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란·아내】
라오쑹은 이번에 현장에서 돌아와서 첫날 밤엔 나를 건드리지 않았다. 둘째 날 밤 한 시에 나를 흔들어 깨우더니, 생각이 하나 있다고 했다.
나는 서른둘, 그는 서른다섯, 결혼 십 년 차. 그의 ‘생각’이라면 눈 감고도 외울 수 있다. 또 나를 찍고 싶다거나, 또 아카이를 부르고 싶다거나, 둘 중 하나다.
“이번엔 달라.” 그는 폰 화면을 껐다. 침실엔 거리 에어컨의 초록 불빛 하나만 남았다. “당신은 자고 있고, 그놈이 들어와. 어느 날인지는 당신이 몰라.”
나는 대꾸하지 않았다. 아카이와의 두 번은 다 낮이었고, 불이 켜져 있어서 그의 얼굴도 라오쑹의 얼굴도 보였다. 어둠 속은, 해 본 적이 없다.
“겁나지.” 그가 말했다. “생각 중이야.” 내가 말했다.
내가 생각한 건 이거다. 겁나느냐와 원하느냐는 별개다. 서른둘이나 먹었으면 그 정도는 진작에 구분한다. 어둠 속에서 누가 덮쳐 오는 건 무섭다. 하지만 알고 싶기도 했다. 어둠 속의 내가 불빛 아래서보다 더 음탕하게 울부짖는지. 지난 두 번, 아카이한테 박히는 동안 나는 늘 반쯤은 라오쑹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어두워지면 볼 게 없어진다. 나 혼자만 남는다.
나는 몸을 돌려 일어나 앉아 머리맡의 작은 등을 돌려 켰다. 그가 눈을 가늘게 떴다. “좋아.” 내가 말했다. “대신 규칙은 내가 정해.”
“말해 봐.”
“첫째, 어느 날인지 알고 싶지 않아. 당신이 준비하고, 나는 자는 척해.”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빨리 끄덕였다. “끄덕이지 말고 똑똑히 들어. 자는 척, 척이야. 진짜 잠들어서 당신들 마음대로 하게 두지는 않아. 당신들이 들어오는 그 순간을 나는 알고 있을 거야.”
“둘째.” 나는 그를 노려봤다. “어디까지 갔든 똑같아. 내가 ‘불 켜’라고 하면 불은 켜져야 하고 두 사람 다 멈춰야 해. 멈춘 다음엔 내가 계속하라고 해야 계속해. 내가 말 안 하면 그 사람은 옷 입고 가는 거야.”
“그럼 만약에 당신이……” “만약은 없어.” 내가 말을 끊었다. “내가 불 켜라고 하면 누구든 멈춰. 이 문장 그대로 그 사람한테 보내고, ‘알겠다’ 한마디 받아 와.”
그는 정말로 내 앞에서 보냈다. 새벽 한 시 십사 분, 위챗 답장이 튀어 올라왔다. 알겠습니다. 사모님이 정한 규칙이면 사모님 말 따를게요. 라오쑹이 화면을 내 쪽으로 돌렸고, 나는 두 번 읽고 폰을 도로 밀었다. “됐어, 자.”
아카이는 서른 살, 헬스장 트레이너, 허리에 군살 하나 없이 탄탄하다. 지난 두 번 다 내가 말하기 전에 스스로 콘돔을 꼈다. 이 점은 그 사람 좋은 점으로 기억해 둔다.
“셋째.” 내가 말했다. “그 사람은 콘돔 껴. 당신이 안 끼는 건 상관 안 해, 그 사람은 무조건 껴.” 라오쑹은 이것도 보냈다. 답은 더 빨리 왔다. 늘 끼고 있어요, 사모님 안심하세요.
나는 불을 끄고 다시 누워 라오쑹에게 등을 돌렸다. 그의 손이 뒤에서 넘어왔고, 나는 치우지 않았다. “섰네.” 내가 말했다. “당연하지.”
말하지 않은 건, 나도 다리를 꽉 조이고 있었다는 거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 내 침대로 기어오른다는 생각만으로 다리 사이가 한 번씩 한 번씩 조여들고, 팬티 안이 끈적끈적했다. 이 얘긴 그에게 할 생각이 없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걸 알면, 다음엔 규칙조차 나한테 정하게 두지 않을 테니까.
【라오쑹·남편】
목요일 그날 그녀는 야근이었다. 경리 월말 결산이라 다섯 시 반에 못 나온다고 문자가 왔고, 나는 답했다. 기다릴게.
아홉 시 칠 분, 그녀가 오피스 빌딩에서 나왔다. 화장은 거의 지워졌고, 차에 타자마자 첫마디는 “배고파”였다. 나는 젠빙궈쯔 두 개를 사다 줬다. 계란 두 개에 등심 추가. 그녀는 조수석에서 다 먹고 입을 닦고 나서야 물었다. “오늘 밤 어디 가.”
“취안지, 장베이 지점.”
그녀는 마지막 한 입을 씹으며 말이 없었다. 취안지는 요 몇 년 우리 단골이라, 프런트의 포니테일 아가씨도 우리를 알아보고 매번 안쪽 방을 준다. 그녀는 서른둘, 젖가슴은 연애하던 때처럼 여전히 탱탱하고, 허리는 그때보다 더 가늘다. 치마 입고 오피스 빌딩을 걸으면 몇 명이 돌아보는지 내가 세어 본 적이 있다. 전부 내 것이다. 오늘 밤 그 절반을 나눠 줄 거다.
그녀가 모르는 건, 내가 오후 세 시에 이미 1207호를 잡아 뒀고, 대각선 맞은편 1210호도 잡아 뒀다는 거다. 결제자 이름은 아카이.
열 시 이십 분에 입실. 스탠다드 트윈, 폭 1.2미터 침대 두 개, 하나는 문 쪽, 하나는 창 쪽, 가운데 협탁 하나. 협탁 위엔 검은 전기포트 하나, 둥근 알람시계 하나, 카드키 종이 케이스 하나. 그녀는 가방을 문 쪽 침대에 던지고 창가로 가서 커튼을 들춰 봤다.
“여기 커튼 여전히 잘 안 닫히네.” 그녀가 말했다. “안 닫혀야 찍기 좋지.” 내가 말했다. 그녀는 나를 한 번 흘겨보고 욕실로 들어갔다.
나는 폰을 꺼냈다. 화웨이 Mate 60, 위챗 맨 위에 고정된 건 아카이다. “1207. 지금 샤워 중. 도착하면 일단 1210에 있어, 올라오지 마.”
“방금 주차했어요. 사모님 오늘인 거 아세요?” “규칙대로야. 어느 날인지 알고 싶지 않다고 했어.” “알겠어요. 연락 기다릴게요.” 나는 하나 더 덧붙였다. “불 켜라고 하면 바로 멈춰, 망설이지 마.” 그는 “네”라고 답했고, 몇 초 뒤 또 답했다. “쑹 형, 형도 망설이지 마요.”
욕실 물소리가 멎었다. 나는 폰을 엎어서 협탁에 놓았다. 두 번 만에야 제대로 엎어졌다. 그녀는 목욕 수건을 두르고 나왔다. 젖은 머리가 쇄골에 달라붙어 있었다. 나를 한 번 보더니, “얼굴이 왜 그렇게 빨개.” “더워.” 내가 말했다. 에어컨은 이십이 도였다.
【아란·아내】
머리 말리고 나오니 그는 벌써 그 검은 세트를 침대에 펼쳐 놓았다. 검은 바탕에 흰 글자 스포츠 브라, 같은 디자인 팬티. 작년 광군제에 그가 산 건데, “입으면 헬스장 가는 것 같고, 반쯤 벗었을 때가 제일 예쁘다”나.
“두 장만 찍자.” 그가 폰을 들었다. “찍긴 뭘 찍어, 하루 종일 야근했는데.”
입으로는 그러면서 나는 그래도 입었다. 브라 어깨끈이 어깨에 파고들어 자국 한 줄을 남기고, 팬티 가장자리는 골반뼈에 걸렸다. 그가 문 쪽 침대에 등 돌리고 무릎 꿇으라고 했고, 나는 시키는 대로 했다. 엉덩이를 치켜드는 그 순간, 꺼진 TV 검은 화면에 비친 그 곡선을 나도 봤다.
“조금 더 내려.” 그가 말했다. “당신이 내려.”
그는 오지 않았다. 침대 발치에 서서 찍었다. 셔터 소리가 한 번, 또 한 번. 열몇 장을 찍고서야 폰을 베개에 던지고 덮쳐 왔다.
오늘 그는 말도 안 되게 급했다. 팬티는 벗기지도 않고 옆으로 젖히고는 바로 밀어 넣었다. 나는 아직 충분히 젖지 않아서 처음 두 번은 쓰라리게 아팠다. “천천히, 아파.”
그는 정말 느려졌다. 빼서, 귀두로 보지 입구를 빙글빙글 문지르고, 내가 스스로 허리를 들어 올릴 때까지 문지르고 나서야 다시 들어왔다. 이번엔 매끄러웠다. 뿌리까지 한 번에. 내가 “응” 하고 눌러 삼킨 소리를 내는 게 들렸다.
“오늘 왜 이렇게 음란해.” 그가 내 귀를 깨물었다. “당신이 원한 게 이거잖아.”
그는 흥 하더니 스무 번 서른 번을 거칠게 박았다. 살과 살이 부딪치는 철썩철썩 소리, 헤드보드가 한 번 한 번 벽에 부딪쳤다. 나는 박히는 대로 침대 머리 쪽으로 밀려 올라가며 두 손으로 베개 귀퉁이를 붙잡았다. 그제야 애액이 흘러내려, 박힐수록 미끄러워지고, 그가 뺄 때마다 질척 소리가 들렸다. 브라는 벗지 않아서 감싸인 젖가슴이 그의 충격에 맞춰 컵 안에서 흔들리고, 젖꼭지가 천에 쓸려 단단해졌다. 나는 미간을 찌푸리고, 입은 벌어진 채 다물어지지 않고, “아” 소리가 한 번보다 한 번 더 길어졌다.
그는 빨리 쌌다. 평소보다 빨랐다. 허리를 한 번 밀어 넣어 통째로 뿌리까지 묻고, 뜨거운 게 울컥울컥 쏟아져 들어왔다. 나는 그를 조여 빠지지 못하게 했고, 보지 속이 움찔움찔 빨아들였다. 그가 내 위에 엎어져 헐떡였다. “예전엔 한 달에 한 번이었는데 지금은 일주일에 세 번이야, 내가 어떻게 버텨.”
“그럼 오늘 밤엔 사람 부르지 마.” 내가 말했다.
그는 잠깐 멍해졌고, 대꾸하지 않았다.
알았다. 오늘 밤이다. 심장이 단번에 빨라져서, 나는 커튼 틈의 그 빛 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그에게 들킬까 봐. 이상한 건, 보지 속이 또 움찔움찔하기 시작했다는 거다. 방금 그에게 가득 싸였는데도.
“이 침대 젖었어.” 나는 그를 밀었다. “저쪽 가서 자.” 나는 브라를 풀어 그 젖은 팬티와 함께 카펫에 던졌다. 그가 나를 안고 창 쪽 침대로 옮겼고, 이불을 들췄다 다시 덮었다. 다리 사이에선 아직 그의 것이 흘러나오고 있어서, 나는 다리를 꼭 붙였다.
【라오쑹·남편】
열한 시 오십 분, 나는 큰 불을 껐다. 머리맡의 따뜻한 노란 라인 조명도 눌러서 껐다. 방 안엔 커튼 틈으로 새어 드는 가로등 빛 한 줄기만 남아, 창 쪽 이 침대의 발치를 비스듬히 갈랐다.
그녀는 내 품에서 호흡이 천천히 고르게 됐다. 팬티는 다시 입지 않았고, 내가 싸 넣은 게 지금쯤 아직 그녀 안에 있을 텐데, 손을 뻗어 만져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나는 그녀의 호흡을 셌다. 백이십까지 세도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백까지 세도 여전히 그 리듬이었다. 알람시계 초침이 협탁 위에서 가고, 복도에서 누가 캐리어를 끌고 지나갔다. 나는 선 채로 그녀의 엉덩이에 대고 있었고, 그녀는 반응이 없었다. 그녀가 깨기를 바라는지 자기를 바라는지 나도 몰랐다. 둘 다 원했고, 둘 다 무서웠다.
폰이 협탁 위에서 한 번 진동했고, 화면이 일 초 켜졌다. “문 앞이에요.”
나는 살며시 팔을 뺐다. 그녀가 “음” 하고 몸을 뒤척여 나에게 등을 돌렸고, 이불이 허리까지 흘러내렸다.
“화장실 갔다 올게.” 내가 말했다. 그녀는 대답이 없었다.
나는 침대에서 내려왔다. 슬리퍼는 신지 않았고, 카펫이라 발소리가 안 났다. 문 쪽 침대를 지나는데, 시트 한가운데 젖은 자국이 아직 안 말라 있었다. 문가로 가서 안전 걸쇠를 풀고 문손잡이를 눌렀다. 반쯤 누르고 이 초 멈췄다.
그녀의 그 말을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불 켜라고 하면 누구든 멈춰.
나는 더 눌렀다. 문틈이 한 줄 벌어지고 복도 불빛이 잘려 들어왔다. 빛 속에 검은 그림자 하나, 탄탄한 몸, 맨발에, 손엔 신발을 들고, 바지는 팔에 걸친 채.
그는 말이 없었다. 나도 말이 없었다.
나는 손을 들어 창 쪽 침대를 가리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