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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2장 당신이 아무것도 줄 필요 없다는 걸 압니다

여명의 노래 · 2570자 · 한국어

12월 2일, 월요일, 오후 세 시 정각. 9층 복도는 여전히 그렇게 조용했고, 바닥 타일은 사람 그림자가 비칠 만큼 닦여 있었다.

지난 보름 동안 나는 두 번 올라왔었다. 첫 번째는 11월 20일, 개정판 명단 보관용을 전하러 왔는데 문을 두드려도 그는 없었다. 두 번째는 11월 26일, 엘리베이터에서 9를 누르고 내려서 903호 앞까지 걸어갔다가, 돌아서서 다시 내려갔다.

오늘은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았다.

문이 손가락만큼 열려 있다. 두 번 두드렸다. “들어와요.”

그는 뭔가를 쓰고 있었다, 빨간 펜으로. 고개를 들어 나인 걸 확인하자 펜이 멈췄다. “무슨 일이지.” “일 없습니다.”

그가 펜 뚜껑을 닫았다. “선칭 동지, 총무실 사람이 용건 없이 기율위에 오는 건 좋지 않아.”

“압니다.” 나는 문을 닫고 돌아서서 걸쇠를 걸었다. 걸쇠는 문틀 위쪽에 있어서 발끝을 조금 들어야 했다.

그는 앉은 채 움직이지도, 그만두라고 하지도 않았다. “몇 가지만 묻겠습니다.” 나는 그의 책상 맞은편에 섰다. “한둥 일은 정말로 끝난 겁니까.”

“끝났어. 조사보고서는 11월 12일에 결론이 났고, 12월 1일에 보관됐지. 번호 2026-기-087, 보관 담당자 선칭.” 그가 한 글자씩 끊어 말했다. “자네가 직접 넣었어.”

“나중에 다시 들춰지지는 않습니까.” “안 들춰져. 성격이 규정된 건은 다시 하지 않아. 그 사람이 또 받아먹으면 그건 새 건이고, 오늘과는 상관없어.”

“제 것은 당신 손에 있습니까.” “없어.” “종이 한 장도요.” “한 장도 없어.” 그가 유리컵을 옆으로 밀었다. “녹음하고 싶으면 지금 켜. 방금 한 말들을 다시 해줄 테니.”

“됐습니다.” “더 물을 건.”

“있습니다.” 내가 말했다. “제 자리는 총무실이고, 고과는 팡 주임이 매기고, 저는 문서실에서 10년 있었고, 평정은 10년째 똑같습니다. 당신이 제게 뭘 줄 수 있습니까.”

그는 2초 생각했다. “아무것도 못 줘. 문서 관리원은 내 소관이 아니야. 자네 고과표는 들여다볼 일조차 없어.”

“압니다.” 내가 말했다. “오늘 올라온 건, 그걸 알기 때문입니다.”

나는 블라우스 첫 단추에 손을 올렸다.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안경 너머의 그 눈이 내 손을 보고 있었다.

“선칭 동지.” 그가 말했다. “지금 내려가면 아무 일도 없어. 내일 식당에서 마주쳐도 나는 늘 하던 대로 고개를 끄덕일 거고.”

“당신하고 뭔가를 바꿀 생각이면 내려갔겠죠.” 나는 첫 단추를 풀었다. “저는 아무것도 필요 없습니다. 당신이 제게 아무것도 줄 필요가 없다는 걸 압니다.”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로 넘어갈 때 그가 안경을 벗어 책상에 놓았다.

“끝까지 풀어.” 그가 말했다. “치마는 벗지 마, 스타킹도 벗지 말고. 이리 와.”

나는 그의 책상 앞까지 걸어갔다. 블라우스는 앞이 열린 채, 안에는 트라이엄프 살색 무봉제. 아침에 손에 잡히는 대로 집은 것이고, 누구한테 보여줄 생각 따위 없었다.

“돌아서. 치마는 네가 직접 걷어올려.” 나는 그에게 등을 돌리고 두 손으로 치맛단을 잡아 위로 말아 올렸다. 타이트 스커트는 꽉 껴서 허리까지 말려면 꽤 힘을 줘야 한다. 절반쯤 올렸을 때 그의 의자가 앞으로 당겨지는 소리가 들렸다.

“팬티스타킹이군.” “네.” “안에는.” “검정입니다.”

그의 손이 닿았다. 스타킹 너머로 엉덩이를 쓰다듬는다. 마르고 뜨거운 손이 허벅지 안쪽부터 허리까지 훑고 올라왔다. “서른여섯인데 엉덩이가 아직 올라붙었어.”

“뤄 서기님…….” “서기라고 불러.” 그가 손가락 두 개를 가랑이 스타킹에 걸더니 그대로 찢었다. 15D는 종이나 마찬가지여서 찌익 소리와 함께 가랑이부터 허벅지 안쪽까지 갈라졌다. 그는 팬티를 옆으로 밀어내고 손가락을 곧장 밀어 넣었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젖어 있었다. 5층에서 올라올 때부터 젖어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다리를 붙이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이 안에서 반 바퀴 돌자 다리에 힘이 풀려 책상 모서리를 붙잡았다.

“자기 발로 올라왔지.” 그가 손가락을 두 번 구부렸다가 빼서 내 눈앞에 들어 보였다. 번들거렸다. “말해봐.”

“제 발로 올라왔습니다.” “왜.” “이유 없습니다.” 내가 말했다. “이 방 안에 한 가지라도 나와 관계있는 일이 있었으면 해서요.”

그가 한 번 웃더니 나를 돌려세우고 브래지어를 끌어내렸다. 젖가슴 두 개가 쏟아져 나왔다. 한 손에 하나씩 받쳐 들고 엄지로 젖꼭지를 문질렀다. “무릎 꿇어.”

카펫은 회색이고 무릎에 배긴다. 스타킹 찢어진 자리가 쓸려서 아팠다. 그가 바지 지퍼를 내리자 자지가 튀어나왔다. 한둥 것보다 한 둘레 굵고, 한둥 것보다 검고, 귀두에 핏줄이 감겨 있고, 비누 냄새가 났다. 올라오기 전에 손을 씻은 것이다. 서른여섯에 남자 앞에 무릎을 꿇는 건 평생 처음이었다. 한둥은 한 번도 꿇린 적이 없다. 귀찮다고, 2분이면 끝난다.

“물어.” 나는 물었다. 혀로 한 바퀴 돌리자 그가 숨을 뱉고 손을 내 뒤통수에 얹었다. “더 깊이.” 나는 더 넣었다, 목구멍까지. 헛구역질이 나고 눈물이 흘렀다. 그는 손을 놓지 않았다. “문서 관리원은 목구멍도 조이는군. 다시.”

세 번째에는 헛구역질이 나지 않았다. 그는 내 머리를 붙잡고 한 번씩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침이 턱을 타고 젖가슴에 떨어지고 카펫에 떨어졌다.

“이제야 말을 듣네.” 그가 자지를 빼고 내 뺨을 툭툭 쳤다. “일어나서 책상에 엎드려.”

나는 엎드렸다. 상판이 차갑다. 가슴 밑에 내일 결재할 서류 뭉치가 눌린다. 그가 치마를 허리까지 밀어 올리고 두 손으로 내 엉덩이를 벌려 뒤에서 5초쯤 들여다봤다.

“이렇게 젖어서 스타킹이 허벅지에 들러붙었네. 한둥은 얼마 만에 한 번씩 너를 박나.” “한 달에…… 두 번요.” “이렇게 박나.” “아니요.”

“그럼 오늘 건 네가 기억해둬.” 그가 자지를 대고 밀어 넣었다. 한 번에 끝까지. 나는 소리를 질렀다. 나도 놀랄 만큼 큰 소리였다.

“9층은 오후에 아무도 없어. 기율위 사람들은 전부 면담 나갔고.” 그가 내 허리를 잡았다. “질러, 마음껏 질러.”

그는 아주 천천히 움직였다. 셀 수 있을 만큼 천천히. 빼고, 멈추고, 다시 끝까지 넣어 가장 안쪽에 부딪고, 또 멈춘다. 열몇 번 뒤에 갑자기 빨라져서 구기자 우린 컵이 흔들리고 컵 바닥이 상판을 탁탁 쳤다. 그가 멈출 때마다 내가 조이고, 조이면 그가 한 번씩 신음했다. 서류에 결재 넣듯이.

탁상 전화가 울렸다. 그는 멈추지 않고 받았다. “여보세요. 아, 리 비서. 내일 당위원회 회의 자료는 오후에 결재하지. 응, 그래.”

말하는 동안에도 자지는 내 안에서 한 번씩 갈렸다. 나는 손등을 입에 물었다. 그가 전화를 끊고 내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렸다.

“뭘 물어. 질러.” 나는 질렀다. 목소리를 눌러 앓는 소리를 냈다. 그가 한 대 더 때렸다. “더 크게.” 나는 크게 질렀다. 엉덩이가 화끈거리는데 안은 오히려 확 조여들었다.

“집에서도 이렇게 지르나.” “아니요.” “왜.” “그 사람은 한 번도 지르게 한 적이 없으니까요.”

그가 내 한쪽 다리를 들어 책상 모서리에 올렸다. 스타킹 발끝이 그 서류 뭉치를 스쳤다. 이 자세는 더 깊이 들어와서, 어느 지점에 닿는 순간 온몸이 한 번 떨렸다. 볼펜이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여기군.” “아…….” “한둥이 여기를 아나.” “몰라요.” “그가 모르는 걸 내가 아는군.”

그는 그 자리만 노려서 서른 번 넘게 연달아 박았다. 머릿속에 한 줄이 스쳤다. 본연의 업무를 완수함. 그 뒤로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다리가 뻣뻣하게 펴지고 물이 그의 바지에 뿜어져 책상 모서리가 한 뼘 젖었다.

“어디다 쌀까.” 그가 이를 악물었다. “안에요.” 내가 말했다. “네가 말한 거다.” “제가 말했습니다.”

울컥울컥, 뜨거운 것이 안쪽을 때렸다. 그는 붙인 채 움직이지 않았고, 열몇 초를 그러고 있다가 숨을 몰아쉬며 천천히 뺐다. 흰 것이 따라 흘러나와 허벅지 안쪽을 타고 스타킹 찢어진 틈으로 들어가서 식었다.

나는 책상에 엎드린 채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바지를 여미고 의자에 돌아가 앉아 안경을 쓰고, 서랍에서 휴지를 한 봉 꺼내 내 손 옆에 놓았다. “다 흘리고 나서 일어나.”

“뤄 서기님.” 나는 아직 얼굴을 상판에 붙인 채 말했다. “이번 주 수요일 오후 세 시, 5층으로 오세요.”

“무슨 파일을 보러.” “파일은 안 보셔도 됩니다.” 내가 말했다. “문서실 안에는 감시 카메라가 없습니다. 보안 규정이고, 작년 제도집을 보관한 사람이 접니다.”

그는 승낙도 거절도 하지 않고 펜 뚜껑을 뽑아 쓰던 자료를 마저 썼다.

나는 단추를 잠그고 치마를 내렸다. 스타킹은 가랑이부터 허벅지까지 찢어졌지만 치마 밑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걸을 때마다 찢어진 자리가 한 번씩 쓸리고, 끈적했다.

4시 20분에 5층으로 돌아왔다. 팡 주임이 사무실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어디 갔었어.” “9층에 보관용 전하러요.” “그래.”

나는 내 책상에 돌아가 앉아 종이를 세 겹 깔았다. 이동식 서가의 나프탈렌 냄새는 여전히 매웠다.

저녁에 한둥은 식탁에서 제3정수장 누수율이 11.3%까지 내려갔다고, 시에서 두 번째고, 내년엔 상위 세 곳 평가에 들 수 있다고 했다. 20분을 떠들었고 나는 한마디도 끼어들지 못했다.

11시 4분, 위챗에 친구 신청이 하나 떴다. 프로필 사진은 찻잔 하나, 이름은 한 글자, 뤄.

나는 수락하고 먼저 보냈다. “수요일 오후 세 시, 5층 문서실. 17번째 열, B 캐비닛.”

저쪽은 2분 뒤에 왔다. “무슨 캐비닛.” 나는 답했다. “제 남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