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남편】
지난주 목요일 밤 열한 시 사십 분, 원닝은 스탠드를 끄고 어둠 속에서 나에게 한마디를 했다.
「허위, 당신 계속 알고 싶었잖아. 두 눈으로 직접 보게 해 줄게.」
잠꼬대인 줄 알았다. 결혼 6년 동안 그런 말은 침대에서 나만 했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그녀는 늘 돌아누워 등을 보이며 변태라고 할 뿐이었다.
「뭘 보는데?」 목이 바싹 말라 있었다.
「내가 진짜로 만족하면 어떤 모습인지.」 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주말에 친정에 갈지 말지 상의하는 것처럼. 「청예랑. 당신 매번 그 사람 얘기 묻잖아.」
청예. 그 이름이 그녀 입에서 나오는 순간, 내 아래가 단숨에 단단해져 이불을 밀어 올렸다.
청예는 그녀가 대학 때부터 직장 생활 초반 몇 년까지 사귄 남자로, 5년을 만났다. 내가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막 그와 헤어진 스물일곱이었고, 눈이 아직 부어 있었다. 그 뒤 6년 동안 내가 청예에 대해 아는 모든 것은 침대에서 조금씩 캐낸 것이었다. 키는 185, 창사에서 공사 감리 일을 하고, 첫 경험은 그녀가 대학 3학년 때 자취방에서였고, 하룻밤에 그녀를 몇 번이고 가게 할 수 있었다. 물을 때마다 그녀는 기억 안 난다고 했고, 그때마다 나는 믿지 않았다.
한번은 내가 너무 몰아붙이자 그녀가 내 밑에서 헐떡이며 말했다. 「그 사람은 매번 제일 깊은 데까지 닿았어. 이제 됐어?」 그날 나는 3분 만에 싸 버렸다. 싸고 나서 그녀 위에 엎어졌는데, 심장이 5킬로미터를 막 뛴 것처럼 요동쳤다. 그녀는 내 등을 토닥이며 자자고 했다. 나는 밤새 한숨도 못 잤다. 머릿속엔 온통 「제일 깊은 데」뿐이었다.
「진심이야?」
「싫으면 못 들은 걸로 해.」 그녀가 몸을 돌려 어둠 속에서 나를 봤다. 「보고 싶어, 안 보고 싶어?」
보고 싶었다. 6년 동안 보고 싶었다. 그녀를 안을 때마다 머릿속에는 얼굴이 보이지 않는 남자가 하나 있었다. 나보다 크고, 나보다 굵고, 나보다 잘하는 남자.
휴대폰에 앨범을 하나 저장해 두었다. 인터넷에서 찾은 사진들뿐이었다. 키 큰 남자와 작은 여자. 그 사진들을 보며 그녀를 생각했다. 다른 남자에게 깔린 그녀를, 다른 이름을 부르는 그녀를. 그 앨범의 비밀번호는 그녀의 생일이었다. 그녀에게 들킬까 봐 한 번도 말하지 못했다.
「보고 싶어.」 내가 말했다.
【원닝·아내】
그가 보고 싶다고 말하는 순간, 목에서 침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서른셋이고, 허위와 6년 동안 좋은 날들을 보냈다. 사람 좋고, 성격 좋고, 월급 카드는 내가 갖고 있고, 엄마가 입원했을 때는 보름이나 휴가를 냈다. 다 좋은데, 내 위에 올라올 때마다 꼭 청예 얘기를 묻는다. 지겨울 만큼, 켕길 만큼 묻는다. 그래서 가끔 눈을 감고 있으면 정말로 청예가 떠오르곤 했다.
떠오르는 건 그 사람 자체가 아니다. 꽉 채워지는 느낌, 제일 안쪽까지 박히는 느낌, 다리가 떨려서 서 있을 수도 없는 그 느낌. 그런 느낌은 6년 동안 한 번도 없었다. 허위는 줄 수 없다. 노력을 안 하는 게 아니다. 그냥 줄 수가 없다.
그날 나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좋아, 그렇게 보고 싶다면 똑똑히 보여 줄게. 똑똑히 보고 나면 당신도 더는 묻지 않아도 되고, 나도 기억 안 나는 척 안 해도 되니까.
다음 날 나는 5년 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번호를 찾아내 아주 긴 메시지를 보냈다. 돌려 말하지 않았다. 나 결혼했어. 남편도 알아. 남편이 보고 싶어 해. 너는 할 생각 있어? 옆방에 사람이 있을 거고, 카메라도 있을 거야. 누가 보는 게 싫으면 이 메시지는 없던 걸로 해.
청예는 네 시간 뒤에야 답장을 보냈다. 한 줄이었다. 「그 사람이 진짜 알아?」
나는 답했다. 「옆방에 앉아서 화면으로 볼 거야.」
또 30분 뒤. 「너는? 너는 하고 싶어?」
그 한 줄을 오래 들여다봤다. 5년 전 헤어질 때도 그는 똑같이 물었다. 남고 싶냐고. 그때 나는 아니라고 했다.
나는 답했다. 「하고 싶어.」
보내고 나서 화장실에 가서 세수를 했다. 거울 속 여자는 얼굴이 빨갰고, 눈이 무서울 만큼 반짝였다. 매일 아침 일곱 시에 일어나 남편에게 달걀을 삶아 주는 서른세 살 같지가 않았다.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만져 보니 팬티가 젖어 있었다. 메시지 하나에 젖어 본 게 정말 오랜만이었다.
【허위·남편】
방은 그녀가 잡았다. 완다 레인, 17층. 나란히 붙은 두 방, 1716호와 1718호. 사이에 벽 하나.
토요일 오후 네 시, 그녀는 먼저 나를 1716호로 데려갔다. 커튼을 치고, 스탠드를 켜고, 노트북을 책상 위에 놓았다. 화면에는 옆방이 떠 있었다. 큰 침대, 하얀 시트, 헤드보드를 따라 늘어선 따뜻한 노란 간접등. 침대 발치 쪽에서 비추는 각도라 침대 전체가 한눈에 보였다.
「카메라는 점심때 와서 달아 놨어.」 그녀가 말했다. 「옆방 TV장 위에. 소리도 들어와. 이거 써.」 그녀가 헤드폰을 건넸다.
「그 사람도 카메라 있는 거 알아?」
「알아. 내가 말했어. 렌즈가 어느 쪽을 향하는지도 알아.」 그녀는 헤드폰 줄을 정리해 내 손에 쥐여 주었다. 「규칙은 딱 두 개야. 첫째, 소리 내지 말 것, 건너오지 말 것, 벽 두드리지 말 것. 둘째, 내가 부르지 않으면 들어오지 말 것.」
「당신이 부르면 들어가도 돼?」
「내가 부르면, 그때 들어와.」
그날 그녀는 검은 슬립 원피스에 베이지색 니트 카디건을 걸치고 있었다. 머리를 풀고, 화장을 했고, 입술은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색, 붉은 쪽에 가까운 색이었다. 그녀는 쭈그리고 앉아 내 벨트 버클을 풀고, 지퍼를 반쯤 내리고, 보랏빛이 돌 만큼 단단해진 내 것을 한 번 보더니 피식 웃고 다시 지퍼를 올렸다.
「지금은 만지면 안 돼.」 그녀가 말했다. 「다 보고 나서야 돼.」
그녀는 일어나서 출근할 때처럼 내 이마에 입을 맞췄다. 그러고는 카드키를 들고 나갔다.
복도에서 하이힐 소리가 들렸다. 일곱 걸음, 멈춤, 카드 찍는 소리, 삑, 옆방 문이 열렸다가 닫혔다.
화면 속에서 그녀가 침대가 보이는 프레임 안으로 들어왔다. 카메라는 보지 않았다. 카디건을 벗어 의자 등받이에 걸고, 침대 끝에 앉아 두 손으로 시트를 짚고, 고개를 숙인 채 기다렸다.
헤드폰을 썼다. 귀에는 옆방 에어컨 소리와 그녀의 숨소리가 들렸다. 아주 가볍게, 한 번, 또 한 번, 평소보다 빨랐다. 두 손은 허벅지 위에 올려 두었는데 손바닥이 땀으로 흥건했다. 바지 앞섶이 터질 듯 팽팽해서 괴로웠지만 감히 만지지 못했다. 다 보고 나서야 된다고 그녀가 말했으니까.
네 시 구 분, 1718호의 초인종이 울렸다.
화면 속 그녀가 고개를 들고 일어나 치맛자락을 매만졌다. 문으로 가기 전에 잠깐 멈춰 고개를 돌려 TV장 쪽을 한 번 봤다. 딱 한 번. 그 눈길은 렌즈를 넘고 벽을 넘어 정확히 내 얼굴 위에 떨어졌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문을 열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