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부녀 천만·HR의 재계약 시즌

1화1장 명단의 일곱 번째는 나

여명의 노래 · 2589자 · 한국어

9월 18일, 목요일, 오후 네 시 십 분. 포산 순더, 관다전기 관리동 3층, 인사부. 나는 정리해고 명단을 출력했다. A4 한 장, 일곱 명.

일곱 번째가 나다. 천만, 인사 매니저, 근속 9년, 월급 18,500위안, 계약 만료일: 2026년 9월 30일. 비고란에는 내가 직접 쳐 넣은 네 글자—고임금, 대체 가능.

명단을 만든 건 나다. 지난달 주간 회의에서 여사장이 말했다. 올해 공장 이익이 삼십 퍼센트 빠졌고 에어프라이어 주문은 절반을 베트남에 뺏겼다고. “월급 만오천 넘는 고참들은 계약 끝나면 전부 갱신 없다. 하나씩 정리해. 네가 뽑아.”

그래서 뽑았다. 여섯 번째에서 이 분 멈췄다가, 결국 내 이름도 쳐 넣었다. 내 급여는 공장에서 일곱 번째로 높다. 그 기준을 제도에 써 넣은 사람이 나다. 남에게 적용하면서 나에게만 빼는 건 말이 안 된다.

프린터가 종이를 뱉는 동안 유리문 밖을 봤다. 우리 부서 어린 직원 셋은 월급이 다들 팔천도 안 된다. 명단에 없다. 아원은 샤오훙수를 보고 있다가 내 시선을 느끼자 휴대폰을 뒤집어 놓았다.

나는 천만, 서른네 살, 순더 토박이다. 결혼 7년, 남편 친하오는 서른여섯, 생명보험 영업을 한다. 지난달에 두 건 했고 수수료는 4,200.

주택담보대출은 매달 8,600, 비구이위안의 방 세 개짜리, 명의는 내 이름, 빠져나가는 것도 내 카드. 9년 동안 집안 돈은 내 월급이 받쳐 왔다. 18,500은 한 해 한 해 협상해서 올린 숫자다. 지금 그 숫자가 일곱 번째 줄에 적혀 있다.

휴대폰이 울렸다. 친하오의 웨이신. “여보, 오늘도 고객이 바람맞혔어. 저녁 뭐 먹지?” 나는 “들어가서 얘기해”라고만 보내고 휴대폰을 책상에 엎어 놓았다. 세 번 만에야 제대로 엎어졌다.

네 시 반, 내선이 울렸다. 추이 부사장의 비서 샤오저우다. “천 매니저님, 부사장님이 명단 한 부 가져오시랍니다.”

추이타오, 마흔, 부사장, 여사장의 친동생. 올해부터 모든 계약서의 마지막 글자는 그가 쓴다. 그는 맨 마지막 칸에 서명한다. 글씨가 작다. 자리를 차지하는 게 무섭기라도 한 것처럼.

그의 사무실은 3층 맨 끝, 육십 제곱미터, 여사장 방보다 넓다. 문을 밀고 들어가면 제일 먼저 보이는 건 책상이 아니라 입구에 걸린 철봉이다. 스테인리스로, 양쪽 벽 사이에 걸려 있다. 봉에는 하얀 탄산마그네슘 자국이 한 바퀴 둘러 있다.

그는 거기 매달려 있었다. 흰 셔츠는 벗고 회색 민소매 차림. 어깨 근육이 덩어리째 움직인다. “천 매니저, 세 개만 기다려.” 턱걸이 세 개를 끝내고 내려와, 수건으로 목을 닦았다.

“명단.” 손을 내민다. 건넸다. 그는 위에서 아래로 훑다가 일곱 번째 줄에서 손가락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자기 이름도 넣었어?”

“제도를 쓴 게 접니다. 만오천 이상은 전부 올립니다.”

“그럼 우리 누나 말을 기다려.” 그는 명단을 책상에 놓았다. “이 명단은 누나가 정하고 나는 마지막 칸에 서명만 해. 누나가 안 그은 건 나도 안 건드리고, 그은 건 그대로 서명해. 당신 그 줄이 내 고갯짓에 달렸는지 아닌지는 당신이 더 잘 알잖아.”

“압니다.” 내가 말했다. 공장 사람들은 서명하는 사람이 결정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인사를 하는 사람만 안다. 그 칸은 절차다.

“그럼 왜 아직 서 있어.” 그는 수건을 철봉에 걸쳤다.

“한 말씀 들으려고요.”

“할 말 없어.” 그가 돌아왔다. 내 뒤로. 뭔가 가지러 가는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집지 않고 내 등 뒤 한 걸음 거리에 그냥 섰다. 땀 냄새가 났다. 그리고 가글의 박하 냄새가 조금.

“천 매니저, 운동해?”

“네?”

“근력 운동 말이야.” 그가 손가락으로 내 종아리를 한 번 찔렀다. 스타킹 너머로. “이 근육은 사무실에 앉아서 생긴 게 아닌데.”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주 삼 회, 슈퍼몽키에서요. 스쿼트는 육십 킬로.” 말하고 후회했다. 건강검진 결과를 보고하는 것 같았다.

“육십?” 그가 앞으로 돌아와 위에서 아래로 나를 훑었다. 쇄골부터 치맛단까지, 그리고 다시 위로. “우리 공장 헬스장, 작년에 사십만 들여서 만들었어. 지하 1층. 가 봤어?”

“아니요. 직원 카드가 월 300위안이라 안 끊었습니다.”

“당신은 매니저잖아. 카드 필요 없어.” 그는 의자로 돌아가 앉았다. “가고 싶을 때 가. 사원증 대면 열려.”

“부사장님, 저는 10월 1일이면 매니저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럼 더 가야지.” 그가 눈을 들었다. “실직할 사람일수록 다리를 키워야 해.”

나는 서류철을 안고 서 있었다. 그는 더는 나를 보지 않고 컴퓨터를 봤다. 돌아서서 나가는데 등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천 매니저, 당신은 얼굴보다 엉덩이가 나아.”

돌아보지 않았다. 복도는 길다. 오 센티 굽이 바닥을 한 걸음씩 울린다. 엘리베이터 앞까지 와서 깨달았다. 나는 평소보다 빨리 걷고 있었고, 엉덩이도 평소보다 꽉 조이고 있었다.

다섯 시 반 퇴근. 차로 비구이위안까지 이십오 분. 친하오는 벌써 집에 있었다. 흰 셔츠에 넥타이도 안 풀고 소파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다. 가스레인지는 차갑고, 아침 그릇이 싱크대에 그대로 있다.

“오늘 그 고객이 다음 주에 정하겠대.” 그는 고개도 안 든다. “다음 주엔 무조건 계약해.”

“지난주에도 그랬잖아.” 나는 신발을 갈아 신었다. “9월에 몇 건 했어?”

“두 건.” 그는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만만아, 공장 그 명단은 다 했어?”

“다 했어. 일곱 번째가 나야.”

그는 삼 초 굳었다. “설마? 당신 매니저잖아.”

“매니저도 월급 만팔천짜리 사람이야.” 나는 가방을 식탁에 던졌다.

“그럼… 그럼 어떡해?”

“어떡하긴.” 내가 말했다. “나가라면 나가는 거지.”

그는 대꾸하지 않았다. 이런 얘기에 그는 한 번도 대꾸한 적이 없다. 7년이다. 일을 피하는 재주가 계약 따는 재주보다 크다. 그는 일어나서 “국수 삶을게”라며 주방으로 가서 냉장고를 열었다 닫고, 닫았다 열고, 달걀을 못 찾았다.

국수는 십 분 만에 먹었다. 그가 설거지하는 동안 나는 소파에서 계산했다. 주택대출 8,600, 자동차 할부 2,300, 시어머니 생활비 매달 2,000, 공과금과 관리비 900. 합쳐서 13,800. 그의 지난달은 4,200.

9월 19일, 금요일, 아침 아홉 시 이십 분. 여사장이 3층으로 올라왔다. 쉰둘, 단발, 비취 팔찌, 손에는 내가 만든 그 한 장.

그녀는 명단을 내 책상에 탁 내려놓고 펜꽂이에서 빨간 펜을 뽑아, 내 눈앞에서 일곱 번째 줄에 선을 그었다. 내 이름을 관통해서. 그리고 그 옆에 썼다—3년 갱신, 20,000으로 협상. 서명은 ‘천’ 한 글자. 그녀의 성이자 내 성이다.

“샤오천, 이 일곱 명 보상안은 네가 경리팀보다 정확하게 계산하지.” 그녀는 펜을 꽂아 넣었다. “앞의 여섯은 다음 달에 나간다. 너는 남아. 이 공장에서 한 달에 여섯을 내보내고도 사달이 안 나게 할 사람은 너뿐이야.”

“감사합니다, 회장님.”

“나한테 고마워하지 말고 네 그 입에 고마워해.” 두 걸음 걷다가 돌아봤다. “네 그 줄은 내가 그었다. 타오타오한테 갈 필요 없어. 걔는 마지막 칸에 서명만 해.”

“알고 있습니다.”

그녀는 나갔다. 사무실에는 프린터 소리만 남았다. 아원이 다가왔다. “만 언니, 언니는 빠진 거예요?” “빠졌어.” “잘됐다.”

나는 “응”이라고만 하고 앉아서 그 빨간 줄을 보고 있었다. 9년, 열두 번의 임금 조정, 사백 건이 넘는 계약, 세 번의 산재 협상, 한 번의 전면 라인 중단. 마지막으로 종이 위에 남은 건 이것뿐이다—빨간 줄 하나, 그리고 다음 달에 나갈 여섯 사람의 이름.

점심은 안 먹었다. 사원증을 대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조명이 한 줄씩 켜진다. 고무 매트와 소독약 냄새, 한쪽 벽 전체가 거울, 거울 맞은편에 스쿼트랙, 랙 옆에 러닝머신 네 대.

나는 세 번째에 올라갔다. 운동복 바지는 아침에 나오면서 가방에 쑤셔 넣은 것이다. 검정 레깅스. 예전엔 슈퍼몽키에서만 입었다. 한 번 친하오를 데리러 갈 때 입고 갔더니 “너무 꽉 껴, 밖에 입고 나오지 마”라고 했다.

시속 6, 8, 10. 이십 분, 삼십 분. 포니테일이 어깨에 튀고, 땀이 목덜미를 타고 흐르고, 기능성 티셔츠가 등에 붙었다.

사십 분째, 나는 거울 속 저 여자를 가만히 봤다. 서른네 살, 168센티, 52킬로, 체지방률 21, 급여는 공장에서 일곱 번째로 높고, 이름은 빨간 펜으로 그어진 여자.

이 9년 동안 저 명단 말고 남긴 게 없다. 집은 내 명의고 빠져나가는 것도 내 카드. 남편 수수료는 시어머니 몫에도 못 미친다. 공장 사람 여섯이 다음 달에 내가 만든 표 때문에 나간다. 그리고 나 자신은 빨간 펜 한 자루로 남겨졌다.

사십이 분째에 멈췄다. 숨이 차서 손잡이를 짚었다. 손잡이의 심박 센서에 숫자가 떠 있었다. 162.

러닝머신 컵홀더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추이타오다. “지하 1층이야? 출입 기록에 당신 있는데.”

나는 답했다. “뛰고 있습니다.”

그가 답했다. “월요일 낮 열두 시 반, 나 하체 한다. 무릎이 안으로 말려. 좀 봐줘.”

수건으로 얼굴을 한 번 닦고, 그 메시지를 이십 초 보다가, 두 글자를 쳤다. “갑니다.”