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싱글남】휴대폰 화면이 밝아졌다. 낙뢰 황색 경보. 이 도시는 올해 비가 정말 많아서 나는 이미 익숙해져 있었지만, 멀지 않은 곳에서 번개와 천둥이 몰아치고 있는 줄은 몰랐다. 저녁 일곱 시, 나는 지친 손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다 짬을 내 메시지를 흘끗 보았는데, 마침 D씨가 일 분 전에 보낸 것이었다. "안녕하세요, 계신가요?" 뒤이어 두 번째 메시지가 튀어나왔다. "저희는 여행 온 부부인데, 혹시 오늘 밤 시간 되세요?"
【나】"이렇게 갑자기요?" 내가 답했다. "제 아내가 당신 게시글을 보고 갑자기 꼭 한번 경험해 보고 싶어 해서요. 지금 와 주실 수 있나요?" 궁금해서 상대방 소개를 열어 보니, 예전에 그룹에 들어올 때 사진으로 한바탕 화제를 일으켰던 바로 그 부부였다—사진 퀄리티가 너무 높아서 하마터면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으로 오해받을 뻔했던. 그런데 소개에는 분명히 "싱글남 사절"이라고, 중요한 일이라 세 번이나 적혀 있었다. 그런데 왜 먼저 나에게 연락을 해 온 거지? 의아함 속에 놀라움이 섞여, 나는 답했다. "뭐…… 가능합니다."
【나】"안녕하세요, 검정 스타킹 가져와 주실 수 있나요? 기념으로 사진을 좀 찍고 싶어서요." "네, 괜찮습니다." "제 아내가 낯을 좀 가리니, 손길을 부드럽게 해 주세요." D씨는 말투가 아주 정중했는데, 그 조급함과는 어쩐지 맞지 않는 느낌이었다. 나는 손에 잡은 일을 서둘러 처리하면서 이 신비로운 부부를 생각했다. 창밖은 이미 어두워졌고, 한 줄기 번개가 하늘의 절반을 쪼개듯 밝혔다. 오늘 밤은 너무나 믿기 어려웠다.
【그녀·아내】한편 호텔 쪽에서 그녀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누구보다도 긴장하고 있었다. 월반을 거듭해 열여섯에 대학에 들어가고, 지금은 명문 학교에서 박사후연구원을 하는 사람—총명하고, 차갑고, 안 겪어 본 상황이 없는 그녀였다. 그런데 하필 이런 일에서만은 초보 같았다. 그 게시글을 본 것은 그녀 자신이었고, 마음속의 있어서는 안 될 그 간지러움에 밤새 제대로 잠들지 못했다. 남편에게 한번 해 보고 싶다고 말했을 때, 입 밖에 내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화끈거렸다. 지금 그녀는 문을 바라보며, 그 낯선 남자가 오기를 바라면서도 오는 것을 두려워했다. 무릎에 얹은 손끝이 차가웠다.
【D·남편】D씨는 그녀 곁에 앉아, 그 손바닥의 서늘함을 느낄 수 있었다. 게시글을 보고 마음이 동한 것은 그녀 자신이었지만, 정작 이 지경에 이르니 그녀가 누구보다도 두려워하고 있음을 그는 알았다. 그는 그녀의 손을 꼭 쥐었다. "싫으면 관두면 돼. 언제든 그만하자고 말해도 되고."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해 보고 싶다고 했다. 그의 마음속은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안쓰러움도 있고, 긴장도 있고, 그리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그녀가 완전히 불타오르는 모습을 보고 싶은 기대도 조금 있었다. 그에게조차 늘 조용하기만 한 그 아내의 속에, 대체 어떤 사람이 감춰져 있는지 그는 너무나 알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