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다섯 시 사십 분, 나는 마지막 접시인 쏭수구이위를 상에 올렸다. 메이디 밥솥이 보온으로 넘어가면서 삑 하고 울렸고, 주방에는 레인지후드 돌아가는 소리만 남았다. 쏘가리는 아침 일곱 시에 시장에서 고른 거다. 한 근에 38위안, 장사꾼이 칼집을 내줬고, 들고 와서 싱크대에 점심때까지 살려뒀다.
천위는 베란다에서 전화를 하고 있었다. 목소리를 한껏 낮춰서. “위 이사님, 어디쯤 오셨어요? ……네네네, 천천히 오세요, 급할 거 하나도 없습니다, 요리 이제 막 올렸어요.”
내 이름은 장웨, 서른셋이다. 결혼 구 년, 집에 들어앉은 지 육 년. 그전에는 시 방송국에서 편집을 했다. 심야 시간대라 녹음 끝내고 건물을 나오면 새벽 두 시였고, 입구 경비 아저씨는 매번 나한테 잘 자라고 한마디씩 해줬다.
지금 나는 하루에 삼백 마디도 안 한다. 절반은 시장에서 생선 파는 사람한테 하는 말이고, 나머지 절반은 배달 기사한테 하는 말이다. 문 앞에 두시면 돼요, 감사합니다.
천위는 서른다섯, 빈장 단지에 있는 회사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를 한다. 올해 유월에 고급 등급을 땄고 명단이 사내망에 붙었다. 그걸 아파트 단톡방에 한 번 올려서 자랑했는데, 나는 캡처해서 앨범에 저장해뒀다. 그는 모른다.
오늘 오는 사람은 위청, 마흔일곱, 천위 입으로는 은인이다. 팔 년 전 천위가 막 입사했을 때 위청이 그 라인을 맡고 있었고, 정규직 전환에 사인해준 게 그 사람이다. 반년 전에 위청은 자리를 옮겼다. 그룹이 남쪽에 둔 다른 자회사로 갔고, 천위 쪽 라인하고는 더 이상 접점이 없다.
그래도 천위는 일 년에 두 번은 대접한다. 단오에 한 번, 추석에 한 번. 오늘은 추석을 앞당겨서 하는 자리고, 날짜는 자기가 정했다. 정하고 나서야 나한테 반찬 몇 가지 사라고 말했다.
“너 옷 좀 갈아입어.” 천위가 베란다에서 들어오면서 나를 한 번 훑었다. “앞치마 두르고 손님 맞지 말고.” “뭘 갈아입어?” “아무거나. 그래도 명색이 윗사람이잖아.” “이제 당신 윗사람 아니잖아.” “그렇게 말하는 거 아니야.” 그는 식탁 위 각티슈를 반듯하게 놓았다. “사람은 옛정을 알아야지.”
나는 안방에 들어가 앞치마를 침대에 던졌다. 옷장 둘째 칸에 남색 홈드레스가 하나 있다. 무릎까지 오고 앞에 단추가 한 줄로 달린 거. 결혼 삼 년째에 산 거고, 169위안, 다섯 번도 안 입었다.
그걸 입고, 서랍을 열어 검정 팬티스타킹을 꺼냈다. 40데니어, 마트 세 켤레 묶음, 19.8위안. 신고 전신 거울 앞에서 반 바퀴 돌았다. 치맛단은 무릎 위 손가락 두 마디에서 멈췄고, 다리를 움직이면 나일론의 광택이 따라 움직였다.
내 다리는 예쁘다. 이 말을 누가 나한테 마지막으로 해준 건 2019년, 천위가 했다. 그 말을 한 다음부터 구 년 동안 그는 내 몸의 어느 한 군데도 다시 입에 올린 적이 없다. 지금 그가 나를 보는 건 거실 정수기를 보는 거랑 비슷하다. 목마를 때만 고개를 숙인다.
그가 나를 마지막으로 만진 건 삼월 이십육 일이다. 날짜를 기억하는 건 그날 에어컨 실외기에서 물이 새서 관리실이 한밤중에 고치러 왔기 때문이다. 십일 분, 중간에 그의 휴대폰이 두 번 울렸고, 두 번째는 받았다. 프로젝트 얘기였다.
거실 초인종이 울렸다. 나는 맨 위 단추를 풀었다가, 이 초쯤 서 있다가, 도로 잠갔다.
위청은 월병 두 상자를 들고 들어왔다. 다오샹춘 선물세트, 다른 손에는 술 한 병. 키가 크고 어깨가 두껍고 머리는 아주 짧게 깎았는데 구레나룻에 흰 게 섞여 있었다. 셔츠 소매는 팔뚝까지 걷어 올렸고, 낡은 카시오 시계를 찼는데 줄이 닳아서 보풀이 일어 있었다.
“사모님, 안녕하세요.” 그는 월병을 신발장 위에 놓았다. “천위가 음식 솜씨 좋다고 하도 그래서, 빈손으로 오는 건 아니다 싶어서요.” “뭘 이런 걸 다 하세요.” 내가 받아들었다. “어서 앉으세요, 생선 식어요.” “그렇게 높여 부르지 마시고.” 그는 허리를 굽혀 신발을 갈아 신었다. “천위보다 열두 살 많을 뿐이지, 사모님보다 항렬이 대단히 위인 것도 아니고.”
네 가지 요리에 탕 하나. 쏭수구이위, 마늘 다진 것 올린 당면 새우, 강낭콩 마른볶음, 가이란 데침, 그리고 늙은 오리탕 한 솥. 오리탕은 오후 두 시부터 지금까지, 세 시간 반을 고았고 중간에 기름을 두 번 걷어냈다.
위청이 생선을 한 젓가락 집어 씹고 나서 말했다. “이건 불 조절이 어려운 건데, 밖에서는 다들 너무 튀겨서 질겨져요. 사모님은 딱 맞네요.” “집에서 할 일 없으니까 이런 거나 연구하는 거죠.” 천위가 나 대신 대답했다. “하루 종일.” 나는 받아치지 않고 일어나서 위청 앞에 탕을 반 그릇 더 떠줬다.
천위가 그 술을 따서 위청 잔을 가득 채우고 자기는 반 잔만 따르더니 고개를 들어 나를 봤다. “너는 안 마시지.” “나는 안 마셔.” 내가 말했다. 그날 저녁 내내 나는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았고, 위층에서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릴 만큼 말짱했다.
앞의 삼십 분은 전부 천위가 떠들었다. 프로젝트 얘기, 새로 온 총괄이 왕 씨라는 얘기, 삼분기 검수가 어디서 막혔다는 얘기, 누구누구는 사람 노릇을 못 한다는 얘기. 위청은 계속 응, 하다가 가끔 한마디 물었는데 아주 짧게 물었다.
“이사님, 저 내년에 한 칸 더 올라가고 싶습니다.” 천위가 술을 더 따르다가 식탁보에 조금 흘렸다. “길 좀 잡아주십시오.” 위청이 손을 뻗어 잔을 눌렀다. “천위, 내가 솔직한 얘기 하나 할게.” “말씀하십시오.”
“나 옮긴 지 반년이야. 너희 그 라인은 지금 새 총괄 소관이고, 인사는 인사팀 소관이야. 나는 한 글자도 못 끼어들어.” 그가 잠깐 멈췄다. “너 올해 그 고급, 사월에 이미 다 정해진 거야. 그때 나는 인수인계 중이었고. 명단도 나는 몰랐어, 네가 단톡방에 올려서 그때 본 거야.”
“그거야 다르죠, 그때 이사님이……” “그때는 그때고.” 위청이 픽 웃었는데, 아주 옅은 웃음이었다. “나는 지금 너를 도와줄 수도 없고, 해칠 수도 없어. 앞으로 이사님 소리 하지 말고 라오위라고 불러. 오늘 이 밥은 먹을 테니까, 내년엔 부르지 마.”
나는 옆에서 고개를 숙이고 반찬을 집으면서 똑똑히 다 들었다. 한 글자도 놓치지 않았다. 이 말을 나는 속으로 두 번 되짚었고, 두 번째로 되짚을 때 젓가락을 내려놨다.
천위는 좀 굳은 얼굴로 웃었다. “그런 말씀이 어디 있습니까, 제가 이사님 모시는 건 정 때문인데요.” 그는 반 잔을 한 번에 털어 넣었다. “그럼 우리 친구로 마시죠.” “친구로 마시자.” 위청이 말했다.
나는 일어나서 주방으로 탕을 뜨러 갔다. 위청의 눈이 나를 한동안 따라왔다. 허리에서 다리까지 훑고, 내가 주방 문으로 꺾여 들어갈 때까지 거두지 않았다.
이 구 년 동안 아무도 나를 그렇게 본 적이 없다. 음흉하게 훑는 그런 게 아니라, 여자 하나로 보는 것, 위에서 아래까지 다 보고도 시선을 피하지 않는 것. 나는 주방에 십 초쯤 서 있다가 탕을 떴다. 손은 떨리지 않았다.
상으로 돌아오자 위청이 나한테 물었다. “사모님은 전에 무슨 일 하셨어요?” “시 방송국에서 편집이요.” “무슨 채널이요?” “음악 채널, 심야 시간대요.” “《달빛 우편함》?” 그가 젓가락을 내려놨다. “열두 시부터 두 시까지 하던 그거?”
나는 멍해졌다. “들으셨어요?” “2015년에 영업 뛰느라 한 달에 고속도로를 여덟 번씩 탔어요. 밤에는 그거로 버텼고.” 그가 말했다. “어떤 여자가 청취자 사연을 읽어주는데, 목소리를 유난히 낮춰서 읽고, 다 읽고도 코멘트 한마디 없이 바로 노래를 틀더라고. 기억나요.” “그게 저예요.”
“어쩐지.” 그가 나를 봤다. “말끝을 아래로 떨어뜨리는 게, 그때랑 똑같네.”
천위가 한마디 끼어들었다. “걔 그거 몇 년 전 일인데요, 지금은 매일 집에서 홍샤오러우나 연구합니다.” 그러고는 자기가 하하 두 번 웃었다. 상에서 같이 웃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탕을 마셨다. 탕이 짰다. 소금 넣을 때 손이 한 번 떨렸었다. “천위.” 위청이 말했다. “그 말은 듣기 안 좋다.” “농담이죠 뭐.” 천위가 손을 저었다. “여보, 농담이야.” “알아.” 내가 말했다.
나는 그의 그릇에서 생선 가시를 발라내 접시 옆에 놓아줬다. 이 구 년 동안 매 끼니 그랬던 것처럼. 그는 먹었고, 고개는 들지 않았다.
이 구 년 동안 나는 아무도 칭찬해주지 않는 것들을 많이 배웠다. 어느 마트가 화요일에 세일하는지, 에어컨 필터는 얼마 만에 씻어야 하는지, 셔츠 깃의 누런 때는 뭘로 불려야 하는지. 거실에 혼자 열한 시까지 앉아 있는 것도 배웠다. 야근하고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돌아오면 씻고 휴대폰 보다가 잠드는 걸 지켜보는 것도.
여덟 시 사십 분, 술병이 비었다. 천위는 목덜미까지 벌게져서 일어서다가 한 번 휘청했다. “안 되겠다, 이걸로는 모자라, 한 병 더 해야지.” “그만 마셔.” 위청이 말했다. “나는 운전해야 하고.”
“이사님이 안 드시면 제가 마시죠.” 천위가 열쇠를 더듬었다. “아래층 패밀리마트에 있어요, 제가 내려가서 사 올게요, 십 분이면 됩니다.” “가는 김에 쓰레기 좀 들고 가.” 내가 말했다. “어.” 그는 현관의 쓰레기봉투를 집어 들고 돌아서서 위청한테 손을 한 번 흔들었다. “앉아 계세요, 집사람이 말동무해 드릴 겁니다.”
문이 닫혔다. 복도 센서등이 한 번 켜졌고, 계단 내려가는 발소리가 삼층에서 꺾이자 더는 들리지 않았다.
집 안에는 두 사람하고, 치우지 않은 그릇 한 상이 남았다. 오리탕 위에는 흰 기름이 한 겹 엉겨 있었다. 위청은 젓가락을 그릇 위에 가로로 걸쳐놓고 등받이에 기댄 채 아무 말 없이 그냥 나를 보고 있었다.
화웨이 시계가 한 번 울렸다, 여덟 시 사십삼 분. 그가 가는 그 패밀리마트는 주말이면 문밖까지 줄이 서서, 왕복 삼십 분으로도 모자란다.
소파 위쪽에는 우리 웨딩 사진이 걸려 있다. 육십 인치, 2017년에 다시 찍은 거고, 액자는 스튜디오에서 준 거다. 사진 속에서 나는 튜브톱을 입고 이를 다 드러내고 웃고 있다.
“댁은 사진을 높이 거셨네요.” 위청이 고개를 들어 한 번 보았다. “보통은 침대 머리맡에 걸던데.” “거실에 걸어야 집 같아 보인다고 저 사람이 그래서요.” 내가 말했다. “그럼 제대로 걸었네.” 그러고 그는 고개를 숙이고 한 번 웃었는데, 그 웃음은 사진을 보고 웃은 게 아니었다.
“사모님.” 위청이 입을 열었다. “그릇은 제가 치워드릴게요.” “됐어요.”
나는 손에 들고 있던 행주를 내려놓고, 식탁 모서리를 돌아, 그의 의자 앞까지 가서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