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2일, 난징. 대학 동기 허웨이가 결혼한다. 호텔은 청난에 있고 17층 연회장이다. 아침 일곱 시 반부터 나는 신부한테 붙들려 분장실 의자에 앉아 화장을 고쳐야 했다.
내 이름은 쑤만, 서른둘, 광고 회사 카피라이터다. 화장품도 쓰고 자동차도 쓴다. 신부는 허웨이의 아내인데 나랑은 별로 친하지 않다. 머릿수 채우는 들러리다——친정 쪽에서 사촌 언니 둘밖에 안 와서 그림이 안 나온다고 했다. “만 언니, 다리가 진짜 미쳤네요.” 메이크업하는 애가 내 드레스 등 지퍼를 올리면서 말했다. “서른둘이요? 안 믿겨요.”
“안 믿어도 돼.” 나는 일어나서 치맛자락을 한 번 털었다. 짙은 남색 새틴, 오른쪽 트임은 허벅지 맨 위에서 십 센티 아래까지. 서 있으면 안 보이는데 걸으면 다 보인다.
남편 천하오는 문밖에서 전화 중이다. 회사에 표 하나 달라고 재촉하고 있다. 그도 우리 동기, 전자과다. 6년 전에 이 도시에서 나랑 혼인신고를 했다. 우리 둘은 오늘 아침 G7368을 타고 왔고, 그는 고속철에서 내내 잤다. 침이 내 어깨에 묻었다.
결혼 6년. 구러우에서 두 시간 줄을 서서 탕위먀오를 사 주던 남자는, 베개에 휴대폰을 세워 놓고 새벽 한 시 반까지 게임하는 남자가 됐다. 돈을 못 번다고 투정하는 게 아니다. 그는 나보다 많이 번다. 내 말은, 지난달에 실크 잠옷을 샀는데——육백팔십 위안, 세 번 입었다——그는 단 한 번도 이쪽을 보지 않았다는 거다.
마지막으로 한 건 7월, 에어컨 켠 방에서, 8분. 끝나고 그는 “내일 아침 회의야”라고 하고 돌아누웠다. 나는 그의 등 뒤에서 눈을 뜬 채 두 시까지 누워 있었다. “신랑 쪽 들러리 왔어?” 신부 엄마가 문간에서 소리쳤다.
“왔어요, 왔어요.” 메이크업하는 애가 마스카라 뚜껑을 닫았다. “저우 사장님 방금 올라오셨어요. 검은 벤츠를 현관에 대 놔서 경비도 빼 달라는 말을 못 하던데요.” 내 손에 든 립스틱이 반 초쯤 멈췄다. “어느 저우 사장.” “저우카이죠, 저우 사장이 또 누가 있어요.”
10년 만이다. 마지막으로 본 건 내가 결혼하던 해 동창회에서였다. 그는 많이 마셨고, 갈 때 나한테 “잘 살면 됐지”라고 한마디 하고는 그걸로 끝이었다. 그날 그가 낸 축의금은 만 일 위안, 딱 만에서 일 위안을 더한 액수였다. 지금까지 기억하는 건, 그 자리에서 홀수를 낸 사람이 그 하나뿐이었기 때문이다.
여덟 시 이십 분, 그가 부케를 가지고 들어왔다. 짙은 회색 정장, 넥타이는 안 맸고, 셔츠 맨 위 단추는 풀려 있다. 머리는 대학 때보다 짧아졌고 몸은 한 겹 두꺼워졌다. 손목의 시계 줄이 옅은 자국을 냈다. “쑤만.” 먼저 부른 건 그였다. “저우카이.” 나는 일어섰다. “사장님 다 되셨네.”
“작은 공장이야, 전원 모듈. 여든 명 남짓.” 그는 부케를 테이블에 놓았고, 눈이 내 얼굴에서 아래로 한 번 내려가다가 트임 있는 데서 잠깐 멈췄다가 다시 올라왔다. “너 하나도 안 변했다.” “변했어, 이 킬로 쪘어.” “어디가.” “허리.” “모르겠는데.”
“너는 딱 거기까지야, 아직도 밑으로는 말을 못 하네.” 말해 놓고 나 혼자 웃었다. 그는 대꾸를 못 했고 귀뿌리가 빨개졌다. “남편은.” 그가 물었다. “밖에서 전화해.” 내가 말했다. “회사 그 보고서, 일 년 삼백육십오 일 중에 삼백 일은 문제가 터져.” “천하오, 잘 사는구나.”
“잘 살지.” 나는 립스틱을 돌려 넣었다. “좋은 사람이야, 진짜로. 그냥——됐다. 너는 결혼했어?” “안 했어.” “왜.” “바빠서.” “저우카이, 그 핑계 스물둘부터 서른둘까지 하나도 안 바꿨네.”
아홉 시 반에 신부를 데리러 가고, 열한 시 십팔 분에 예식, 열두 시에 피로연. 우리 테이블은 전부 동기들이다. 남자 쪽은 백주, 여자 쪽은 주스. 천하오는 내 옆에 앉았고 석 잔째에 벌써 얼굴이 빨개졌다. “천하오 너 되는 거 맞냐.” 맞은편의 라오마가 테이블을 쳤다. “옛날엔 쑤만한테 고백할 배짱도 없더니, 술도 못 마셔?”
“배짱 있어.” 천하오가 잔을 탁 내려놓았다. “배짱 없었으면 얘가 나랑 6년을 살았겠냐.” “그럼 저우카이는?” 라오마는 입에 문이 없다. “저우카이 그때 여자 기숙사 밑에 몇 번을 서 있었냐, 한마디도 못 하고. 저우카이, 네가 말해 봐. 그 요구르트 두 개, 몇 달을 갖다 줬냐?”
테이블이 웃었다. 저우카이는 대각선 맞은편에 앉아 있다가 잔을 들고 일어섰다. “반년. 걔는 계속 룸메이트가 부탁해서 가져다주는 줄 알았고.” 그의 잔에 든 건 차였다. 라오마가 술을 따르려는 걸 손으로 막으면서, 차가 현관에 있고 저녁에 허시까지 운전해서 가야 한다고 했다. 테이블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술에 입을 안 댄 건 그 하나였다.
“왜 말 안 했어?” 내가 물었다. 이 말이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테이블이 반 초쯤 조용해졌다. 그는 나를 보면서 말했다. “그땐 널 야자 끝나고 데리러 오는 놈이 있었으니까.” 그러고는 잔에 남은 차를 다 마셨다. 천하오가 옆에서 껄껄 웃었다. “데리러 간 게 나야, 인정한다.” 그의 손이 내 어깨에 올라왔다. “여보, 봐라, 너 옛날에 얼마나 인기였는지.”
나는 살짝 웃고 그의 손을 어깨에서 내렸다. “흔들지 마, 화장 번져.” 오후 두 시 반에 파했다. 저녁엔 동기들 야식 자리가 하나 더 있다. 호텔 20층 양식당으로 잡았다. 나는 방에 올라가 신발을 갈아 신었다. 하이힐이 발을 갉아먹는다.
1806호. 문을 살짝 열어 둔 채 허리를 숙여 발목의 가는 끈을 풀려는데, 손가락이 닿자마자 문을 두 번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쑤만, 신부가 축의금 주머니 전해 주래.” 저우카이가 문 앞에 서 있었다. 손에 빨간 비단 주머니 두 개. “들어와서 테이블에 놔.” 나는 일어나지 않고 허리를 숙인 채 그 끈과 씨름하고 있었다.
그는 주머니를 내려놓고, 내 비스듬한 뒤쪽에 선 채 나가지 않았다. 방 에어컨은 22도, 커튼은 반쯤 쳐져 있고, 오후 세 시의 빛이 비스듬히 들어와 마침 내 다리에 떨어져 있었다. “안 풀려?”
“이 신발 사람 죽이네.” 나는 침대 끝에 털썩 앉아 오른발을 들어 옆의 일인용 의자에 올렸다. 드레스 트임이 다리를 따라 미끄러져 허벅지 맨 위까지 벌어졌다. “너 손가락 가늘잖아, 네가 해.” 그는 두 초쯤 굳어 있다가 쭈그리고 앉았다. 손가락이 내 발목에 닿는 순간, 차가웠다. 그는 그 잠금장치를 아주 느리게 풀었다. 나 혼자 푸는 것보다 느렸다.
“내 다리 얘기 아직 기억하는구나.” 내가 말했다. “무슨 얘기.” “이학년 여름에 네가 밑에서 내가 계단 내려오는 걸 보다가 동기들한테 걸려서 한 달 내내 놀림받았잖아.” 그의 손이 멈췄다. “너도 알고 있었어.” “과 전체가 알았어. 아무도 못 봤다고 생각한 건 너 하나뿐이고.”
끈이 풀렸다. 그는 바로 손을 놓지 않았다. 엄지가 내 발목 뼈 위를 누른 채로, 이 초, 삼 초. 나는 다리를 빼지 않았다. “저우카이.” “응.” “그때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던 거야?” 그는 일어나 반걸음 물러섰다. “하려던 말을 지금 하는 건, 적절하지 않아.”
“뭐가 적절하지 않은데.” 나는 신발을 집어 들었다. “나는 결혼했고 너는 안 했고. 어느 조항이 적절하지 않은지 말해 봐.” “네 남편이 밑에서 술 마시고 있잖아.” “걔는 걔대로 마시면 되지.” 나는 신발을 문 쪽으로 던지고 맨발로 일어섰다. 그보다 머리 하나가 작다. “그냥 물어보는 거야. 그때 일은 내가 반년을 기다렸어. 너는 한 글자도 안 줬고. 나는 오늘 듣고 싶어.”
복도에서 누가 짐수레를 밀고 지나가면서 바퀴 소리가 덮쳐 왔다. 그의 목젖이 한 번 움직였고, 마지막에 나온 건 한마디뿐이었다. “밤에 많이 마시지 마.” 그리고 그는 갔다. 문이 그의 등 뒤에서 닫히면서 바람이 일었다. 나는 방에 혼자 맨발로 서 있었다. 발목의, 그가 눌렀던 자리가 아직 뜨거웠다.
저녁 그 자리에서 천하오는 여덟 시부터 열 시 반까지 마셨다. 백주와 맥주를 섞어 마셨고, 라오마가 따르면 따르는 대로 목에 부었고, 중간에 ‘일생에 네가 있어’까지 불렀는데 음이 하도 나가서 종업원까지 웃었다.
나는 내내 스파클링 와인, 두 잔. 잔에는 아직 반이 남아 있었다. 나는 멀쩡했다. 대각선 맞은편에 앉은 저우카이가 하룻밤에 나를 몇 번 봤는지 셀 수 있을 만큼 멀쩡했다. 일곱 번. 열 시 사십 분, 천하오는 테이블에 엎어졌다. 라오마와 다른 두 명이 한쪽씩 부축해 엘리베이터 쪽으로 끌고 갔다. “사모님은 다음 거 타세요, 이거 좁아요.”
중간에 그는 잔을 들고 일어나 한바탕 연설도 했다. 이 테이블 사람들은 스무 살부터 서른둘까지 알고 지낸 사이라고, 허웨이가 오늘로 드디어 마지막 한 자리를 채웠다고. 다 말하고 자기가 먼저 울었고, 라오마한테 의자로 눌러 앉혀졌다.
내가 그에게 휴지를 건네주다가 고개를 들었는데 마침 저우카이의 눈과 부딪쳤다. 그는 피하지도 웃지도 않고 그냥 나를 봤다. 삼 초쯤 보다가 고개를 숙이고 젓가락을 움직였다. “자, 1806에 데려다 놔. 카드는 왼쪽 주머니.” “사모님은 안 올라가 보고요?” 라오마가 천하오의 팔을 낀 채 물었다.
“안 토해. 이 사람은 많이 마시면 자기만 하지 안 토해. 6년인데 내가 모르겠어.” 내가 말했다. “옆으로 눕혀 놔.”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복도엔 나와 저우카이, 그리고 테이블 치우는 종업원만 남았다. “너도 방으로 가?” 그가 물었다. “18층.” 내가 말했다. “같이 가.”
두 번째 엘리베이터가 왔다. 비어 있었다. 우리 둘이 타고, 문이 닫힌 그 일 초 뒤에 나는 손을 뻗어 옆에 있는 빨간 비상 정지를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