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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1장 그가 말했다, 하룻밤 바꾸자

온윤 · 2743자 · 한국어

11월 8일 토요일 오후 세 시 이십 분, 내비게이션은 아직 14킬로미터 남았다고 했고 앞쪽은 한 줄로 꽉 막혀 있었다. 루밍은 파사트를 탕산의 그 낡은 거리 옆에 세우고, 대나무 장대를 실은 삼륜차가 비켜 주기를 기다렸다.

“두 시까지 온다고 했잖아.” 내가 말했다. “중간에 국수 먹었잖아.” 그는 고개도 들지 않았다. 휴대폰 속 그 판은 아직 삼십 초 남아 있었다.

내 이름은 장레이, 서른네 살, 건자재 공급망 회사에서 재무이사를 하고 있고 밑에 여덟 명이 있다. 11월은 일 년 중 내가 제일 바쁜 달이고, 이 이틀 휴가는 내가 억지로 낸 것이다. 호텔은 그가 예약했다. 하룻밤에 1980위안, 거기에 680위안을 더 내고 독채 온천 마당을 하나 잡았다.

나오기 전에 나는 살구색 볼포드로 갈아 신었다. 한 켤레에 480위안, 세 번 신었다. 내 몸에서 제일 값나가는 건 다리다. 2016년에 루밍이 나를 쫓아다닐 때 첫마디가 “그 다리는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안 되는 다린데”였다. 그가 마지막으로 내 다리가 예쁘다고 한 게 언제인지는 대화 기록을 뒤져야 알 수 있다.

네 시 십 분에 체크인했다. 프런트 아가씨가 카드키 두 장을 밀어 주었다. “루 선생님, 2308호요. 온천 마당은 서쪽 C7이고 일곱 시 이후에 열려요. 카드키 대고 들어가시면 됩니다.”

“수건은 충분한가요?” 내가 물었다. “한 사람당 두 장이요. 모자라면 9번 누르세요.”

방은 서향이었고, 창밖으로 온천 별채 지붕들 위에 흰 김이 올라오고 있었다. 루밍은 들어오자마자 콘센트부터 찾아 보조배터리를 꽂고 침대에 벌렁 누웠다.

“안 담글 거야?” 내가 물었다. “좀 쉬고.” 그는 팔로 눈을 가렸다. “너 먼저 대탕 가 있어. 나 삼십 분만 잘게.”

우리는 결혼 9년 차다. 혼인신고 하던 날 장닝 민정국 앞에서 사진을 한 장 찍었고, 그는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있었다. 집에는 우리 둘뿐이고 고양이도 안 키운다. 그가 마지막으로 나를 안은 건 9월 27일이다. 그렇게까지 정확히 기억하는 건 그다음 날 감사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대탕 쪽은 사람이 많지 않았다. 나는 스타킹을 탈의실 사물함에 벗어 두 번 접어 가방 맨 위에 넣었다. 공용탕은 수영복을 입어야 해서 검은 원피스 수영복을 입었는데, 어깨끈이 살을 한 줄 눌러 자국을 냈다.

물은 41도였고, 탕 옆에는 심장병과 고혈압은 들어오지 말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나는 탕 가장자리에 기대 두 다리를 쭉 펴서 물 위에 띄웠다. 발등을 팽팽하게 폈다. 하루 중 제일 편한 십 분이다.

물에 들어간 지 오 분도 안 돼서 옆 탕에서 누가 말을 걸었다. “언니, 그 다리 만든 거예요, 타고난 거예요?”

서른예닐곱쯤 된 여자였다. 양모 파마에, 가슴 두 덩이가 수영복을 바깥으로 밀어내고 있었고, 웃으면 눈이 실처럼 가늘어졌다. “타고났어요.” 내가 말했다. “열받네.”

“나 서른여섯인데 작년부터 에어로빅 시작해서, 일 년 하고 무릎에 물 찼어요.” 그녀가 물을 한 번 쳤다. “몇 살이에요?” “서른넷이요.” “안 그래 보이는데. 무슨 일 해요?” “사무실에 앉아 있어요.”

그녀는 쑤팅이라고 했고, 도심 동쪽에서 네일숍을 한다고 했다. 기술자 둘을 데리고 있는데 일이 밀려서 정신이 없다고. 그녀의 남편이 맞은편 탕에서 물을 헤치고 건너왔다. 손에 생수 두 병, 키는 180을 조금 넘고, 어깨가 두껍고 배는 평평했으며, 가슴에 오래된 흉터가 하나 있었다.

“웨이쑹입니다.” 그가 한 병을 건넸다. “건자재 하고, 이건 현장에서 떨어져서 생긴 거예요.” “장레이예요.” 내가 말했다. “우리 회사도 건자재예요. 같은 업계네요.”

“어느 쪽 하세요?” “재무요.” “돈 쥐고 있는 쪽이네.” 그가 살짝 웃었고, 눈이 물속 내 다리 쪽으로 한 번 훑고 지나갔다. 훑고 나서 거둬들였다. 피하지도 않았고, 붙박아 놓고 보지도 않았다.

“난 마흔이고.”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자기 나이를 스스로 댔다. “얘보다 네 살 많아서 맨날 늙었다는 소리 들어요.” “늙었잖아.” 쑤팅이 말했다.

우리 넷은 탕 안에서 삼십 분 넘게 얘기했다. 웨이쑹은 말이 느렸고, 한마디 하면 한마디였다. 자기네 업계는 작년에 수금 주기가 90일에서 180일로 늘어졌다고 했다. 나는 우리는 더하다고, 제일 긴 건이 320일째 걸려 있다고 했다. “그럼 재무는 맨날 욕먹겠네.” “나한테 욕하면 나는 영업한테 욕해요.” 그가 소리 내 웃었고, 가슴의 그 흉터가 따라 움직였다.

일곱 시 넘어 넷은 호텔 2층 고깃집에서 마주쳤고, 아예 테이블을 붙였다. 루밍은 이때 오히려 말이 많아져서 웨이쑹과 현장 미수금 얘기를 했다. 나랑 일 년 동안 한 말보다 많았다.

나는 루밍 옆에, 쑤팅은 내 맞은편에, 웨이쑹은 그녀 옆에 앉았다. 테이블이 작아서 네 사람 무릎이 아래에서 거의 다 닿았다. 중간에 내가 다리를 한 번 움직였다가 맞은편 다리에 닿았다. 누구 건지는 모르겠고, 맞은편도 피하지 않았다.

쑤팅이 칭다오 맥주를 두 다스 시켜서 우선 한 사람당 한 캔씩 땄다. 나는 한 캔 따서 반을 마셨다. “언니는 술 못 해요?” “해요. 오늘은 이 한 캔만.”

“왜요?” “내일 운전해야 하니까.” 내가 말했다. “그리고, 일은 정신 말짱할 때 해야지.” 쑤팅이 어깨가 흔들리도록 웃었다. “들어 봐, 이 언니 말 재밌네.”

불판 위 삼겹살이 지글거리다가 기름이 쑤팅 손등에 튀었고, 그녀는 거기를 쪽 빨았다. “우리 둘이 예전에 첸다오후에서 부부 한 쌍 알게 됐는데 꽤 트인 사람들이었어. 쑹 오빠, 안 그래?”

“어느 집?” 웨이쑹이 고기를 집었다. “창저우 그 집.” “맞아, 창저우 그 집.” 쑤팅이 나를 봤다. “언니, 오해하지 마요. 그냥 같이 물에 담그고 얘기하고 그런 거예요.”

“무슨 얘기요?” 내가 물었다. “무슨 얘기든.” 그녀가 맥주 캔을 테이블에 탁 내려놓았다. “어떤 사람은 얘기하고 끝나고, 어떤 사람은 얘기 끝나고 방을 바꾸고.”

루밍이 젓가락으로 고기를 한 점 집었는데 자기 입으로 가져가지 않고 내 그릇에 놓았다. 그가 마지막으로 내 그릇에 뭘 놓아 준 게 몇 년도 일인지 나도 기억이 안 난다.

테이블이 이 초 동안 조용해졌다. 루밍이 젓가락을 내려놓고 나를 한 번 보고, 다시 웨이쑹을 봤다. “그럼 우리도 오늘 밤 하룻밤 바꿔 볼까요?”

아주 가볍게 말했다. 우설 일 인분 더 시킬까요, 하고 묻는 것처럼. 불판 위 기름은 계속 소리를 내고 있었다.

먼저 소리를 낸 건 쑤팅이었다. “어머.” 웨이쑹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잔에 남은 술을 다 마셨다.

“루 사장님이 그런 말씀을 다 하시네.” 쑤팅이 내 얼굴 위로 눈을 왔다 갔다 굴렸다. “사모님한테는 물어봤어요?”

“지금 본인 앞에서 말하고 있잖아요.” 루밍이 말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이 밥값이 얼마일지 계산하고 있었다. 불판 168위안, 칭다오 두 다스 216위안, 봉사료 붙으면 400 조금 넘겠지. 머리가 바빠지면 나는 계산부터 한다. 스물아홉부터 생긴 버릇이다.

나는 물티슈를 집어 손을 닦았다. 손가락을 하나하나 닦고, 다 닦고 일어섰다.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화장실 거울 속 내 얼굴은 빨갛지 않았다. 딩톡에 빨간 점이 99+였고, 어떤 공급사가 단톡방에서 12월 수금 일정을 계속 묻고 있었다. 나는 “월요일 회의에 올립니다”라고 답했다. 립스틱을 덧발랐다. 맥 316, 가을에 쓰는 그거.

안에서 이 분쯤 서 있었다. 지금 돌아가서 “너 미쳤어?” 한마디만 하면 이 일은 여기서 끝난다. 방에 가서 자고, 내일 오전에 온천 한 번 하고, 점심에 체크아웃해서 집에 가고, 월요일에 평소대로 회의에 들어가면 된다. 아무도 한 푼 손해 안 보고, 아무도 껍질 한 겹 안 벗겨진다. 뻔한 얘기다.

나는 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냥 그 말을 마음속에 한 번 얹어 보고 얼마나 무거운지 봤다. 하나도 무겁지 않았다.

테이블로 돌아왔더니 화제는 이미 랜드로버 변속기로 넘어가 있었다. 쑤팅이 내 위챗을 스캔해서 이름을 “쑤팅·네일”로 바꿔 놓고, 겸사겸사 온천 마당 사진을 한 장 보내왔다. C7, 돌탕 두 개, 가운데를 대나무 한 무더기가 가르고 있었다.

“이 마당 우리가 예약했어. 아홉 시부터 열두 시.” 그녀가 말했다. “그쪽은 C 몇이에요?” “거기도 C7인데요.” 루밍이 말했다. “프런트에서 두 집이 같이 쓴다고 했어요.”

“그럼 더 잘됐네.” 쑤팅이 휴대폰을 엎어 놓았다.

헤어진 건 엘리베이터 앞이었다. 쑤팅이 23을 눌렀다. 웨이쑹은 내 옆에 섰고, 손등이 내 팔에서 2센티미터쯤 떨어진 채로 끝까지 닿지 않았다. 23층에서 문이 열리자 그는 우리를 먼저 내리게 하고 “들어가세요” 한마디를 했다.

복도에서 루밍이 작게 물었다. “화났어?” “아니.” “네 얼굴이 딱 화난 얼굴인데.” “내 얼굴은 맨날 이래. 네가 팔 년 동안 제대로 안 봐서 그렇지.”

아홉 시 사십 분에 방으로 돌아왔다. 루밍은 샤워를 마치고 나와 가운 끈도 묶지 않은 채로 뒤에서 나를 안고 잠옷 치마 안으로 손을 넣었다.

내 다리의 그 매끄러운 한 겹을 만지고 그가 잠깐 멈췄다. “또 신었어?” “새로 뜯은 거야.” 내가 말했다. “아까 그 말, 진심이야?”

“무슨 말?” “하룻밤 바꾸자는 말.”

그의 손이 이 초쯤 멈췄다가 다시 위로 올라와, 스타킹 너머로 내 허벅지 안쪽을 쥐었다. “그냥 해 본 소리지.”

“나 보면서 말해.” 내가 돌아섰다. 그의 눈이 아래로 흘렀다. “레이레이, 우리 얼마나 안 했지. 하기 싫은 게 아니라, 나도… 나도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 지난번에도 너 안 좋았잖아.”

“그래서 남이 하는 걸 보고 싶다고.” “나 씨발 그냥 보고 싶어.” 말해 놓고 자기도 멍해졌다. 손에 힘이 들어가더니 스타킹 가랑이 쪽을 북 찢었다.

손가락 두 개가 들어왔다. 내 아래는 이미 미끄러웠다.

“저 사람이 바꾸자고 하는 거 들었을 때, 젖었지.” 그가 내 귀 뒤에서 말했다. “응.” 내가 말했다. 그의 손이 한 번 떨렸다.

그가 열몇 번 쑤셨고, 내가 막 맞춰 올라가려는데 그가 갑자기 손을 빼고 내 어깨에 엎드려 숨을 몰아쉬었다.

“왜 그래?” “안 되겠어. 힘이 안 나.” 그는 돌아누워 천장을 봤다. “나 이제 망가진 건가.”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삼 분쯤 누워 있다가 일어나 욕실로 가서 찢어진 그 스타킹을 벗어 쓰레기통에 버렸다. 가방에 검은 게 한 켤레 더 있었다. 아직 뜯지 않은 것.

나와서 휴대폰을 보니 아홉 시 사십팔 분. 쑤팅이었다. “C7 우리 열 시에 갈 거예요, 사케 두 병 챙겼어요, 올래요?”

나는 그 검은 스타킹 포장을 뜯어 발에 꿰고, 조금씩 조금씩 끌어 올려 허벅지 끝까지 올렸다. 고개를 돌려 침대의 루밍을 한 번 봤다. 그는 아직 천장을 보고 있었다.

“열 시에 봐요.” 이 다섯 글자를 쳐서 보내고, 카드키를 가운 주머니에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