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창회의 내기

1화1장 그는 나를 맥캘란 한 병에 걸었다

나그네 · 2676자 · 한국어

【두샤오란·아내】

7월 12일, 밤 8시 20분, 루저우 어항의 연화홀, 대학 동창회는 세 번째 술잔을 돌고 있었다. 나는 리샹둥 왼쪽에 앉아 미지근한 스프라이트 한 잔을 앞에 놓고, 누가 강 조망 아파트를 샀고 누가 디렉터로 승진했고 누가 회사를 싱가포르까지 넓혔는지를 벌써 사십 분째 듣고 있었다.

나는 서른 살, 워드 잉글리시에서 성인 회화를 가르친다. 저녁반, 7시부터 9시. 리샹둥은 서른하나, 물류회사 지역 매니저, 밑에 마흔 명을 거느린다. 걔네 기숙사 방은 네 명이었는데, 오늘 밤 셋이 왔고 마지막 하나는 아직이다.

내 수강생들한테 한 말이 있다. 동창회란 대규모 과거형 연습이라고, 다들 자기 past tense를 얘기하는데 전부 불규칙 변화라고.

녜촨이 문을 밀고 들어온 건 8시 반이었다. 서른하나, 리샹둥과 같은 방에서 4년을 이층침대 위아래로 잤던 사이. 지금은 빈장대로에서 고급차를 팔고, 모멘트에는 하루 세 번 카이엔이 올라온다. 대학 때보다 한 둘레 넓어졌고, 셔츠 소매는 팔꿈치까지 걷었고, 팔뚝에 시계 하나. 손에는 짙은 갈색 상자를 들고 와서 회전판 위에 놓았다.

“맥캘란 12년, 공항에서 집어 왔어. 라오웨이, 지각 사죄.” 라오웨이가 말했다, 거기 놔라, 오늘 밤 마지막까지 서 있는 놈 거다. 상자에는 면세점 라벨이 아직 안 떼져 있었고, 거기 ¥568이 찍힌 게 보였다.

【리샹둥·남편】

나는 술을 두 잔만 마신다. 누가 권해도 소용없고, 두 잔째 바닥을 보면 차로 바꾼다. 오늘 밤도 그랬다. 그러니까 머리는 맑았다. 녜촨이 샤오란을 몇 번 봤는지 셀 수 있을 만큼. 들어오면서 한 번, 앉으면서 한 번, 그녀가 휴지를 가지러 일어났을 때 세 번째, 본 건 허리 뒤였다.

“샹둥.” 녀석이 잔을 들고 나를 보며 웃었다. “네 와이프 요 몇 년 점점 예뻐지네, 어떻게 관리하는 거야?”

“관리할 필요 없어.” 나는 두 잔째를 비우고 잔을 엎어서 테이블에 놓았다. “얘는 반듯한 사람이야. 내기할래? 너 같은 놈은 세 번 데이트해도 손가락 하나 못 건드려.”

“나 같은 놈이 뭐 어때서?” “네가 잘 알잖아.”

녀석이 그 짙은 갈색 상자를 내 앞으로 밀었다. 상자가 회전판을 미끄러져 와서 내 찻잔에 부딪쳤다. “이 병 걸자. 세 번 데이트해서 내가 건드리면, 이거 네 눈앞에서 딴다. 못 건드리면, 네 거.”

라오웨이가 테이블을 치며 부추겼고, 회전판이 한 바퀴 돌았다. 나는 말했다, 콜. 취한 게 아니다, 겨우 두 잔이다. 대학 4년 이보다 훨씬 많이 마셨을 때도 물류학 챕터를 외울 수 있었다. 녀석한테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다, 내 마누라가 어떤 사람인지.

【두샤오란·아내】

테이블 밑에서 리샹둥 발을 밟았는데 다리 하나 까딱 안 했다. 나는 웃으면서 물었다. “나를 걸 거면, 판돈 의견은 먼저 물어봐야 하지 않아?”

“판돈은 네가 아니야.” 녜촨이 말했다. “술이지.” “두 선생님, 한마디 하시죠.” 라오웨이가 잔을 들었다.

“bet의 과거형도 bet, 불규칙 동사. 너희 대학 때부터 못 외우더니 지금 또 이래.” 테이블 전체가 웃었다. 나도 웃었다. 나는 긴장하면 썰렁한 농담을 한다. 수강생들은 나를 회화반 스탠드업이라고 부르는데, 그게 긴장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없다.

회전판이 또 한 바퀴 돌았고, 맥캘란 상자가 내 앞에서 멈췄다. 룸 에어컨은 20도, 상자는 차가웠고, 나는 그걸 무릎에 안았다. 치마 너머로 허벅지에 닿는 게, 남의 집 물건을 안고 있는 것 같았다. 녜촨은 회전판 너머로 내가 그걸 안는 걸 보고 있었고, 아무 말 없이 잔을 들어 찬 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

파할 때 리샹둥이 상자를 내 무릎에서 가져갔다. 택시 안에서 그가 말했다. “걔 얼굴 봤어?” 나는 녜촨 얼굴은 안 봤다. 리샹둥 얼굴을 보고 있었다. 귀가 조금도 안 빨갰다. 두 잔, 멀쩡한 정신, 멀쩡한 정신으로 나를 판에 걸었다.

집에 와서 그는 상자를 냉장고 위에 올려놓았다. “안 딴다. 걔가 졌다고 인정하는 날, 걔 앞에서 딴다.”

그러고는 세 마디를 했다. 에어컨 24도. 내일 수업엔 그 회색 치마 입어, 베이지는 너무 짧아. 위치공유 켜는 거 잊지 말고.

6년째, 그는 매일 비슷한 세 마디를 하고 나는 한마디 한마디 다 알겠다고 한다. 오늘도 알겠다고 했다. 하고 나서 한마디 보탰다. “내가 뭐 입는지까지 관리하면서, 내가 남한테 판돈으로 걸리는 건 관리 안 하네.”

“걸긴 뭘 걸어? 난 안 져.” 그는 돌아누워 잤고, 2분도 안 돼서 코를 골기 시작했다.

나는 누워서 부엌 냉장고가 웅웅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 위에 그 술병이 있다. 에어컨 24도, 나는 이불을 걷어찼다.

【두샤오란·아내】

다음 날 아침 7시, 화장실에서 이를 닦다가, 칫솔을 입에 문 채로 녜촨한테 위챗을 보냈다. “내기 첫 번째. 수요일 밤 9시에 수업 끝나. 장소는 네가 정해.”

보내고 칫솔을 컵에 도로 꽂았다. 손이 떨렸다. 거울을 보고 말했다, 두샤오란 너 서른이야, 위챗 하나 보내고 뭘 떨어, 남자 처음 보는 것도 아니고. 거울 속 사람은 설득되지 않았다. 입가에 치약 거품이 아직 묻어 있었다.

녜촨은 답이 빨랐다. “진심이야?” “너희가 어젯밤 진심이었으면 나도 진심이야.” “샹둥은 알아?” “자긴 안 진대.”

집 나서기 전에 리샹둥한테 말했다. 허락 구하는 게 아니라, 통보로. “수요일 수업 끝나고 약속 나가. 당신들 내기.”

그는 커피를 든 채로 3초 나를 봤다. “가. 네가 가야 내가 더 안심이지.” 내가 물러설지 보고 있었다. 나는 회색 치마를 입고, 지퍼를 끝까지 올렸다. 물러서지 않았다.

【녜촨·단남】

수요일 밤 9시, 나는 그 흰색 카이엔 시승차를 워드 잉글리시 건물 아래 세웠다. 9시 4분 그녀가 유리문에서 나왔다. 회색 치마, 흰 셔츠, 캔버스 가방. 빠르게 걷고, 고개를 숙이고, 차 옆에 와서야 들었다.

친구 마누라. 이 다섯 글자가 토요일 밤부터 머릿속을 맴돌았다. 다른 호칭도 시도해 봤다. 샹둥 와이프, 안 돼, 훔치는 것 같아. 두 선생님, 너무 농담 같아. 샤오란, 너무 가까워.

오늘 오후 전시장 화장실에서 이 다섯 글자를 소리 내서 한 번 읽어 봤다. 읽고 나니 내가 서 있는 걸 알았다. 이건 아무한테도 말할 생각 없다, 그녀한테도.

그녀가 차 문을 열고 들어와 앉았고, 첫마디는 “에어컨 몇 도야?” “19.” “너희 차 파는 사람들은 다 이렇게 추워?” “시승차야, 고객이 체험해야지.” 그녀는 캔버스 가방을 무릎에 올렸다. “체험했어.”

나는 시동을 안 걸었다. “먼저 하나 물을게. 진짜 오고 싶어서 온 거야, 아니면 걔한테 오기 부려서?”

“오기가 3할.” “나머지 7할은?” “나머지는 오늘 안 가르쳐.”

그녀가 고개를 돌려 나를 봤다. 실내등은 따뜻한 색이었고, 그녀의 쇄골을 비췄다. 셔츠 두 번째 단추는 잠겨 있었다. “나도 먼저 한마디 할게. 그 술은 우리 집 냉장고 위에 있어. 언젠가 내가 ‘이 술, 내가 마실게’라고 하면 내기는 무효야. 너도 물러나고 그 사람도 물러나고, 아무도 왜냐고 묻지 않기.”

“한마디로?” “한마디로. 그 술은 너희 판돈이고, 이 한마디는 내 판돈이야.”

“알았어.” 내가 말했다. “그리고, 안 와도 아무도 너한테 뭐라 못 해. 나도 샹둥도.”

“알아.” 그녀는 안전벨트를 당겨 채웠다. “그래서 온 거야. 출발해. 이 차 계속 안 움직이면 너희 점장이 나를 손님인 줄 알겠다.”

우리는 강변의 일식집에 가서 바에 앉았다. 그녀는 매실주 온더록스, 나는 아이스 우롱차. 두 시간 내내 그녀는 수강생 얘기를 했다. 마흔다섯 살 사장님이 “I’m boring”을 입버릇처럼 쓰는데, 매번 웃음을 참다가 수업 끝나고 계단실에 가서 웃는다고.

나는 네 번 웃었다. 네 번 중 세 번 그녀는 나를 봤다. 본 건 입이었다. 네 번째엔 잔을 쥔 내 손을 봤다. 보고 나서 자기 손을 무릎에서 바 위로 옮겼다. 아주 천천히, 실수로 올려놓은 것처럼.

계산할 때 나는 카드를 꺼내려고 손을 뻗었다. 찬 차 잔에서 막 뗀 손, 차가웠다. 그녀의 손이 거기 있었다. 나는 그 위에 덮었다.

그녀는 빼지 않았다. 그녀 손이 내 손보다 뜨거웠다. 막 뜨거운 걸 쥐었던 것처럼 뜨거웠다, 마신 건 얼음 넣은 매실주인데. “손 진짜 차네.” “찬 차 잔을 오래 쥐고 있어서.” “그럼 쥐고 있어.”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한 모금 더 마셨다. “나 오늘 더워.”

나는 쥐고 있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내 손 밑에서 한 번 움직였다. 빼는 게 아니라, 뒤집어서, 손바닥을 위로, 내 손바닥에 맞댔다. 우리는 그렇게 2분을 앉아 있었다. 아무도 말이 없었고, 앞에서 요리사가 생선을 썰고 있었다.

【두샤오란·아내】

그는 손만 잡았다. 바에서 주차장까지 잡고, 차 문이 열리는 순간 놓았다. 나는 조수석에 앉았다. 시트는 따뜻했고, 에어컨은 여전히 19도, 손등엔 그의 손 온도가 남아 있었다. 차가운 온도가 아파트 단지 입구까지 가시지 않았다.

차 안에서 농담을 하나 더 했다. 우리 학원 프런트 얘기. 그는 안 웃었다, 길을 보고 있었다. 농담을 하면서 나는 치마에 손을 두 번 문질렀다. 문지른 건 그가 잡았던 쪽 손이었다.

그는 단지 안으로 안 들어왔다. “두 번째는 언제?” “다음 주 수요일.” “장소는?” “네가 정해.” 내가 말했다. “차 파는 사람 아니야? 에어컨 있는 데로 찾아.”

그는 알겠다고 했다. 나는 내려서 문을 닫았다. 차는 안 갔다. 단지 입구까지 걸어가서 돌아보니 아직 서 있었고, 헤드라이트가 켜져 있었다.

올라가다가 3층과 4층 사이 계단참에 멈춰 섰다. 계단 등은 소리 감지식이라 기침을 한 번 하고서야 켜졌다. 휴대폰을 꺼내 리샹둥한테 한 통 보냈다.

“첫 번째, 걘 손만 잡았어. 당신 졌어, 안 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