다 훑어봤다.

배가 방파제를 빠져나갈 때 나는 뱃머리에 서 있었다. 캔디가 난간을 잡고 있었고, 바람이 그 머리카락을 내 얼굴로 날려 보냈다. 코코넛 향 샴푸. 선미 쪽 불이 켜져 있고, 칭이 그 불 밑에 쪼그리고 앉아 아쿤하고 둘이서 줄을 정리하고 있었다.

나는 서른다섯, 결혼 칠 년째, 칭은 나보다 세 살 아래다. 그녀 성격은 일단 칼부터 내리고 보는 쪽이지 우는 쪽이 아니다. 그녀가 묻지 않으면 나는 말하지 않는다. 그게 우리 둘의 암묵적인 약속이고, 어쩌면 나 혼자만의 약속일지도 모른다.

“사 오빠, 이거 어떻게 던져요?” 캔디가 낚싯대를 내밀었다. 나는 뒤에서 안듯이 서서 그 손을 내 손으로 감싸고 바깥으로 휙 던졌다. 줄이 날아가고, 초릿대의 야광 방울이 딸랑 한 번 울렸다.

【마이칭·아내】

“방울 울리면 걷어. 기다리지 말고.” 아쿤이 낚싯대 하나를 건넸다. 초릿대에 엄지손가락만 한 초록 방울이 묶여 있었다. 야광이라 어두워져야 제대로 보인다. “고기가 물면 방울이 울려. 한 번 울리면 바로 걷어야 돼. 삼 초만 더 기다리면 가 버려.”

“안 울리면?” “그럼 여기 앉아서 기다려. 밤낚시가 원래 기다리는 거야.”

나는 미끼를 꿰었다. 갯지렁이는 머리부터 꿰어야 한다. 한 마리를 바늘 전체에 통과시키고 꼬리만 조금 바깥으로 내놔야 살아 있는 티가 난다. 손이 온통 지렁이 즙, 끈적하고, 코가 매울 만큼 비리다. 가게에서 십 년을 생선 갈랐는데, 이 정도 냄새가 뭐라고.

선미의 불은 노란색이고, 둥근 원 하나를 밝히고, 원 바깥은 검은 바다다. 뱃머리의 불은 흰색이고, 두 사람을 비추고 있다. 분홍색 그 여자는 낚싯대를 던질 때마다 소리를 지르고, 사충은 웃는다. 그의 손이 보였다. 그 여자 손 바깥을 감싸고, 한 번 한 번 던지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스물여덟이나 먹어서 낚싯대 하나 던지는데 손을 감싸 줘야 하다니.

아쿤이 내 옆에 쪼그리고 앉아 줄을 정리했다. 손이 거칠고 손가락 마디가 굵은데, 매듭 하나 짓는 게 나보다 빠르다. “사장님, 손놀림이 웬만한 남자보다 낫네.” “매일 생선 갈라서요. 사장님 소리 하지 마요.” “그럼 뭐라고 불러?” “아칭.”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더 말하지 않았다.

뱃머리 쪽에서 미끼 달라고 소리쳤다. 나는 작은 통을 들고 건너갔다. 캔디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있는데 손에 든 바늘은 비어 있고, 갯지렁이 꼬리 한 토막 남아 있지 않았다. “언니, 이 벌레 너무 징그러워요. 못 만지겠어요.” 흰 불빛 아래 그 손톱이 반짝였다. 큐빅이 한 알 한 알.

나는 지렁이 한 마리를 집어 머리부터 꿰고, 바늘 끝을 지렁이 몸에서 뚫고 나오게 해서 건넸다. “그럼 낚시하지 마. 벌레 안 만지는 낚시꾼이 어딨어.” 사충이 옆에서 웃었다. “칭, 처음이잖아.” “처음이면 배워야지.” 나는 통을 그의 발치에 내려놨다. “네가 가르쳐 줘. 가르치는 건 네가 제일 잘하잖아.”

선미로 돌아갈 때 나는 돌아보지 않았다. 그가 내 등을 보고 있다는 걸 안다. 이 초쯤 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릴 거다. 이 이 초가 그가 나한테 주는 거고, 칠 년 내내 이랬다.

【아쿤·단남】

그녀는 뱃머리에서 돌아와 내 옆에 다시 앉았고, 줄 한 뭉치를 다 정리하자 손가락을 바짓가랑이에 두 번 쓱쓱 닦고, 낚싯대를 집어 던졌다. 동작이 깔끔했다. 초릿대의 방울이 딸랑 한 번 울리고, 조용해졌다.

나는 이 배를 십일 년째 탄다. 밤낚시 팀을 수백 번 태웠고 여자 손님도 적지 않았는데, 대부분 사진 찍으러 온다. 그녀는 사진을 안 찍는다. 배에 탄 뒤로 지금까지 휴대폰을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 계속 후드티 주머니에 넣어 둔 채, 거기만 불룩하다.

뱃머리 쪽에서 또 한 번 소리가 났다. “악! 움직였어 움직였어!” 분홍색 그 여자다. 이어서 사충 목소리. “감아 감아, 천천히 감아.” 방울이 한바탕 제멋대로 울리더니, 작은 뭔가가 갑판 위로 끌려 올라와 파닥거리는 소리. “우와, 이렇게 작아!” “놔주자, 크면 다시 잡자.” 둘이 뒤엉켜 웃었다.

마이칭은 돌아보지 않았다. 눈은 자기 초릿대에 박혀 있었다. “쿤 오빠.” “응.” “뱃머리 저 둘, 지금 뭐 낚고 있어요?” 나는 잠깐 생각했다. “고기 낚지 뭐.” “사람 낚는 거 아니고?”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배가 파도에 한 번 밀려, 왼쪽이 들렸다 내려앉았다. 그녀가 난간을 붙잡았고, 손에 묻은 지렁이 즙이 내 손등에 묻었다. “미안.” “괜찮아, 배 전체가 이 냄새야.”

그녀가 고개를 돌려 나를 봤다. 처음으로 똑바로 보는 거였다. “몸에서 이 냄새만 나는 게 아닌데요.” “또 뭐가 나?” “담배, 경유, 그리고 소금. 바닷물 마른 뒤에 남는 그 소금.”

나는 웃으며 담배를 꺼냈다. “아칭, 코 참 좋네.” “가게 보는 사람이잖아요. 생선이 싱싱한지 아닌지는 냄새만 맡으면 알아요.” 그녀가 다시 뱃머리를 한 번 봤다. “사람이 싱싱한지 아닌지도 마찬가지고.”

【사충·남편】

캔디의 낚싯대가 또 울렸다. 이번엔 손바닥만 한 독가시치였다. 내가 바늘에서 빼 주다가 지느러미에 찔렸고, 그녀는 “어머” 하면서 내 손을 두 손으로 감싸러 왔다. 큐빅 손톱이 내 손등을 긁고 지나갔다.

나는 선미 쪽을 봤다. 노란 불 밑에 두 사람이 쪼그리고 앉아 있는데, 거리가 가깝다. 칭이 아쿤한테 말을 걸고, 아쿤이 웃는다. 그녀는 평소에 사람하고 얘기할 때 웃지 않는다. 나한테도 안 웃는다.

“사 오빠, 아내분 저쪽에 있는데 안 가 봐요?” 캔디가 작게 물었다. “낚시 할 줄 알아. 내가 필요 없어.”

아까 그녀가 지렁이를 건네러 왔을 때 손 냄새가 났다. 가게하고 똑같은, 우리 집 부엌 개수대하고 똑같은 냄새. 캔디 몸에서는 코코넛 냄새가 난다. 나는 두 냄새 사이에 앉아서, 어느 쪽도 피하지 않았다.

나는 낚싯대에 미끼를 다시 달아 던지고, 뱃머리의 플라스틱 의자에 앉았다. 배 바닥의 디젤 엔진이 웅웅거리며 의자를 타고 엉덩이까지 울렸다. 칭한테 보인다는 걸 안다. 이 배는 고작 12미터다. 봐도 그녀는 어쩌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한 번도 어쩐 적이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캔디의 손이 내 외투 주머니로 들어와 내 손을 잡았다. 나는 빼지 않았다.

【마이칭·아내】

밤낚시는 열 시까지 한 마리도 안 올라왔고, 방울은 울리는 소리 한 번 없었다. 아쿤이 일어나 뱃머리 손님들을 보러 갔다가, 돌아올 때 퉁돔 한 마리를 들고 왔다. 삼백 그램 남짓, 뱃머리의 어느 영감님이 낚은 거였다. “오늘 밤엔 이거 하나.” 그는 고기를 물칸에 던져 넣었다.

바람이 세졌고, 장화 속 발이 얼어서 감각이 없었다. 뱃머리 흰 불빛 아래 분홍색 자외선 차단 점퍼가 내 남편 어깨에 기대 있고, 두 사람 손은 전부 그의 주머니 속에 있다. 배 반 척을 사이에 두고도 내 눈에는 다 보인다.

나는 고개를 숙여 내 손 냄새를 맡았다. 갯지렁이 냄새, 크릴 냄새, 그 밑에 가게에서 묻혀 온 생선 피 냄새. 비린내 세 겹이 겹쳐 있다. 아쿤이 돌아와 앉자 그 경유와 담배 냄새가 흘러와 내 손 냄새를 반쯤 덮었다. 나는 비키지 않았다.

나는 낚싯대를 거치대에 꽂고 일어섰다. “쿤 오빠, 선실에 좀 앉게 해 줘요. 발이 얼었어요.” “선실은 기계 기름 냄새 심해.” “가게에서 매일 생선 비린내 맡는 사람이 기계 기름이 뭐가 무서워요.”

그는 나를 이 초 보더니 열쇠를 꺼내 선실 문을 밀어 열었다. 안에는 좁은 침대 하나, 접이식 탁자 하나, 탁자 위에 보온병 하나, 담배 한 갑, 정리하다 만 줄 한 뭉치.

들어가기 전에 나는 손을 뻗어 선미에 꽂힌 낚싯대의 방울을 한 번 튕겼다. 딸랑.

“울렸어요. 잊지 말고 걷어요.” 내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