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아침 8시 40분, 야간 근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열쇠를 두 바퀴 돌려야 문이 열렸다. 현관에 남자 슬리퍼 한 켤레가 비뚤게 놓여 있고, 욕실에서는 물소리가 나고, 주방 조리대에는 배달시킨 피단 죽 한 그릇이 완전히 식어서 표면에 막이 앉아 있었다.
“왔어?” 천타오가 욕실에서 소리쳤다. “죽 전자레인지에 2분 돌려. 나 8시 반에 현장 가야 돼.” “응.” 나는 가방을 소파에 던졌다. 간호사 캡이 가방 입구로 미끄러져 나오면서 한쪽 모서리가 눌렸다.
어젯밤 제2병동에 세 명이 입원했고, 새벽 네 시에 일흔두 살 환자 한 명을 살렸다. 에피네프린을 세 번째 앰플까지 밀어 넣고서야 돌아왔다. 열두 시간을 서 있었더니 발등이 눌리면 자국이 남을 만큼 부었고, 신발을 벗으니 양말 고무 자국이 빨갛게 한 바퀴 남아 있었다.
나는 팡야, 서른 살, 시 제3병원 심장내과 제2병동 간호사, 3급. 사원증 사진은 5년 전에 찍은 거라 그때는 지금보다 5킬로 말랐다. 천타오는 서른셋, 건축자재를 팔고 현장을 돌아다니며 한 달에 열흘은 지방에 나가 있다. 결혼한 지 3년, 집에는 우리 둘뿐이다.
그의 휴대폰은 거실 탁자에서 충전 중이었고 화면이 위를 향해 있었다. 지난주 자동차 보험 전자증권은 위챗에 저장해 뒀으니 알아서 가져가라고, 갱신하는 날 필요하다고 했었다. 비밀번호는 0413, 내 생일. 3년 전에 내 앞에서 직접 설정하면서, 부부 사이에 못 볼 게 뭐가 있냐고 했다.
위챗을 열고 '보험증권'을 검색해 대화 기록을 거슬러 올라갔다. 절반쯤 왔을 때 손이 미끄러져 홈 화면으로 나갔고, 그대로 사진첩을 눌러 버렸다.
맨 위 줄은 현장 사진이었다. 시멘트, 경량 철골, 견적서 뭉치, 이백 몇 장이 전부 일 사진이다. 아래로 내리자 회색 자물쇠 모양 아이콘이 나타났다. 비밀 보관함.
한 번 눌러 봤다. 비밀번호를 묻지도 않았다. 잠금화면과 같은 비밀번호라 지문 한 번에 열렸다.
안에 사백서른일곱 장.
첫 장은 3년 전 10월, 혼인신고를 하고 나흘째, 셋집에서 내가 잠들어 있고 이불이 허리 아래까지 흘러내려 젖가슴이 베개에 눌려 모양이 일그러져 있다. 그는 침대 발치에서 찍었다. 타임스탬프는 새벽 1시 19분.
두 번째는 샤워를 끝내고 거울 앞에서 머리를 말리는 나, 알몸이다. 세 번째는 야간 근무를 마치고 소파에 널브러진 나, 간호복 단추를 세 개 풀고 한 손은 아직 배 위에 얹은 채다.
아래로 내렸다, 아주 천천히. 욕실 물소리는 계속 나고, 그는 안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음정이 다 나간 '모허 무도회장'.
작년 여름 사진이 한 장 있었다. 그가 굳이 해 달라고 해서 병원 그 분홍과 흰색 투피스 간호복을 입고, 윗옷은 잠그지 않고, 간호사 캡을 삐딱하게 얹고, 거실 창가 턱에 앉아 두 다리를 벌려 무릎을 각각 창틀에 버티고 있었다. 다 찍고 나서 그는 “지웠어 지웠어, 장난이야”라고 했다.
안 지웠다. 연도별로 폴더를 만들어 놨다. 2023, 2024, 2025, 그 안을 다시 월별로 나눠서. 2024년 8월 폴더에는 백열두 장, 우리가 저우산에 갔던 그 여행이다. 호텔 욕조, 발코니, 돌아오는 고속열차 화장실.
나는 변기 뚜껑 위에 앉았다. 손님용 화장실, 그는 안방 욕실에 있다. 한 장씩 넘겼다. 휴대폰이 뜨거워질 때까지, 내 두 다리가 꽉 붙어 버릴 때까지.
사백서른일곱 장 중에 백 몇 장은 찍히는 줄도 몰랐던 것들이다. 나머지는 내가 알던 것들이고, 나는 웃으며 렌즈를 보고, 손을 뻗어 머리를 쓸어 넘기기까지 했다.
오래 들여다본 사진이 한 장 있다. 작년 겨울, 야간 근무를 마치고 소파에서 잠들었는데 그가 내 바지를 무릎까지 내리고 위에서 아래로 찍은 것. 조명은 거실 플로어 스탠드, 따뜻한 노란빛이다. 다리에는 아직 근무화 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 사진을 확대했다.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벌려서, 살덩이만 남을 때까지 벌렸다. 벌리는 도중에 내 숨이 달라진 걸 깨달았다.
다 보고 나와서 위챗으로 돌아갔다. 그에게는 상단 고정해 둔 단톡방이 있었다. '린장 부부 교류 2방', 알림 꺼짐, 3년 동안 그가 여는 걸 본 적이 없다.
위로 거슬러 올라갔다. 2년 치를.
2023년 11월 17일, 그가 올린 글. “우리 와이프 간호사임, 제3병원, 165, F컵.” 밑에 줄줄이 달렸다. “사진은?” “올려 봐 천 사장” “구라 치네.” 그의 답. “나중에, 나중에.”
2024년 3월, 누군가 단톡방에 자기 아내 정면 사진을 올렸다, 얼굴까지. 그는 그 밑에 “사모님 몸매 진짜 좋네요” 한마디를 달았다. 누가 그를 소환했다. “천타오 너도 한 장 내놔.” 그의 답. “본인이 싫다는 건 안 올립니다.”
2024년 9월, 방장이 오프라인 모임을 잡았다. 여섯 쌍, 린장호텔에 방 네 개를 잡기로. 그는 신청했다가 이틀 뒤에 취소했다. 사유는 '아내 야간 근무'. 그날 나는 주간 근무였다.
2025년 2월부터, '자오 씨·카센터'라는 이름으로 저장된 남자가 그에게 개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프로필 사진은 검은 랭글러, 정비소 셔터 앞에 세워 둔 차다.
자오 씨 “저번에 말한 그 간호사, 만나는 거야 마는 거야.” 천타오 “곧, 곧이야. 작업 중이야.” 자오 씨 “그 작업 2년째 하고 있잖아.”
천타오 “성격이 세.” 자오 씨 “그럼 됐어. 억지로 시키지 마. 나도 안 재촉할 테니 너도 무리하지 마.”
마지막 대화는 지난달 19일. 자오 씨 “천 사장, 사진도 없고 사람도 없고. 지어낸 얘긴 줄 알았다.”
천타오 “지어낸 거 아니야.”
천타오 “아까워서 못 주는 거지.”
물소리가 멈췄다. 나는 화면을 잠그고 거실 탁자의 원래 자리에 놓았다. 충전 케이블 각도까지 그대로 맞춰서.
그는 수건을 두르고 나왔다. 머리에서 물을 뚝뚝 흘리며 나를 힐끗 봤다. “왜 바닥에 앉아 있어?” “발이 부어서.” 내가 말했다.
그가 면도하는 동안 나는 문가에 서서 지켜봤다. 뒤통수 한 군데 머리가 뻗쳐 있다. 3년 동안 매일 아침 딱 거기가 뻗친다. 3년 전의 나는 그게 귀엽다고 생각했다.
“죽 데웠어? 나 먼저 나간다, 현장에 8시 반까지 사람 있어야 돼.” 그는 옷장에서 폴로셔츠를 하나 꺼내고 지퍼 가방을 들고 현관으로 갔다가 돌아봤다. “아 맞다, 저녁은 밖에서 먹어. 거래처랑 밥 먹기로 했어.”
문이 딸깍 닫혔다. 나는 바닥에 4분을 더 앉아 있었다.
'아까워서 못 준다'는 그 말이 머릿속에서 계속 굴러다녔다.
'아내가 안 한대'도 아니고 '아내가 싫대'도 아니고, 아까워서란다. 2년을 떠벌리고, 사백서른일곱 장을 모으고, 한 장도 내주지 않고, 잠금화면과 같은 비밀번호짜리 상자에 나를 넣고 3년을 잠가 뒀다.
마지막으로 한 건 스물엿새 전이다. 그는 샤워를 하고, 불을 끄고, 들어와서, 3분. 중간에 머리맡 휴대폰이 한 번 켜졌다. 현장 단톡방 알림이었고, 그는 손을 뻗어 한 번 확인하고서야 다시 움직였다.
끝나고 그는 등을 돌리며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나는 누운 채로, 안은 여전히 비어 있고, 겨우 일어난 그 무언가가 허공에 걸려서 내려오지 않았다.
그 스물엿새 동안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주말에 그는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굴며 새벽까지 짧은 영상을 봤다. 나는 샤워하고 그가 사 준 슬립을 입고 나갔다. 그는 고개를 들어 한 번 보더니 “에어컨 좀 낮춰”라고 했다.
그날 밤 나는 혼자 했다. 다리를 붙인 채 손을 잠옷 바지 안에 넣고, 2분도 문지르지 않았는데 침대 시트가 조금 젖었다. 머릿속에 떠오른 건 창가 턱의 그 사진이었다. 휴대폰을 들고 나를 응시하던 그 눈빛은, 그가 내 안에 들어왔을 때보다 훨씬 집중해 있었다.
오늘 오후 네 시에 잠에서 깼다. 커튼은 쳐져 있고 방은 어두웠다.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한 건 내 휴대폰을 집는 일이었다.
위챗에서 '자오 씨·카센터'를 검색해 친구 추가를 눌렀다. 인사말에는 다섯 글자만 적었다. “천타오 아내입니다.”
8분 뒤에 수락됐다. 저쪽에서 먼저 물음표 하나를 던졌다.
나는 아침에 캡처해 둔 세 장을 불러냈다. 간호복 단추를 안 잠그고 창가 턱에 앉은 것, 욕실 거울에 옆모습이 비친 것, 침대에 누워 다리를 벌리고 얼굴까지 화면에 나온 것.
한 번 다시 보고, 한 장 지웠다가 다시 넣고, 손가락을 전송 버튼 위에 올린 채 한 10초쯤 멈춰 있었다.
눌렀다.
저쪽에 '입력 중'이 떴다. 한참 떠 있었다. 자오 씨 “이 사진들, 천타오가 보내라고 한 거야?”
나 “그 사람은 몰라요. 2년 동안 모아 놓고 한 장도 못 내줬어요. 내가 직접 찾았고, 내가 직접 골랐고, 내가 직접 보냈어요.”
자오 씨 “안 무서워?” 나 “무서웠으면 안 보냈죠. 나 서른이에요, 열여덟이 아니라. 내가 뭘 하는지 알아요.”
그가 또 보냈다. “남편이 알게 되면?” 나 “그건 나랑 그 사람 문제예요. 당신은 만날지 말지만 대답하세요.”
“먼저 한마디 해 둘게요.” 나는 쳤다. “오늘 보낼 수 있다는 건, 내일은 안 보낼 수도 있다는 뜻이에요. 나는 당신한테도 그 사람한테도 빚진 거 없어요. 이 일이 골치 아플 것 같으면 지금 친구 추가 안 한 셈 치세요.”
자오 씨 “난 그냥 차 고치는 사람이야. 당신네 병원이랑은 아무 상관 없어. 내가 무슨 골치를 썩일 수 있겠어.”
자오 씨 “그래서, 뭘 하고 싶은데.”
나는 한 줄 쳐서 3초 들여다보고 보냈다. “사람은 봤잖아요. 진짜를 볼 건지 말 건지.”
저쪽이 40초 멈췄다. 자오 씨 “봐. 장소는 내가 정할까, 당신이 정할까.”
나 “내가 정해요. 목요일에 야간 근무 대체휴무예요. 오후 두 시부터 여섯 시까지, 네 시간 있어요.”
자오 씨 “좋아. 그럼 차 좀 닦아 놔야겠네.”
나는 휴대폰을 협탁에 엎어 놓았다. 한 번 엎었다가 다시 뒤집어 그 세 장 밑의 '전송됨'을 한 번 더 보고, 그러고는 일어나 베란다로 빨래를 걷으러 갔다. 천타오의 폴로셔츠 세 장이 제일 바깥에 널려 바람에 흔들흔들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