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란·아내】
나는 내가 아투어 호텔 프런트에 서 있는 것을 본다. 신발 안에 물이 들어 있다. 시안은 오후 세 시부터 지금까지 내리 비가 왔고, 가오신루의 물은 발목을 넘었다. 택시는 우리를 사거리에 내려놓았고, 남은 이백 미터는 물을 헤치고 왔다. 나는 서른셋, 의료기기 영업 팔 년 차. 물을 헤치는 일쯤은 전에도 해봤지만, 이번에는 대리석 바닥 위에 서서 내 발자국이 하나씩 하나씩 물을 배어내는 걸 보고 있다. 남의 신발을 보듯이.
프런트 아가씨가 신분증 두 장을 도로 밀어냈다. “죄송합니다. 귀사 총무에서 예약하신 건 두 개인데 시스템에는 하나만 들어왔어요. 오늘 전시회에 폭우까지 겹쳐서 시내가 전부 만실이에요.” 그녀는 잠깐 멈췄다. “남은 이 방은 트윈룸입니다.”
샹둥은 내 반 보 뒤에 서 있었다. 서른 살, 청두 지사에서 본사로 파견 온 지 석 달, 나한테 수술 참관과 입찰을 배우는 중이고, 이번 시안 정형외과 소모품 입찰회가 그의 첫 외근이었다. 셔츠는 반쯤 젖어 등에 달라붙었고, 손에는 두 사람 몫의 샘플 케이스를 들고 있었다.
“치란 누나, 저 차에서 잘게요.” 그가 말했다. “로비도 괜찮고요.” “차는 렌트야, 내일 아침 여덟 시에 반납해야 돼.” 나는 내가 말하는 걸 들었다. “침대가 두 개잖아, 하나도 아니고.”
나는 그 말을 마친 그녀가 아가씨 손에서 카드키를 받아 드는 걸 보았다. 1409. 그녀는 카드키를 정장 주머니에 넣고 자기 케이스를 끌고 엘리베이터로 향했고, 샹둥이 뒤를 따랐다. 신발이 바닥에서 한 걸음에 한 번씩 소리를 냈다.
류충의 규칙은 이 년 전에 세워졌다. 그는 서른다섯, 공사 감리를 하고, 현장 하나를 검수하는 데 사진 삼백 장을 찍는다. 한 장 한 장 시각 워터마크를 넣어서. 이 년 전 내가 허페이에 출장 갔을 때 호텔에 한 번 늦게 들어갔고, 전화를 못 받았다. 그 뒤로 그가 정했다. 매일 밤 열한 시 전에 호텔 문패 사진을 보낼 것. 호수가 똑똑히 보여야 하고, 호텔 이름이 찍혀야 하고, 인터넷에서 찾은 건 안 된다. “당신이 어느 문 뒤에서 자는지 나는 알아야 돼.” 그가 말했다. 이 년 동안 나는 문패를 백 장 넘게 보냈다. 한 번도 빠뜨리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샹둥이 물었다. “치란 누나, 남편분은 신경 안 쓰세요?”
“몰라.” 내가 말했다. “열한 시 전에 문패 하나 보내면 그 사람은 한 번 보고 ‘확인’이라고 답해.” “그럼 오늘 밤에는 보내실 거예요?”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또 물었다. “안 보내면 뭐라고 하세요?” “아무 말도 안 해.” 내가 말했다. “‘확인’이라고만 답해. 이 년을 그랬어.” 나는 엘리베이터 숫자가 9에서 14로 뛰는 걸 보고 있었다. 아홉 시에 택시 안에서 나는 이미 그에게 한 통 보냈다. “아투어 가오신점, 1409, 회사에서 잡은 방.” 그의 답은 “문패.” 그가 원하는 건 호수가 아니다. 내가 문 앞에 서서 찍은 그 한 장이다.
방은 복도 맨 끝이었다. 폭 1.2미터 침대 두 개, 사이에 협탁 하나, 협탁 위에 램프 하나. 창밖은 폭우, 유리 위로 물이 아래로 아래로 흘러내리며 한 줄기가 한 줄기를 밀어냈다. 샹둥은 샘플 케이스를 문 쪽 침대 발치에 놓고 혼자 에어컨을 켜러 갔다.
“창가 쪽은 내가 잘게.” 내가 말했다. “너는 문 쪽.” “네.” 그가 말했다. “치란 누나, 저 코 골면 차주세요.” “난 사람 안 차.” 내가 말했다. “네가 코 고는 걸 보고 있을 거야.”
【샹둥·단남】
나는 치란과 석 달 동안 병원을 돌았다. 그녀가 장비과 과장과 술 마시는 것도 봤고, 수술실 밖에서 여섯 시간 동안 앉지 않고 서 있는 것도 봤다. 신발 안에 물이 든 건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신발을 벗어 뒤집어 물 두 줄기를 쏟아내고, 양말도 벗고, 맨발로 카펫 위에 섰다. 손에는 아직 카드키를 들고 있었다. 그 카드가 누구 것인지 확인하는 사람처럼.
그녀는 샤워하러 갔다. 욕실 문은 불투명 유리였고 물소리는 막히지 않았다. 나는 문 쪽 침대에 앉아 입찰 서류를 봤지만 한 글자도 들어오지 않았고, 귀에는 온통 물소리뿐이었다. 바깥의 비, 안의 물, 타일을 때리는 물, 멈췄다가, 다시 시작하는.
나왔을 때 그녀는 호텔 가운을 입고 있었고, 머리는 말리지 않아 물이 목을 타고 쇄골로 흘렀다. 그녀는 나를 한 번 봤다. 나를 본 게 아니라 방 안에 서 있는 어떤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러고 나서 케이스에서 시펑주 한 병을 꺼냈다. 작은 병, 두 냥 반, 125밀리.
“과장이 준 건데 비행기엔 못 들고 타.” 그녀가 말했다. “마셔 버리자.”
우리는 호텔 유리잔 두 개로 마셨다. 그녀는 창가 쪽 침대 가장자리에, 나는 문 쪽 침대에 앉았고, 사이에는 협탁과 그 램프. 그녀는 술을 마셔도 얼굴을 찡그리지 않았고, 한 모금 마시고 잔을 보고, 다시 한 모금 마셨다. 비가 창 위를 흘렀고, 그녀가 비를 보는 눈과 나를 보는 눈은 같았다.
“치란 누나, 출장 때는 늘 이렇게 조용하세요?” “듣고 있어.” 그녀가 말했다. “뭘요?”
“물.” 그녀는 잔을 반 바퀴 돌렸다. “남편이 심하게 체크해?” 그녀가 갑자기 내게 물었다. 나는 결혼 안 했다고 했다. 그녀가 말했다. “내 남편은 심하게 체크해. 현장 검수에 사진 삼백 장, 한 장도 빠지면 안 돼. 나도 한 장. 매일 한 장.”
“귀찮지 않으세요?” “귀찮은지 아닌지 생각해 본 적 없어.” 그녀가 말했다. “그냥 찍어.”
【치란·아내】
열 시 십 분, 술이 떨어졌다. 나는 내가 잔을 협탁에 놓는 걸 보고, 다시 내가 램프를 끄는 걸 보았다.
방이 어두워졌고 창은 밝았고, 비의 그림자가 천장 위를 지나갔다. 나는 치란이 일어서는 걸 보고 있었다. 가운 끈은 느슨한 채로, 두 걸음 걸어서, 문 쪽 침대 앞까지. 그녀는 서 있고, 그는 앉아 있고, 그의 얼굴은 그녀의 허리 높이에 있었다.
“치란 누나.”
“먼저 말해 둘 게 있어.” 나는 그녀가 말하는 걸 들었다. 목소리는 아주 평평했고, 입찰서 조항을 읽는 것 같았다. “내가 저 침대로 돌아가면 너는 멈춰. 어디까지 했든. 내가 창가 쪽 침대로 돌아가면, 그게 멈추라는 거야.”
“알겠어요.” “한 번 따라 해.” “누나가 창가 쪽 침대로 돌아가면, 저는 멈춰요.” 그는 아주 천천히, 한 글자 한 글자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나서 가운 끈을 풀었다. 나는 가운이 그녀의 어깨에서 떨어지는 걸 보았고, 창문 빛 속의 그녀의 젖가슴을 보았다. 크지 않고, 젖꼭지는 이미 단단해져 있었다. 언제 단단해졌는지는 모른다. 보고 나서야 알았다.
【샹둥·단남】
그녀는 눈을 감지 않았다. 내가 침대로 끌어당겼을 때 그녀는 천장을 보고 있었고, 내가 젖꼭지를 입에 물었을 때도 천장을 보고 있었고, 내 손가락이 두 쪽 음순을 가르고 그 미끈한 것에 닿았을 때도 그녀는 여전히 천장을 보고 있었다. 소리는 내지 않았다. 하지만 젖어 있었다. 손가락 두 개가 들어가자마자 물소리가 날 만큼 젖어 있었고, 끈적하고 가느다란 소리가 창밖의 비와 섞였다.
“누나, 물 엄청 많아요.” “응.” 그녀가 말했다. 남의 일을 말하듯이. “들어가도 돼요?” “그녀한테 물어.” 그녀가 말했다. 내가 잠깐 멍해지자 그녀가 다시 말했다. “나한테 물어.” “누나, 들어가도 돼요?” “돼.”
나는 세면 파우치에서 콘돔을 더듬어 꺼내 꼈다. 그녀의 두 다리를 벌렸다. 다리는 곧았고, 무릎에는 수술 참관으로 서서 생긴 굳은살 한 덩이가 있었다. 그녀의 보지 입구에 대고 밀어 넣었을 때 그녀는 마침내 소리를 냈다. 짧게, “아”, 딱 한 번. 그러고 나서 미간이 한 번 찡그려지고, 입이 조금 벌어졌다가, 다시 닫혔다.
그녀의 보지는 좁았다. 반쯤 들어가면 한 번 멈춰야 할 만큼. 나는 천천히 입구까지 뺐다가 다시 끝까지 밀어 넣고, 빼고, 밀었다. 그녀의 눈은 계속 떠 있었고, 내 머리 위쪽을 보고 있었다. 다른 누군가가 박히는 걸 보는 것처럼. 손은 몸 양옆에 둔 채 나를 붙잡지도, 시트를 붙잡지도 않았다.
“누나, 뭘 보고 있어요?” “네가 나를 박는 걸 보고 있어.” 그녀가 말했다. 목소리는 변하지 않았다. “멈추지 마. 아직 다 못 봤어.”
【치란·아내】
나는 치란이 박히는 걸 보고 있다. 샹둥의 자지가 들어올 때마다 그녀의 아랫배가 한 번 당겨지고, 애액이 밀려 나와 엉덩이 골을 타고 시트로 흐른다. 나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꾸적, 꾸적, 창밖의 비보다 느리다. 그녀의 젖가슴은 그의 박음에 맞춰 위로 흔들렸다가 다시 떨어진다. 그녀는 여전히 소리를 내지 않는다.
나는 류충을 잠깐 생각했다. 그는 지금 난징에서 감리 일지를 보고 있거나, 열한 시를 기다리고 있다. 다 생각하고 나서도 아무 느낌이 없었다. 없는 것도 아니었다. 불투명 유리 너머로 물을 보는 것 같았다.
샹둥이 빨라졌다. 그는 그녀의 다리를 자기 팔에 걸고, 통째로 뺐다가 다시 통째로 박아 넣었다. 협탁 위의 잔이 울렸다. 그녀의 소리가 나왔다. 한 번, 두 번, 눌러 참은, 코로 새어 나오는 “음”이 다섯 번째에 “아”로 바뀌었다. 길게 끌리는 소리, 그녀 자신도 예상 못 한.
“누나, 나 봐요.” 그가 말했다. “한 번만.”
그녀는 그를 보지 않았다. 눈이 위로 한 번 뒤집히고, 발가락이 오그라들고, 종아리가 먼저 떨리고, 그다음 허벅지 안쪽, 그다음 그녀의 보지 입구가 한 번 한 번 그를 물었다. 치란이 갔다. 나는 그녀가 가는 걸 보고 있었다. 모니터 위의 곡선 하나를 보듯이, 먼저 뾰족해졌다가, 아래로 떨어진다. 그녀는 소리치지 않았다. 입은 벌어져 있었고, 소리는 없었다.
샹둥은 그녀 다음에, 억눌린 신음과 함께 콘돔 안에 쌌다. 그는 그녀 위에 엎드려 헐떡였다. 그녀의 손은 그제야 들려서 그의 등에 놓였다가, 다시 내려갔다.
【샹둥·단남】
내가 빠져나왔을 때 그녀의 다리 사이는 온통 물이었고, 애액이 가느다란 실을 끌며 보지 입구에서 시트까지 이어져 있었다. 그녀는 몇 초 누워 있다가 일어나 앉아 가운을 걸치고, 창가 쪽 침대로 가지 않고, 휴대폰을 집어 들고 문을 열고 나갔다.
열 시 오십이 분. 나는 문까지 따라갔다. 그녀는 복도에 서 있었다. 맨발로, 머리는 아직 젖은 채, 휴대폰을 문 옆의 그 문패에 대고 있었다. 1409. 그녀는 한 장 찍고 화면을 한 번 봤다.
“누나, 보내요?” “몰라.” 그녀는 화면 속의 그 1409를 보고 있었다. 십 초쯤.
그녀는 보내지 않았다. 화면을 잠그고 나를 보며 말했다. “들어가자. 비가 세.”
【류충·남편】
난징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열 시 오십오 분, 나는 감리 일지를 덮고 휴대폰을 책상 위에 화면이 위로 오게 놓았다. 이 년 동안 그녀의 문패가 열한 시를 넘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가장 빨랐던 건 아홉 시 삼 분, 허페이, 한팅 0412.
열한 시 정각. 없다. 나는 그녀에게 한 글자만 보냈다. “?” 그녀의 위챗은 온라인으로 떠 있었고, 답은 없었다.
열한 시 삼 분, 나는 위챗을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 그녀의 위치는 시안 가오신, 아투어, 움직이지 않았다. 호텔은 맞다. 사람은 호텔 안에 있다. 문패가 오지 않는다.
모르는 게 아니다. 이 년 전 규칙을 세울 때 나는 한마디 했다. 그녀도 기억하고, 나도 기억한다. “안 보내면, 그날 밤 당신이 혼자가 아니었던 걸로 치겠어.” 그때는 겁주려고 한 말이었다.
열한 시 육 분, 나는 두 글자를 쳐서 보냈다.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