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 일지·다섯째 밤

1화같은 층의 두 방

K 씨 · 2632자 · 한국어

【라오K·남편】

넷째 밤을 다 쓰고 나서 마지막 줄에 한 문장을 덧붙였다. 다음엔 처음인 남자를 찾아서, 그녀가 생초보를 어떻게 타락시키는지 보겠다고. 쓸 때는 별생각 없었는데 두 달이 지나 다시 펼쳐 보니 이 한 줄이 볼수록 임무처럼 보였다. 앞선 두 번 뒤로 샤오만의 수용도는 내 예상보다 빨리 올라갔지만, 노련한 남자는 그녀를 익숙한 길로만 끌고 간다. 어디에 서고, 어디에 무릎 꿇고, 언제 입을 벌릴지, 그들이 그녀보다 더 잘 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남자로 바꿔서 리듬을 그녀 손에 돌려주고, 그녀가 스스로 어디로 가는지 보고 싶었다.

사람은 내가 골랐다. 아닝, 서른, 항저우 토박이, 이런 일에 참가해 본 적 없고, 채팅은 격식을 넘어 거의 경직될 정도로 반듯했다. 묻는 말에만 답하고, 그녀의 사이즈를 먼저 묻지 않고, 사진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가 보내온 건 얼굴 없이 몸뿐이었다. 균형 잡혔고, 어깨와 등에 근육이 있지만 과하지 않고, 아래는 깨끗하게 면도되어 있었다. 이건 샤오만에게 말하지 않았다. 일지 안의 어떤 것들은 남겨 두어야 한다, 그녀가 스스로 발견하도록.

【라오K·남편】

안전을 위해 같은 층에 방 두 개를 잡았다. 사이에 문 네 개를 두고. 호텔은 새로 연 일본풍이었다. 나무 마감 벽, 침대 머리맡에 일본식 격자 한 줄, 짙은 회색 베드러너가 침대 발치에 가로놓이고, 따뜻한 노란 조명은 침대 옆 두 개만 켜져 있고, 샤워실은 한 면 전체가 불투명 유리, 현관에는 전신 거울이 서 있었다. 먼저 그의 방으로 얼굴을 보러 갔다. 문을 연 그는 흰 반팔에 회색 캐주얼 바지, 발에는 호텔 슬리퍼, 머리는 아직 젖어 있고, TV는 아무도 안 보는데 켜져 있었다. 악수하니 그의 손이 조금 차가웠다. 나는 앉지 않고 선 채로 몇 마디 나누며 그의 눈을 봤다. 느끼하지 않고, 피하지 않고, 내 등 뒤를 흘끔거리지도 않았다. 몸에서 술 냄새도 안 났다. 방 번호를 건넸다. “문 네 개 건너. 십오 분 뒤에 노크해.”

방으로 돌아와 샤오만에게 옷을 전부 벗게 하고, 목줄을 채우고, 줄을 늘어뜨린 채 현관에 서게 했다. 휴대폰은 전신 거울 옆에 세워 문을 정면으로 향하게 했다. 그녀가 그 사람 어떤 사람이냐고 묻기에, 네가 직접 문 열고 보라고 했다.

【아닝·싱글남】

이런 일에 참가하는 건 처음이고, 사전에 이야기도 별로 안 해서 마음이 계속 조여 있었다. 내 컨디션이 안 좋으면 어쩌나, 분위기를 못 받쳐 주면 어쩌나 겁이 났다. 내 방에 들어간 뒤로는 다음 지시만 기다렸고, 각자 먼저 씻어도 된다기에 샤워를 했다. 아주 빨리 씻고 나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TV를 봤는데, 채널을 일고여덟 번 돌려도 하나도 눈에 안 들어왔다. 그녀의 남편이 노크하러 왔을 때 나는 카드키의 숫자를 세고 있었다. 생각보다 다부졌고, 어깨가 넓고, 손에 반지가 있어서 악수할 때 그 반지가 내 손에 배겼다. 그는 들어오지 않고 문 앞에 선 채 몇 마디 가볍게 나누더니 십오 분 뒤에 오라고 했다. 문이 닫히고 나서야 내 손바닥이 땀으로 흥건한 걸 알았다.

노크하기 전엔 완전히 랜덤박스를 여는 심정이었다. 나이, 외모, 키와 몸집 전부 흐릿했고, 복도 카펫이 발소리를 하나도 남기지 않고 삼켰다. 문패를 세며 걸어가 네 번째에서 몇 초 서 있다가 손을 들었다. 문이 열리자, 작은 암캐 한 마리가 수줍게 문 앞에 서 있었다. 정말 그 말 그대로였다. 검은 가죽 목줄, 쇄골에서 가슴으로 늘어진 줄, 몸에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고, 따뜻한 노란 조명이 그녀 뒤에서 비쳐 온몸이 빛에 받쳐져 내밀어진 것 같았다. 그 순간 운이 과하게 좋다고 느꼈고, 손이 바로 뻗어 나갈 뻔했다. 그런데 곁눈에 전신 거울 옆에 세워진 휴대폰 렌즈가 들어와 무의식적으로 옆으로 몸을 피했고, 그 한 번에 타이밍을 놓쳤다.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는 이미 고개를 숙인 채 문을 비켜 주고 있었고, 줄은 거기 늘어진 채 아무도 당기지 않았다.

【샤오만·아내】

현관에서 삼 분쯤 기다렸다. 알몸으로, 목줄은 세 번째 구멍에 채우고, 줄은 두 젖꼭지 사이에 늘어져 움직일 때마다 스쳐 갔다, 차가웠다. 전신 거울이 내 옆에 있어서 내 등, 엉덩이, 그리고 조명이 내 그림자를 문까지 늘어뜨리는 게 보였다. 라오K는 이 사람이 처음이라고 했다. 앞선 몇 밤 뒤로 나는 누가 들어오든 다 알 거라고 생각했다. 먼저 줄을 잡고, 그다음에 사람을 본다. 노크 소리가 났다, 두 번, 아주 가볍게. 나는 문을 열었다. 흰 반팔, 회색 바지, 호텔 슬리퍼, 젖은 머리, 라오K보다 조금 크고 한 둘레 말랐다. 그는 나를 한 번 보고는 눈을 돌렸고, 렌즈를 보고 또 피하더니, 그냥 그렇게 서서 손을 뻗어 내 줄을 당기지 않았다.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나는 조금 실망했고, 또 조금 웃고 싶었다. 나보다 더 긴장한 그가 우스워서.

그는 들어온 뒤에도 계속 고개를 숙인 채, 이게 자기 첫 모임이고 이렇게 직접적인 만남은 겪어 본 적 없다고 했다. 라오K가 있는 것에 약간 눌려 있었고, 이미 다 벗은 나를 앞에 두고 눈길이 살짝 흔들렸다, 선을 넘어 무례해질까 봐. 라오K가 왜 이런 사람을 찾았는지 문득 알았다. 그는 내가 어떻게 하는지 보고 싶은 것이다.

【라오K·남편】

먼저 검사. 각자 가져온 4종 검사 키트를 나무 테이블에 놓았다, 세 세트. 그는 처음 써 보는 거라 포장을 뜯는 것부터 반 박자 느렸고, 채혈침을 손끝에 대고 한참을 못 눌렀다. 내가 먼저 샤오만의 피를 뽑았다. 약지 뿌리를 쥐고 침을 한 번 누르자 그녀가 흠 하고 소리를 냈고, 핏방울 한 알이 맺혔다. 그걸 검체 구멍에 짜 넣고 완충액을 떨어뜨렸다. 그다음 그를 가르쳐 주러 갔다. 샤오만은 나를 기다리지 않고 알몸인 채 붙어 가서 그의 손가락을 쥐고 침에 눌러 버렸고, 단번에 피가 났다. 그의 목젖이 움직이는 게 보였다. 눈은 그녀의 가슴에 박혔다가, 비켰다가, 다시 돌아왔다.

【샤오만·아내】

붙어 갈 때 나는 내가 뭘 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이 내 손 안에 있었고, 아주 뜨거웠고, 핏방울이 맺히자 손톱으로 카드 위로 밀어 넣었다. 그의 숨이 내 귓가에 있었고, 그의 시선이 내 가슴을 태우는 게 느껴졌다. 젖꼭지에서 아랫배로, 다듬지 않은 그 작은 털 한 조각으로, 그러다 허둥지둥 내 손가락으로 되돌아와 탔다. 카드 세 장이 테이블에 나란히 놓이고 세 줄의 선이 천천히 번져 나갔다. 라오K가 시계를 한 번 봤다. 결과를 기다리는 그 십오 분 동안 우리 셋은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라오K·남편】

선을 기다리는 동안 그녀를 침대 가장자리에 앉혔다. 두 손으로 침대를 짚고, 발에는 호텔의 흰 슬리퍼, 줄 끝은 내 손에. 아닝은 소파로 돌아가 손을 무릎에 얹고 눈을 어디 둘지 몰라 했다. 나는 휴대폰을 거치대에서 내려 한 장 찍었다. 고개 숙인 그녀, 목줄이 옅은 자국을 내고, 허벅지를 모으고, 슬리퍼 안에서 발가락을 오므리고 있었다. 찍고 나서 줄을 그녀의 다리 위에 다시 얹었다. 카드 세 장은 아직 테이블에서 선을 번지고 있었다. 시계를 봤다, 십 분 남았다.

【라오K·남편】

나는 몸을 돌려 샤워하러 갔고, 가기 전에 한마디 했다. “먼저 얘기들 나눠.” 이게 신호다. 앞선 몇 밤 동안 그녀는 이미 배웠다. 내가 시야에서 사라지면, 내가 권한을 넘긴 것이다. 불투명 유리를 닫자 바깥 조명이 따뜻한 노란 덩어리로 뭉개지고, 두 사람의 그림자가 하나는 침대 옆, 하나는 소파 위, 일 미터를 두고 있었다. 물을 틀었다, 소리를 죽이지 않았다.

【샤오만·아내】

나는 침대 가장자리에 기대앉고 그는 일인용 소파에 앉아, 우리는 일 미터의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 띄엄띄엄 이야기했다. 전부 쓸데없는 얘기였다. 이 호텔은 주차하기 좋은지, 그는 어느 방향에 사는지. 알몸으로 낯선 남자와 주차 얘기를 한다는 것, 그 자체로 허벅지 안쪽이 뜨거워졌다. 그러다 그가 화제를 내 몸으로 돌려, 사진보다 더 말랐다, 허리가 가늘다고 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는 걸 알았고, 나도 눈치껏 그에게 초록불을 켜 줬다. 내가 말했다. “한참 날 봤으면서, 난 아직 당신을 못 봤네.”

일 미터는 멀지 않은데, 그는 한 번도 내 다리 사이를 보지 않았다. 내 얼굴을 보고, 쇄골을 보고, 눈이 아래로 미끄러지면 얼른 끌어올렸다, 들킬까 봐 두려운 것처럼. 나는 오히려 그를 봤다. 반팔 아래 가슴이 좀 빠르게 오르내렸고, 회색 바지 가랑이는 이미 한 덩어리 불룩하게 솟아 있었고, 그의 손은 계속 무릎을 누르고 있었지만 눌러지지 않았다. 샤워실 물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그게 라오K가 내게 준 시간이라는 걸 알았고, 그 시간이 무한하지 않다는 것도 알았다.

【아닝·싱글남】

왠지 모르게 그녀가 나를 보는 눈빛이 실처럼 끈적했다. 부드럽고 끈끈하고,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게 무언가에서 건져 올린 것 같았다. 그래서 나도 사양하지 않았다. 일어나 반팔을 뒷목에서 끌어 내렸다. 평소 운동을 해서 우람하진 않아도 균형은 잡혀 있다. 그다음 바지를 풀었다. 바지를 무릎까지 내린 그 순간, 그것은 이미 단단히 서 있었고, 튕겨 나오며 내 아랫배를 한 번 쳤다. 그녀의 눈이 거기 떨어졌고, 얼굴에 떠오르는 만족이 감춰지지 않는 걸 보고서야 마음이 놓였다. 면도한 걸 본 적 있냐고 물었더니,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없다고 했다.

【샤오만·아내】

크고, 굵었다. 불알도 커서 둥글게 부풀어 있었고, 딱 봐도 정액 양이 많은 타입이었다. 게다가 깨끗하게 면도해서 아무것도 가리지 않고 뿌리에서 불알까지 윤곽이 또렷했고, 따뜻한 조명 아래서 기름을 한 겹 바른 것 같았다. 나는 그를 침대로 끌어올리고 손을 뻗어 발목에 걸린 바지를 벗겨 줬다. 슬리퍼가 침대 옆에 떨어졌다. 내 주의는 그 한 자루에 완전히 잠겨 있었다. 이렇게 굵은데, 내가 받아 낼 수 있을지 조금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내 몸은 의심하지 않았다. 그의 옆에 앉아 무릎과 무릎이 닿았고, 아래는 이미 젖어 나오고 있었다.

【라오K·남편】

오 분도 안 씻었다. 불투명 유리 너머로 두 그림자는 이미 침대 옆에 나란히 있었고, 하나는 낮게 쪼그리고 하나는 앉아서, 동작으로 보아 그녀가 그의 바지를 벗겨 주고 있었다. 허락도 없이, 스스로 먼저 나섰다. 앞선 두 번 뒤로 수용도가 빠르게 올라간 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빠를 줄은. 물줄기 아래서 잠시 멍했다. 그러고는 물 온도를 조금 올리고 일 분 더 씻었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녀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